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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조 부동산PF 진단①)박성일 시티오나인 대표 "대장동발 민간PF 위축 우려 과도"
코오롱글로벌 출신 디벨로퍼 박성일 시티오나인 대표 인터뷰
입력 : 2022-03-29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최성남 기자] 5월 새정부 출범을 앞두고 부동산 시장 규제 완화 등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문재인 정부 5년 동안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사업을 통해 곳간을 두둑히 채운 증권사들의 이익 개선도 규제 완화 바람을 타고 더욱 탄탄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작년 부동산 PF 설정액이 100조원에 달하는 등 시장의 성장세는 가속화되고 있다. 일각에선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으로 촉발된 민간사업자의 사업 여력 위축 여파가 나타날 것이란 목소리도 나온다. 현업에서 뛰고 있는 디벨로퍼(부동산 개발시행업자)의 진단를 통해 향후 부동산 PF 시장의 전망을 들어본다. (편집자주) 
 
박성일 시티오나인 대표(사진)는 제20대 대선 정국의 소용돌이로 꼽힌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에 따른 향후 민간사업자의 위축 우려에 대해 "과도한 이익 추구는 개발사업이던 일반사업이던 특정 집단의 이익과 반대쪽의 양극화를 건드리는 요소가 된다"면서"합리적인 이익 추구를 통해 적정 이익을 배분한다면 앞으로의 부동산 개발사업 시장도 밝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박성일 시티오나인 대표. 사진=최성남 기자
박 대표는 코오롱글로벌 건설부문의 주택영업팀 출신의 디벨로퍼(개발시행업자)로 서울시 영등포구에 들어서는 지식산업센터 유윈시티(U-Win City)의 PM(프로젝트매니징) 용역을 시작으로 디벨로퍼의 세계에 발을 디딘 인물이다. PM 업무는 토지를 매입하고 해당 토지를 가장 효율적으로 이용할 방법을 찾아 인허가를 취득 후 PF(프로젝트파이낸싱)을 진행하고, △건설사와 도급 계약 체결 △시공 관리와 분양 준공, 입주 정산까지 건축물 시공의 전과정을 책임지고 총괄하는 것을 일컫는다. 15년간 관련업무를 진행한 건설사 출신 디벨로퍼라는 이력을 바탕으로 박 대표는 현재 남양주 진접역 역세권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박 대표는 대장동 사태로 촉발된 시행사업에 대한 대중의 부정적 인식의 근간으로 시행업자의 과도한 이익 추구를 꼽았다. 해당 요소가 분양가를 높이고, 개발호재의 과대 계상에 따른 투기 광풍을 조장하면서 시장 자체를 왜곡할 수 있다는 것. 투기 광풍의 과실이 특정 이익 집단의 과대한 이익으로 집중되는 것이 문제의 핵심이라고 진단했다. 때문에 박 대표는 사업 초기부터 회사의 사훈을 "적정한 이익 추구"로 방점을 찍었다.
 
박 대표는 "정책적인 변수의 영향을 많이 받는 개발사업의 영역에서 '물이 들어올 때 노를 저어야 한다'는 '한탕주의'적인 성격이 강하다"고 현재 시행업계의 행태에 대해 일갈하며, 이런 인식의 결정체가 실제 대장동 개발 사업 특혜와 같은 의혹 제기로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외부인의 시각에서 대장동 사업에 대해서 명확하게 알지 못한다"면서도 "같은 사업자로서 과도한 이익 추구를 위해 사업을 설계한다는 것이 전제된다면 결국 나중에 탈이 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욕심을 버리고 디벨로퍼 본연의 자세에 대해 다시 한번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는 것. 그는 "회사의 사명을 '사람을 위한 최선을 다한 최고의 공간을 제공한다’는 뜻을 담아 '시티오나인'으로 정했다"면서 "스페인어로 장소를 뜻하는 시티오(sitio.장소)와 완성형 숫자를 의미하는 9라는 숫자를 더했다"고 설명했다. 인간을 위한 가장 완벽한 공간을 공급하겠다는 디벨로퍼 본연의 의지를 담았다는 설명이다.
 
