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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명부터 바꾸고, ESG 정체성 뿌리내린다
(대전환의 시대③)두산·현대, '중공업' 지우고 '지속가능' 비전 담아
입력 : 2022-03-24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황준익 기자] 대기업들이 지속 가능한 친환경 기업으로 탈바꿈하기 위해 잇따라 사명을 변경하고 나섰다. 중공업, 화학 등을 떼어내고 신사업에 대한 키워드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비전을 강조한 게 공통된 특징이다. 기존 사명에서 느껴지는 이미지를 탈피해 사업 분야를 한정 짓지 않겠다는 전략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두산중공업(034020)은 오는 29일 정기주주총회에서 사명을 두산에너빌리티로 확정할 계획이다.
 
주요 기업 사명 변경.(그래픽=뉴스토마토)
 
두산에너빌리티에서 에너빌리티는 에너지(Energy)와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을 결합한 것이다. 이 결합을 가능하게 한다(Enable)는 의미도 있다. 두산중공업은 자사의 에너지 기술로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겠다는 의지와 사업의 본질적인 핵심 가치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사명 변경은 2001년 한국중공업에서 두산중공업으로 바뀐 지 21년 만이다. 두산중공업은 현재 가스터빈, 수소, 해상풍력, SMR(소형모듈원전)을 성장사업으로 적극 육성하고 있다. 3D 프린팅, 디지털, 폐자원 에너지화 등 신사업도 발굴 중이다. 두산중공업은 사명 변경을 계기로 올해를 재도약 원년으로 삼겠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SK건설에서 사명을 변경한 SK에코플랜트는 친환경·신에너지 사업을 추진하고 환경기업으로 전환했다. 수처리를 포함한 소각·매립분야 등 폐기물 사업, 신에너지 사업으로 수소연료전지, 해상풍력 사업 등을 추진한다.
 
제조업 중심 이미지에서 벗어나겠다는 회사의 의지가 반영되기도 한다. 현대중공업지주(267250)는 28일 주총에서 사명을 'HD현대'로 확정한다. '인간이 가진 역동적인 에너지(Human Dynamics)'로 '인류의 꿈(Human Dreams)'을 실현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현대중공업지주는 2020년 선박 자율운항 솔루션 전문회사 아비커스를 설립했고 지난해 투자전문 자회사인 현대미래파트너스를 통해 모바일 헬스케어 서비스기업 메디플러스솔루션을 인수하기도 했다. 적극적인 사업 확장에도 그동안 제조업에 이미지가 갇혀있던 현대중공업지주는 사명 변경을 계기로 투자 지주회사로서의 정체성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두산에너빌리티 CI.(사진=두산에너빌리티)
 
포스코강판(058430)은 지난 21일 사명을 포스코스틸리온으로 변경했다. 포스코스틸리온은 'Steel+Complete+Iron'의 합성어다. 포스코에서 생산되는 소재에 도금, 도장 등 표면 처리를 통해 철을 완성하는 위치에 있는 포스코스틸리온 업의 특성을 반영했다.
 
포스코강판은 1988년 포항도금강판으로 출발해 34년간 사명에 '강판'이란 단어를 사용해 정체성을 표현했다. 하지만 포스코그룹의 철강 사업이 고도화되고 생산 제품들도 다양해지면서 '포스코의 판재류 제품'으로 오인되는 경우도 있었다. 또 회사 내부적으로 정체성과 미래지향적인 사명에 대한 필요성이 커진 점이 고려됐다.
 
재계 관계자는 "대기업들이 전통적인 사명에서 벗어나 사업 확장과 미래 지향적인 이름으로 바꾸는 추세다"며 "영문 사명을 적극적으로 사용해 글로벌 시장 진출 의지를 보이거나 ESG 경영 의지를 사명에 녹이는 사례가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사명에 구체적인 업종을 나타내기보다 다양한 분야를 아우를 수 있는 단어를 선택하는 경우도 있다.
 
한화종합화학은 지난해 한화임팩트로 사명을 바꿨다. 지속가능 미래를 이끌겠다는 비전을 담았다. SK종합화학도 지구와 환경을 중심으로 다양한 사업을 펼치겠다는 의미에서 SK지오센트릭으로 교체했다.
 
지난해 5월 LG그룹에서 계열 분리한 LX그룹은 사명 변경 이후 ESG 경영을 화두로 내세웠다. LX홀딩스는 그룹 차원의 ESG 경영 체계 마련을 위해 관련 전문가를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LX 계열사들도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LX인터내셔널(001120)은 해외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을 비롯해 탄소배출권, 폐기물·폐배터리 처리 등에서 신규 사업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LX하우시스(108670) 역시 친환경 제품 개발·생산과 에너지 세이빙 제품 출시 등에 지속적으로 투자할 예정이다.
 
 
황준익 기자 plusik@etomato.com
황준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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