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준익 기자]
현대차(005380)가 고성능 브랜드 'N' 판매량이 급증하면서 수입차 중심으로 형성된 고성능차 시장의 틈새를 대중화 전략으로 파고들고 있다. 현대차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바탕으로 N의 영역을 전기차까지 넓힐 방침이다.
15일 현대차에 따르면 지난해 현대차 N 차종 총 판매량은 1만7862대로 전년(8675대) 대비 105.9% 증가했다. 2017년 첫 N 브랜드로 선보인 i30 N 이후 처음 1만대를 돌파했다.
아반떼 N.(사진=현대차)
N 브랜드는 전동화 브랜드 '아이오닉'과 함께 현대차의 대표적인 서브 브랜드다. 정의선 회장은 2014년 고성능·고급화 전략을 위해 BMW 출신인 알버트 비어만 전 사장을 직접 영입하고 이듬해 N 브랜드를 출범시켰다.
현대차는 지난해 i20, 아반떼, 코나에 N 브랜드를 적용해 기존 i30 N과 벨로스터 N 등 2개 모델에서 5개로 늘어났다.
현대차의 고성능 N 모델은 고성능 전용 가솔린 2.0 터보 엔진을 탑재해 최고출력 275마력, 최대토크 37.0㎏f·m의 성능을 자랑한다. 모터스포츠 참가를 통해 발전시킨 차체 강성 기술과 민첩하고 안정적인 핸들링으로 자동차 마니아와 업계에서 기술력과 상품성을 인정받았다고 현대차는 전했다.
지난해 해외에선 i30 N(7105대)이 가장 많이 팔렸고 이어 i20 N(3017대), 벨로스터 N(2552대) 순이었다.
반면 국내에선 아반떼 N이 1125대로 벨로스터 N(510대), 코나 N(229대를)을 앞질렀다. 카이즈유 데이터 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7월 출시된 아반떼 N 국내 판매량은 올해 1, 2월 각각 364대, 319대가 팔리며 8개월 만에 누적 1712대를 기록했다.
현대차는 올해 N 브랜드 차종 판매량 2만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 출시 국가도 기존 유럽, 북미에서 중동까지 넓힌다.
또 현대차는 E-GMP를 적용한 고성능 전기차를 N 브랜드로 선보일 예정이다. 현대차의 첫 고성능 전기차는 아이오닉 5 N(가칭)이다. 지난해부터 뉘르부르크링 서킷에서 테스트를 진행 중인 모습이 포착되면서 아이오닉 5 고성능 모델 출시 가능성을 키웠다.
아이오닉 5 N 프로토타입.(사진=오토에볼루션)
파워트레인은
기아(000270) EV6 GT와 공유할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출시 예정인 EV6 GT는 2개의 전기모터에서 584마력과 75.5kgf.m의 힘을 발휘한다. 국산차 최초로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를 3.5초 만에 돌파한다. 전기차 N 모델도 600마력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현대차는 N 브랜드 라인업을 지속 확대해 전기차에서도 운전의 재미를 놓치지 않겠다는 계획이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E-GMP를 적용한 전기차 모델은 세계 최고 수준급이다"며 "현대차 프리미엄급의 전기차가 본격적으로 출시되면 테슬라보다도 훨씬 더 상향으로 올라갈 수 있는 모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기차 보급이 확대되면서 고성능 전기차에 대한 수요도 늘고 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수입 전기차 판매량 1위는 포르쉐 타이칸(157대)이다. 1월에도 138대로 1위를 지켰다.
타이칸의 흥행과 맞물려 수입차 업체들도 국내에 속속 고성능 전기차를 선보이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AMG EQS 53 4MATIC+의 출시를 앞두고 있고 BMW는 성능 M 브랜드 최초 순수 전기 모델인 i4 M50을 선보일 계획이다. 최대 출력 544마력, 제로백 3.9초의 성능을 갖췄다. 아우디도 지난해 12월 고성능 전기 스포츠카 'e트론 GT'와 'RS e트론 GT'를 출시했다.
황준익 기자 plusi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