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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래보다 크다고 방심 금물…성조숙증일 수 있다
현재의 키보다는 크는 속도를 정기적으로 확인
입력 : 2022-03-16 오전 6:00:00
이영준 고대안산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사진=고대안산병원)
[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성조숙증은 또래에 비해 사춘기가 빨리 시작되는 경우를 말한다. 구체적으로 여아의 경우는 만 8세, 남아는 만 9세 이전에 사춘기가 시작된다면 성조숙증을 의심할 수 있다. 사춘기의 시작과 함께 신체적 변화가 동반되는데 남아는 고환의 용적이 4㏄ 이상(어른 엄지손톱 정도 크기), 여아는 가슴에 몽우리가 잡힌다면 사춘기가 시작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성호르몬은 2차 성징을 유도하고 성장판을 자극한다. 사춘기가 일찍 시작된 아이들은 성호르몬이 성장을 촉진시키기 때문에 또래보다 키가 빨리 크는 경향이 있지만 성장판이 일찍 닫혀 조기에 성장이 끝난다. 결국 성인이 됐을 때에는 평균 키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자녀의 신체적인 변화를 주의 깊게 보다가 조금이라도 성조숙증이 의심된다면 전문가와 상담을 받을 필요가 있다.
 
현재 키가 또래보다 크다고 해서 모두가 성조숙증인 것은 아니다. 아이의 현재 키보다는 키가 크는 속도를 더 유심히 관찰해야 한다. 정기적으로 키와 몸무게를 확인해 성장 속도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만약 성장 속도가 최근에 급격히 빨라졌다면 이는 성조숙증을 의심할 수 있는 대표적인 신호다.
 
성조숙증으로 병원 진료를 받은 환자 수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보건의료빅데이터개방시스템에 따르면 2020년 13만명 이상으로 늘어났는데 낮아지는 출산율과 대비되는 증가 추세다. 여아의 경우 초경 나이도 점차 감소하고 있다. 국내 연구에 의하면 초경 연령은 지속적으로 낮아져 최근에는 12.6세까지 앞당겨졌다는 보고가 있다.
 
전문가들은 환경이나 식생활의 급격한 변화가 인체에 영향을 주고 호르몬 변화를 야기해 사춘기를 앞당기고 성조숙증을 유발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비만세포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이나 플라스틱 등의 화학물질에서 나오는 환경호르몬이 신체의 내분비계에 악영향을 끼쳐 사춘기를 앞당기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밖에 유전적인 요인이나 운동 부족, 스트레스 등도 성조숙증 유발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성조숙증은 중추성과 말초성으로 나뉘는데 치료를 위해서는 이 둘을 먼저 구분해야 한다. 먼저 중추성 성조숙증이란 성조숙증의 원인이 뇌의 시상하부나 뇌하수체 등의 중추성에서 유래하는 경우로 시상하부-뇌하수체-생식샘 축의 조기 활성화로 인해 성호르몬이 정상보다 일찍 분비돼 발생한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중추성 성조숙증인데 치료를 위해서는 사춘기 지연 주사를 4~12주 간격으로 처방받는다. 드물게 나타나는 말초성 성조숙증은 고환이나 난소에 종양이 있어 성호르몬이 다량 분비되거나 약품이나 화장품 등에 의해 성호르몬에 노출되는 경우로 각 원인에 맞게 치료가 이뤄져야 한다.
 
비만 관리는 성조숙증 예방의 첫걸음이다. 자녀가 일회용 용기나 플라스틱, 성인용 화장품 등에 노출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환경호르몬이나 여성호르몬과 유사한 성분들이 2차 성징을 앞당길 수 있기 때문이다. 자녀의 키를 키우기 위해 검증되지 않은 건강보조식품들은 함부로 먹이지 말고 부득이한 경우에는 반드시 전문의와 상담 후에 섭취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이영준 고대안산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자녀들의 올바른 성장을 위해서는 부모의 역할이 중요한데 아이가 균형 잡힌 식사를 적당량 섭취해 비만을 예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라며 "평소에 아이의 성장 속도를 정기적으로 확인해 성조숙증이 의심된다면 지체하지 말고 가까운 성장클리닉에 방문하여 적절한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필요하다"라고 당부했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
동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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