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효선 기자] 금융업계 관계자들에게서 수천만원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이 대법원에서 유죄를 확정받았다.
대법원 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31일 수뢰후부정처사·뇌물수수·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유 전 부시장의 상고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무죄, 면소 부분에 관해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뇌물수수죄, 제3자뇌물수수죄, 수뢰후부정처사죄의 성립, 고의, 죄수관계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며 “유죄 부분에 관해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채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뇌물죄의 성립, 공소사실 특정, 진술의 신빙성 판단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판시했다.
유 전 부시장은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장과 부산시 경제부시장으로 재직하던 2010년부터 2018년까지 투자업체와 신용정보·채권추심업체 대표 등 4명에게서 4950만원 상당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로 기소됐다.
1심 재판부는 이 중 4221만원을 뇌물로 판단해 유 전 부시장에게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그러나 2심 재판부는 유 전 부시장의 책값 명목 현금수수 등 일부를 뇌물로 볼 수 없다며 이 부분을 무죄로 봤다. 1심에서 뇌물로 인정한 2억5000만원 무이자 차용과 1000만원의 채무 면제도 공소시효가 만료됐다며 면소 판결했다.
수뢰후부정처사 혐의와 유 전 부시장이 업체들로부터 동생 일자리를 제공받은 혐의, 고교생 아들의 인턴 기회를 제공받은 혐의 등에 대해서는 1심과 마찬가지로 "부정 청탁이 없었고 청탁 관련 묵시적 언동도 없었다"며 무죄 판단했다.
이에 따라 인정된 뇌물액이 2100여만원으로 줄고 일부 혐의가 무죄 판단을 받으면서 형량은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벌금 5000만원으로 감경됐다. 이와 함께 2100여만원의 추징을 명했다.
유 전 부시장 사건은 2018년 말 청와대 민정수석실 특별감찰반에서 근무했던 김태우 전 검찰 수사관의 폭로로 세상에 알려졌다. 민정수석실은 그해 8월 특별감찰을 시작했지만 유 전 부시장이 휴직 후 사표를 내면서 중단됐다. 이로 인해 유 전 시장은 징계 등을 받지 않고 더불어민주당 소속 국회 수석전문위원과 부산시 부시장으로 연이어 자리를 옮겼다.
이에 검찰은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이었던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 박형철 전 반부패비서관 등을 상대로 수사를 벌여 이들을 유 전 부시장 비위 의혹을 무마해 준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로 기소했다. 현재 이 재판 1심이 진행 중이다.
2021년 11월 5일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이 서울 서초구 서울고법에서 열린 항소심 선고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박효선 기자 twinseve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