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건설업계의 정비사업 수주전이 뜨겁게 달아오르는 분위기다. 아직 2월도 안 넘긴 시점에 정비사업 수주액이 2조원에 육박하는 건설사가 2곳에 달한다. 코로나19 여파로 해외건설 수주 불안이 지속되면서 국내 사업에 대한 관심이 여전히 높다.
먼저 GS건설은 GS건설이 신길13구역 공공재건축과 광주 산수3구역 재개발 시공사로 선정됐다. 이로 인해 GS건설은 올해 들어 1조8000억원의 수주고를 올린 상태다.
신길13구역 재건축은 지하5층~지상35층, 5개동, 601가구를 짓는 사업으로 공사비는 1723억원이다. 광주 산수3구역 재개발 사업은 지하4층~지상20층, 9개동, 630가구 규모로 사업비는 2022억원이다.
현대건설은 서울 용산구 이촌동 강촌아파트 리모델링사업과 대전 유성구 장대B구역 재개발사업의 시공권을 확보하며 올해 들어 1조6638억원의 수주고를 달성했다. 지난해 5월에서야 수주액 1조원을 넘은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빠른 속도다.
먼저 이촌 강촌아파트 리모델링 사업은 1968년 건설된 공무원 아파트를 개조하는 것이다. 지하 2층, 지상 22층의 공동주택 9개동, 총 1천1가구를 지하 5층, 지상 29층 높이의 1천114가구로 리모델링한다. 용적률은 484.7%가 적용되며 늘어나는 113가구는 일반분양될 전망이다.
대전 장대B구역 재개발 사업에는 지방 광역시 최초로 디에이치 브랜드가 적용된다. 지하 4층, 지상 49층 높이의 공동주택 2천900가구와 부대복리시설을 짓는 것으로, 총공사비가 8천800억원에 달하는 대전지역 최대 재개발 사업이다.
특히 현대건설은 지난해 용인 수지 신정마을 9단지 리모델링 사업 수주를 시작으로 23곳에서 총 5조5499억원의 수주고를 올리면서 지난해 정비사업 수주 1위를 차지했다. 금액도 역대 최고 수치이고, 이로 인해 3년 연속 1위 자리를 지켰다. 아울러 다른 대형 건설사들도 이전보다 수주액을 늘리면서 선전했다.
업계에서는 올해도 국내 정비사업 시장이 크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기 신도시를 비롯해 서울 및 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재건축 및 리모델링 연한을 넘어서는 단지들이 줄지어 나오면서 일감이 풍부한 상태다.
여기에 최근 몇년간 해외공사 수주가 크게 줄어들면서 건설사들이 국내 공사에 사활을 걸고 있어 어느 때보다 정비사업 수주전에 뜨겁게 달아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주요 대형 건설사들도 해외 사업보다 국내 사업 비중이 크게 높아진 상태다.
한편, 대형 건설사들이 중소형 규모나 지방 사업에도 적극 뛰어들면서 수주 쏠림 현상도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대형 건설사와 경쟁이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중소형 건설사들이 점점 설 자리를 잃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