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우리나라 청소년이 성인보다 2배 가까이 높은 사이버폭력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해 9월9일부터 11월23일까지 청소년과 성인 총 1만6500명을 대상으로 사이버폭력 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 청소년 29.2%, 성인 15.7%가 사이버폭력을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7일 밝혔다.
사이버 폭력이 벌어지는 주요 경로는 청소년과 성인 모두 ‘문자 및 인스턴트 메시지가 대부분인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의 69.9%, 성인의 73.%는 혼자서 사이버폭력 가해행위를 한다고 응답했으며, 가해율보다 피해율이 높아 사이버폭력은 소수 또는 개인이 다수를 대상으로 행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의 경우 보복(36.8%)과 장난(26.2%)으로 성인은 상대방이 싫거나 화가 나서(32.7%) 또는 자신의 의견과 달라서(26.9%) 사이버폭력을 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이버폭력의 피해를 당한 학생의 경우 우울·불안 및 스트레스(31.7%)와 가해자에 대한 복수(34.1%)를 느낀다고 응답했으며, 성인의 경우도 우울·불안 및 스트레스(38.8%)와 가해자에 대한 복수(37.16%)를 포함해 인간관계의 어려움(34.5%) 등을 경험하며 사이버폭력이 정신적인 고통뿐만 아니라 사회관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소년의 디지털 혐오 표현은 20.8%로 12.0%인 성인보다 2배 가까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디지털 혐오는 디지털 공간에서 성별·장애·종교 등이 다르다는 이유로 특정 개인이나 집단에 대한 편견과 차별을 표현하는 것으로, 이번 조사에서 처음으로 다뤄졌다.
성인은 정치, 종교, 성소수자에 대한 디지털 혐오 표현 경험에 집중된 반면 청소년은 신체·외모, 종교, 국적·인종 외에도 다양한 혐오를 표현함으로써 성인보다 특정 개인이나 집단에 대한 편견과 차별을 두루 나타내는 것으로 드러났다.
'디지털 성범죄를 목격한 경험이 있다'는 응답은 청소년 9.3%, 성인 14.9%였으며, 유형별로는 ‘불법영상물유포’, ‘지인능욕’, ‘몰카’ 등을 목격한 경험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청소년의 89.5%는 사이버폭력 예방 교육을 받은 적이 있고, 성인은 9.6%만이 교육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청소년의 33.7%는 사이버폭력의 법적 처벌 가능성을 인지하는 반면 성인은 21.1%만이 인지하는 것으로 나타나 사이버폭력 예방 교육의 중요성이 부각됐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이번 실태조사 결과를 반영해 사이버폭력에 대한 인식 제고를 위한 대상별 맞춤형 디지털윤리 교육을 확대 추진하고, 특히 성인 대상의 사이버폭력 예방 교육 콘텐츠를 다양화하는 등 홍보를 확대할 예정이다.
디지털 혐오와 디지털 성범죄 예방을 위해 청소년, 성인 등 전 계층의 교육을 강화하고, 사회적 영향력이 큰 1인 미디어를 중심으로 효과적으로 디지털윤리의 중요성을 홍보하기 위해 유명 크리에이터와 협업해 인식제고 활동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2021년 사이버폭력 실태조사 결과는 방송통신위원회와 아름다운 인터넷 세상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