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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채권이 연 4.1% ‘잡을까 말까’
ESG 시대에 화력발전? 신용등급 떨어져도 채권투자 괜찮아
입력 : 2022-03-14 오전 4:30:00
[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민자 발전회사의 채권이 연 4%대로 거래되고 있다. 대세로 떠오른 ESG 경영을 거스르는 화력발전사업을 영위하다 보니 기관들에게서 외면 받은 탓이다. 하지만 채권물 자체엔 큰 문제가 없어 관심을 가져보는 것도 좋겠다. 
 
11일 장내 채권시장에서 삼척블루파워5 채권은 전일보다 38원 오른 9898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액면가보다 낮게 거래 중이지만 지난 1월 9700원대까지 하락한 후로 조금씩 올라서고 있는 중이다. 
 
삼척블루파워는 강원도 삼척시에서 화력발전소를 건설 중인 발전회사다. 과거 동양그룹이 시멘트 원료인 석회석을 채굴하던 광산 자리에 발전소를 짓고 있다. 
 
삼척시내에서 멀리 떨어진 곳이지만 화력발전 중에서도 석탄(유연탄)을 사용하다 보니 지방자치단체와 환경단체는 물론 지역주민들 사이에서도 지역경제 활성화와 환경오염 반대로 찬반이 갈려 오랜 기간 갈등을 빚었다. 마침내 건설하는 쪽으로 결론이 났고 지금은 1050MW급 화력발전소 2기를 건설 중이다. 1호기는 내년 10월에, 2호기는 2024년 중에 준공할 예정이다. 
 
발전소가 가동에 들어가면 삼척블루파워의 주요 투자자이기도 한 포스코에너지로부터 유연탄을 공급받아 전기를 생산하게 된다. 이 전기를 전력거래소를 통해 판매하고 전력량 정산금을 받게 된다. 대규모 시설투자를 한 뒤 장기간에 걸쳐 회수하는 사업구조다. 
 
전력 가격이 오른다고 이익이 계속 늘어나고 반대의 경우 손해가 불어나는 것은 아니다. 이익의 범위를 정해놓았기 때문에 이를 벗어나면 지원을 받거나 초과이익을 돌려주게 설계되어 있다.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총 사업비는 약 4조8800억원이며 이중 지난해 6월 시설자금 명목으로 회사채를 발행해 1000억원을 조달한 것이 삼척블루파워5 채권이다. 2020년에도 3월과 9월에 각각 500억원, 1000억원 규모의 채권을 발행했다. 
 
 
문제는 환경을 강조하는 ESG 경영이 화두가 되면서 석탄발전에 대한 시각이 크게 변했다는 점이다. 단적으로 지난해 삼척블루파워5 채권 발행을 위해 진행한 수요예측엔 기관투자자가 아무도 참여하지 않아 관계자들을 당황하게 만들었다.  
 
또한 새 정부 출범 이후에도 석탄발전에 대한 우호적이지 않은 정책 기조가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면서 투자자들의 우려를 샀다. 
 
결국 지난 10일 한국기업평가는 삼척블루파워의 장기 신용등급을 기존 AA-에서 A+로, 단기 신용등급은 A1에서 A2+로 한 단계씩 내렸다. 채권 시세는 이보다 앞서 움직인 셈이다. 
 
하지만 이와 같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채권에 투자하는 데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석탄발전이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찍혀 퇴출될 처지이긴 해도 정부의 승인 하에 진행된 사업이라는 점이 중요하다. 
 
정부는 2050년까지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 배출량을 0으로 만든다는 ‘2050 탄소중립’ 기후동맹에 가입했다. 이에 따라 석탄발전을 점차 줄여 전면 중단할 계획이다. 하지만 구체적인 시기를 특정하지는 않았다. 화력발전소 가동을 중단한다고 해도 노후시설부터 멈출 테니 지금 짓고 있는 삼척화력발전소는 가장 오래 가동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다른 화력발전 공기업들은 LNG 혼합발전과 이산화탄소 포집 등을 내세운 ‘저탄소’를 강조하는 분위기다. 
 
이와 같은 상황에 비춰보면 삼척블루파워의 발전사업이 중도에 좌초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볼 수 있다. 이미 발행한 채권의 만기가 돌아와 차환 발행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는 있으나 이것이 디폴트 위험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따라서 채권을 매매할 것이 아니라 만기까지 보유하는 전략을 취한다면 처음 약속한 채권이자와 시세 차익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다. 
 
삼척블루파워5 채권은 지난해 6월25일 발행됐으며 2024년 6월25일에 만기가 돌아온다. 발행금리는 3.391%, 11일 종가 9898원으로 매수할 경우 약 4.18%의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 
 
삼척블루파워4 채권도 연 4.1%가 예상되는 채권이다. 채권 만기일은 내년 9월25일로 더 짧은데 시세는 9749.90원으로 더 낮다. 표면금리가 2.12%에 그치지만 이는 이자소득세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한편 삼척블루파워의 최대주주는 54.53%를 보유한 농협은행이지만, 농협은 신탁회사로 실제 대주주는 KAMCO파워에너지 사모펀드다. 나머지 지분을 포스코에너지(29%), 시공을 맡은 두산중공업(9%), 포스코건설(5%) 등이 보유하고 있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김창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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