크게 크게 작게 작게 메일
페이스북 트윗터
(동네한바퀴)용답동 재개발 올해 착공하긴 하나요
'15억' 현금동원 어려운 몸테크족, 아직 먼 2구역에 눈길
입력 : 2022-02-28 오전 4:30:00
[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서울 청계천이 한강과 만나는 끝자락과 접한 성동구 용답동에는 7만3645㎡ 규모의 재개발 구역이 있다. 지하철 2호선 성수역과 신설동역을 연결하는 지선의 용답역과 천호대로에 있는 5호선 답십리역 사이의 노후주택 밀집지역이다.
 
이곳에는 지하2층 지상 최고 35층에 이르는 청계리버뷰자이 아파트 14개동이 들어설 예정이다. 임대주택 305세대를 포함해 총 1670세대의 대단지를 공급하는 사업이다. 
 
2개 전철역과 천호대로, 청계천을 끼고 있는 자리, 근처에는 초중고교와 대형마트, 병원이 있고 청계천 인도교를 건너 한양대학교를 걸어서 다닐 수 있는 노후주택 지역이 새 아파트단지로 탈바꿈하는 사업이어서 관심이 클 수밖에 없다.    
 
용답동 재개발구역. 왼쪽 펜스 너머는 2호선 지선 철길이다.
 
용답동 재개발 사업부지. 아직 철거하지 않은 건물이 남아 있다. 멀리 청량리역 주변에서 공사 중인 한양수자인 아파트도 보인다. 
 
용답동 재개발구역은 2호선 지선 용답역과 가까운 곳에 있다.
 
문제는 사업 진행이 너무 더디다는 점이다. 2007년 11월에 조합설립인가가 났고 2009년 6월 사업시행인가, 2018년 7월에 관리처분인가를 얻었는데 아직도 착공을 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는 조합 내 갈등 끝에 조합장을 새로 뽑았고 12월에는 사업시행계획도 변경했다. 
 
지금도 대의원 교체 등 여진이 계속되고 있고 또 사업지 안에 있던 운수회사의 보상 문제를 마무리하지 못해 애를 먹는 모양새인데, 새로 뽑힌 조합장은 어떻게든 올해 안에 착공을 목표로 빠르게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현재 사업부지에는 아직 철거되지 않은 건물이 몇 채 남아 있다. 
 
사업 진행이 더딘데도 시세는 꾸준히 오르는 중이다. 서울과 전국 부동산 시장이 주춤하고 있는 분위기인데도 이곳 조합원들이 내놓은 매물의 호가는 떨어질 줄 모른다. 
 
현지 부동산 중개업소에 따르면, 전용면적 84㎡형을 신청한 조합매물은 프리미엄이 10억원대에 형성돼 있다. 이 평형의 조합원 분양가가 5억1000만원 정도라고 하니까 세금 등 부대비용을 빼고 생각해도 15억원 이상을 줘야 조합 매물을 살 수 있다. 전용면적 59㎡형도 프리미엄은 비슷하다고 한다. 대출도 안 되기 때문에 15억원 이상 현금을 동원할 수 있는 사람만 접근 가능한 곳이다. 
 
게다가 ‘조합원 분양가 5억원’도 초기에 산정한 금액이라서 증액될 가능성이 있다. 원자재가 상승으로 분양가가 오르는 것을 감안하면 얼마로 바뀔지 알 수 없다. 
 
그럼에도 주변 시세에 비하면 비싼 것은 아니어서 문의는 간간이 이어지는 분위기다. 사업지 근처에서 가장 큰 단지는 답십리동에 위치한 래미안위브다. 2014년 10월에 준공해 8년차가 됐지만 2652세대 규모 대단지다. 래미안위브의 전용 84㎡형 실거래가는 지난해 15억원을 돌파했다. 다만 현재 올라온 매물의 호가는 14.5억원에 형성돼 있다.  
 
2018년 11월에 준공한 910세대 힐스테이트청계의 경우 지난해 10월 15억3000만원에 신고된 실거래가가 있다. 현재 호가는 15억~16억원 수준이다. 
 
용답동이 재개발된 뒤에는 이 두 단지보다 시세가 높을 가능성이 높은 만큼 조합원 매물을 비싸다고 할 수는 없으나 현금 부담이 큰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중개업소에서도 투자자들에게는 이곳 대신 사업지와 접한 용답2구역을 권하는 분위기다. 용답역도 용답2구역에 자리 잡고 있다. 
 
용답동 재개발에 포함되지 않은 용답2구역. 천호대로에서 용답역을 잇는 푸르미르 로데오거리가 2구역을 관통하고 있다. 
 
청량리 한양수자인 건설현장. 용답동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다. 
 
노후주택과 상가 밀집지역이라서 언젠가 재개발할 것이라는 기대감은 있지만 조합 추진위도 없는 곳이다. 14년이 넘었는데도 첫 삽을 뜨지 못한 옆 동네를 보면 개발은 하세월일 수밖에 없다. 
 
그 대신 거금이 필요한 것은 아니어서 초기 투자자들이 유입되는 중이라고 한다. 다가구주택을 통째로 매입하거나 소형 빌라를 갭투자하는 방식이다. 대지면적 30평대의 크지 않은 다가구주택은 12억원 선부터 매물이 올라 있다. 여기에 서너 집을 전세로 놓을 경우 합산 보증금은 5억원 안팎이다. 
 
방 2~3개가 달린 20평대, 실평수 13~14평인 구옥 빌라 매매가는 5억원 수준이다. 전세가는 2억원 초반이다. 신축 빌라는 같은 평형이 1억원 이상 시세가 높게 형성돼 있다. 
 
재개발이 언제 실현될지 기약도 할 수 없는 먼 미래지만 단 8.2평의 지분이 10억원 프리미엄의 효자 노릇을 할 것이라는 믿음을 가진 갭투자자와 ‘몸테크’ 족들이 하나둘 이곳을 찾고 있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김창경 기자
SNS 계정 : 메일 페이스북


- 경제전문 멀티미디어 뉴스통신 뉴스토마토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