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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체적 난국'에 직면한 한국경제…"차기는 '경제 해법' 절실"
국제유가는 배럴당 130달러선 돌파
입력 : 2022-03-08 오전 4:00:00
[뉴스토마토 용윤신·김충범·조용훈 기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세계 경제가 또 다시 크게 출렁일 전망이다. 특히 인구절벽, 탄소중립, 디지털화에 따른 고용위축, 양극화 등 한국 경제가 안고 있던 복합적 문제와 맞물려 러시아 제재 후폭풍에 따른 불확실성까지 가중되고 있다.
 
경제학자들은 차기 정부가 어떤 정책을 내놔도 성장률 둔화를 모면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총체적 난관을 풀어내기 위해서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부터 확실한 경제정책을 이끌 방향성과 성장·분배의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해법마련을 주문하고 있다.
 
7일(한국시간) 외신 등에 따르면 이날 국제유가는 배럴당 130달러선을 돌파했다. 브렌트유는 장중 한때 18% 폭등해 139.13달러에 거래됐으며,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130.50달러까지 뛰어올랐다. 이는 각각 2008년 7월 이후 최고가다.
 
국제유가는 향후 한국 경제성장률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특히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2009년 금융위기 직후와 비교해 보면, 2010년 경제성장률은 2009년 금융위기(0.8%) 기저효과로 6.8%를 기록한 바 있다. 하지만 이듬해인 2011년에는 3.7%로 반토막났다.
 
반면 코로나 등 대내외적 여파에 놓은 지난해의 경우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4.0%의 성장률을 기록했으나 -0.9% 역성장의 기저효과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올해는 한국은행·무디스가 3.0%를 전망했으나 대러 제재로 더 낮은 2.0%대 하락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더욱이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은 2% 초반에 머무르고 있다. 잠재성장률은 한나라의 경제가 보유하고 있는 자본, 노동력, 자원 등 모든 생산요소를 사용해 물가상승을 유발하지 않으면서도 최대한 이룰 수 있는 경제성장률 전망치다. 잠재성장률은 인구문제·디지털화 등과 맞물려 이미 감소하는 추세다. 
 
최근 통계청 자료를 보면 2070년 청년(19~34세) 인구는 2020년의 절반(45.5%) 수준으로 감소할 전망이다. 인구 감소는 경제성장률을 끌어내리는 가장 큰 요소 중 하나다. 
 
경제활동인구와 생산가능인구가 감소하면 국가 전체 소비에 악영향을 미치고,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둔화할 수밖에 없다. 지난해 한국경제연구원이 낸 보고서를 보면 합계출산율이 0.25명 감소하면 경제성장률은 0.9%포인트 떨어지는 것으로 분석했다.
 
무엇보다 디지털화 등 산업지형 변화에 따른 고용 감소도 우려할 부분이다. 최근 한국고용정보원이 '대전환시대의 고용정책 패러다임 변화'로 연 세미나에서도 이러한 문제를 꼽고 있다.
 
디지털 기술혁신과 저탄소 전환에 따른 산업 재편으로 2035년까지 취업자가 66만4000명 증가하는 등 전체 취업자 수는 2757만명에 이를 전망이다. 하지만 제조업·운수·창고업 등 전통 산업의 고용 감소는 불가피하다.
 
불평등 지수의 악화도 풀어야할 과제다. 순자산 지니계수는 지난 2020년 0.602에서 지난해 0.603으로 더 나빠졌다. 이는 지난 2013년 0.605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순자산 지니계수는 자산 불균형 정도를 나타내는 수치로 1에 가까울수록 자산 불균형 정도가 심한 것을 의미한다. 통상 지니계수 0.4 이상이면 불균형이 상당하다고 보고 0.6을 넘어서면 불균형 정도가 심각하다고 평가한다.
 
문제는 코로나19 장기화와 더불어 우크라이나발 불확실성이 경제 앞날을 안갯속으로 밀어넣고 있다는 점이다. 경제학자들은 차기 정부가 어떤 정책을 내놔도 성장률 둔화를 모면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홍우형 한성대 경제학 교수는 "코로나를 차치하고서라도 우리나라 성장률 자체는 감소하는 추세였다"며 "기저효과 때문에 일시적으로 높은 성장률을 보였으나 우리나라가 예전처럼 고성장 시대로 간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 교수는 "우리경제가 다시 치고 올라가느냐 아니면 일본처럼 장기 침체로 가느냐의 매우 중대한 기로에 있다"며 "지금처럼 중요한 시기에 누가 정권을 잡던 한국경제는 일본처럼 되지 않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 명확한 거시경제정책이나 제대로 산업정책 등이 보이지 않고 양쪽 모두 돈만 쓰겠다고 하고 있다"며 "새 정부는 사전 준비단계가 있기 때문에 인수위부터 거시경제와 산업분야에 있어 확실한 경제정책 방향이나 프로그램 등을 잡고 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경제 성장과 분배의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디지털화, 기술 혁신은 경제 성장을 앞당기지만 이를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이 없다면 불평등은 커진다. 신기술 활용에 필요한 지식, 인적자본 등을 지속적으로 습득할 수 있는 교육 체계가 마련되고 이 기회가 국민에게 골고루 분배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7일(한국시간) 로이터통신·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국제유가는 배럴당 130달러선을 돌파했다. 사진은 우크라이나 난민 모습. (사진=AP·뉴시스)
 
세종=용윤신·김충범·조용훈 기자 yonyon@etomato.com
용윤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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