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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모이배월)유럽 고배당주 ETF, 주가하락에 배당률↑
전쟁 여파로 하락했지만 러시아 종목 없어
입력 : 2022-03-07 오전 6:30:00
[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 속에서도 기회를 엿보는 투자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중 공격적인 단타족들은 연일 추락 중인 러시아 주가지수와 관련된 상품에 눈독을 들이는 분위기다. RSX 등 러시아 상장지수펀드(ETF) 종목들의 거래량이 급증한 것이 이를 반증한다. 
 
반면 전쟁의 영향권 아래 있으면서도 러시아보다는 덜 위험한 유럽 주식에 관심을 가진 투자자들도 적지 않다. TIGER 유로스탁스배당30 ETF는 이런 부류가 관심을 가질 만한 종목이다. 유럽 각국의 대표적인 고배당 주식 30개를 편입한 ETF이기 때문이다. 
 
TIGER 유로스탁스배당30 ETF가 추종하는 기초지수는 ‘Euro Stoxx Select Dividend 30 Index’다. 오스트리아, 벨기에, 핀란드, 프랑스, 독일, 그리스, 아일랜드, 이탈리아, 룩셈부르크, 네덜란드, 포르투갈, 스페인 등 유로존 12개국 증시에 상장된 고배당주 30종목으로 구성돼 있다. 브렉시트(Brexit)로 유로를 탈퇴한 영국 기업은 빠져 있다. 
 
편입 상위종목을 보면 낯선 이름들이 많다. 3월2일 현재 편입비중 1위 종목인 Oange SA는 프랑스의 유무선 통신사업자로 스페인과 폴란드, 벨기에, 룩셈부르크를 비롯해 루마니아, 슬로바키아, 몰도바 등 동유럽과 아프리카에서도 사업을 하고 있는 기업이다. 2위 종목 Proximus SADP는 벨기에의 통신사업자로 오렌지의 경쟁기업이기도 하다. 벨기에의 광대역 통신망 45%, 후불모바일시장의 30%를 차지하고 있는 유력 기업이다.  
 
NN그룹은 네델란드 암스테르담 증시에 있는 보험회사로 생명보험과 손해보험을 모두 영위하고 있다. 네델란드 외에도 벨기에와 동유럽, 일본 등에서 사업을 하고 있다. 최근 자산관리사업을 매각했다. AXA SA는 그나마 익숙한 이름이다. AXA는 프랑스와 유럽을 기반으로 성장한 글로벌 손해보험회사로 북미시장에도 진출했다. 국내에서는 악사다이렉트자동차보험으로 알려져 있다. 
 
다섯 번째 투자비중을 기록 중인 Snam SpA는 이탈리아의 천연가스 인프라 기업이다. 파이프라인 네트워크를 소유, 이탈리아 전역에 천연가스를 운송하고 있으며 전국 곳곳에 자회사 명의로 가스 저장시설도 갖추고 있다. 사우디의 자동차회사 사우디내셔널오토모빌스도 사명이 SNAM이어서 헷갈릴 수 있는데 이탈리아의 Snam은 Società per Azioni의 약자다. 
 
여기까지 상위 5개 종목의 편입비중이 26%를 조금 넘어선 수준이다. 국내 투자자들로서는 처음 보는 기업이 많겠지만 분명한 것은 이 ETF가 투자하고 있는 유럽 기업들이 한국 기업들보다는 배당을 잘 한다는 점이다. 주요 종목들의 시가배당률은 6%를 넘는다. 
 
 
TIGER 유로스탁스배당30 ETF의 편입종목을 업종별로 구분해 보면 금융업 비중이 약 29%로 가장 높고 통신서비스 17%, 유틸리티 10%, 부동산 9% 등의 순으로 구분된다. 비교적 경기에 둔감한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음에도 이번 전쟁의 여파를 피할 수는 없었다. 그럼에도 러시아 증시에 비해 주가 낙폭이 크지 않았고 회복력도 더 나을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보다 든든한 배당이 있어 투자자들에게 안정감을 줄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TIGER 유로스탁스배당30 ETF는 2016년 6월말에 상장한 이래 매 분기마다 분배금을 지급했다. 분기 배당주인 셈이다. 매년 1월, 4월, 7월, 10월의 마지막 영업일을 분배기준일로 다음달 초에 분배금을 지급한다. 
 
2019년까지는 분기마다 100원 안팎을 분배하다가 2021년부터 감액하는 분위기였는데 7월에 한꺼번에 350원을 지급해 연간 분배금이 480원으로 증가했다.  
 
주가는 코로나 팬데믹 당시 8000원 아래로 급락했다가 고개를 든 이후 올해 초 1만3000원을 돌파하기까지 꾸준히 상승했는데 러시아의 침공 탓에 다시 1만1000원대로 주저앉은 상태다.
 
현재 주가로 매수한다면 지난해 7월 같은 폭탄배당이 없는 한 시가배당률은 4%를 밑돌 수도 있다. 배당수익률만 보면 조금 아쉬운데 유럽이 안정을 찾아간다고 가정할 경우 분배금 외에 주가 반등을 기대할 수 있어 관심을 가질 만하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은 TIGER 유로스탁스배당30 ETF가 환헤지를 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유로화 변동에 따라 추가 이익 또는 손실이 발생할 수 있는 것. 환율이 급격하게 변할 경우 운용사 판단에 따라 환헤지를 할 수도 있게 돼 있다. 이번 사태로 유로화는 조금 하락했으나 원화에 비하면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 
 
주식 거래가 적은 것도 흠이다. 하루 거래량이 1만주를 밑도는 날이 많다. 소외된 종목을 원하는 만큼 매수하려면 끈기가 필요하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김창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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