박 대표는 개발사업을 어린 시절 모래로 만들던 두꺼비집에 비유했다. 그는 "'두껍아 두껍아 헌집 줄께. 새집다오'라는 노랫말처럼 시티오나인의 개발사업은 낙후된 지역의 재개발을 통해 새로운 공간을 창출하는 것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면서 "개발을 위한 자금을 조달하고, 그 자금을 통해 새로운 주거 공간을 공급하고, 그 공간에 새롭게 살아가는 사람들을 보면서 보람과 만족감을 느낀다"고 했다.
 
박 대표의 첫번째 PM 사업장인 영등포 유윈시티. 조감도=시티오나인
특히 성공적인 개발 이후 부수적으로 따라오는 추가 개발 계획과 일대 부동산 시장의 호황을 통해 자금이 몰리는 것은 국가 발전과도 궤를 같이 하는 만큼 만족감은 두배가 된다는 것. 일례로 그는 "부산광역시 사하구 신평동의 낙후된 사하공단에 최초로 지식산업센터가 들어가면서 초기 분양률 100%를 달성했다"면서 "분양 성공으로 부산 시장에 지식산업센터 바람을 불러 일으켰다"고 했다. 실제 부산 사하구에서는 1차 지산에 이어 지속적으로 여러 개발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
 
박 대표는 현재 진행 중인 남양주 진접역 프로젝트의 경우에도 최근 4호선 확장 이전 호재를 받아든 만큼 순조로운 사업 진행을 낙관하고 있다. 그는 "회사 설립 이후 처음으로 진행하는 자체 사업인 진접역 역세권 프로젝트는 진접역으로 서울 4호선 노선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인근 직주근접을 요하는 수요층을 겨냥한 실수요자 중심의 주거 공간으로 공급될 것"이라며 "시장 일각의 부동산 PF 시장 위축 우려에 대해서는 크게 개의치 않는다"고 말했다. 서울도시철도 4호선 당고개역에서 경기 남양주시 진접역을 잇는 진접선 복선전철이 지난 3월19일 진접역에서 운행을 시작했다.
 
그는 진접역 개발 프로젝트와 관련해 "부동산에서 가장 중요한 입지적인 요건이 탄탄하고, 이미 높은 분양성을 바탕으로 사업 성공의 가시성이 높은 현장으로 금융권에서 분류하면서 부동산 PF 자금 조달에 대한 우려는 크게 없다"면서 "오히려 최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지정학적 리스크 부각에 따른 공사비 인상에 대한 부분이 더 크게 염려되는 요소"라고 지적했다. 공사비에 대한 불확실성은 기책정된 PF 자금 대비 증액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박 대표는 여전히 디벨로퍼로서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은 적정한 이익 추구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 그는 "시행사업 초기에 발생하는 수익은 모두 '허수'라는 인식이 중요하다"면서 "일반적으로 부동산 개발사업은 작게는 몇백억, 크게는 몇천억에서 몇조원 단위까지 진행되기 때문에 사업 초기 책정한 수익을 좇기 보다는 실적을 쌓아 건실한 디벨로퍼가 되기 위한 노력이 우선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새롭게 출범하는 새정부에 바라는 점으로 연속성이 없는 부동산 정책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는 "현재 시점을 기준으로 지난 2~3년 동안 28여차례 부동산 규제 관련 정책이 시행됐지만 효과에 대한 평가보다는 시행업자 입장에서는 연속적인 방향성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 "5월 새정부가 들어오면 그동안 과도하게 조여진 대출은 규제 완화가 이어질 것이지만, 다양한 개발의 영역 중에 특히 주택 시장은 실거주 위주의 부동산 시장으로 재편되기 위한 지속적인 정책이 나오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초기 분양률 100%를 달성한 부산시 사하구 신평동에 들어서는 펜타플렉스 부산 1차 조감도. 사진=시티오나인
 최성남 기자 drksn@etomato.com
최성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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