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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몸에 쌓이는 플라스틱…일회용품 사용 '경고'
배달용기 사용법 준수 필수
입력 : 2022-04-08 오후 4:33:28
 
[뉴스토마토 조승진 기자] 국내 유통되고 있는 일회용 플라스틱 용기 중 일부 품목에서 인체에 유해한 물질이 검출돼 사용이 부적합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최근 미세플라스틱에 따른 위험성에 관한 연구 결과도 나오고 있는데, 전문가들은 플라스틱 용기 사용이 당장의 위험성은 없을지라도 '만성독성' 등 건강상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은 8일 일회용 플라스틱 용기 100건을 검사한 결과 폴리스티렌(PS)재질 용기 3건이 안정성에 부적합하다고 발표했다. 음식점 배달 용기로 주로 사용되는 폴리프로필렌(PP), 폴리스티렌(PS), 폴리에틸렌테레프탈레이트(PET) 재질 용기 중 PS 용기 64개를 선별 조사한 결과 이 중 3개에서 음식물을 담았을 총용출량이 기준을 초과했다는 것이다. 총용출량은 플라스틱 용기에서 식품에 용출돼 나오는 비휘발성 물질의 양으로, 해당 제품에 음식물을 담았을 때 용기의 원료물질이 음식에 기준치 이상으로 묻어 나온다는 뜻이다.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은 최근 음식 배달·포장으로 사용이 급증한 일회용 플라스틱 용기 100건을 검사한 결과, 폴리스티렌(PS) 재질 용기 3건이 안전성에 부적합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8일 밝혔다. (사진=서울시제공_
 
하지만 이는 용기별 허용 온도와 전자레인지 사용 여부 등을 정확히 지킨다는 것을 전제로 한 연구 결과로 나머지 97개 제품에 대한 안전성 역시 간과할 수 없다.  정소영 서울시생활보건팀 담당자는 “업소나 소비자들이 그 용기에 뭘 담을지는 사실 알 수 없지 않냐”며 “온도를 높이고 오래 놔두면 (총용출량이) 더 많이 나오는 거는 상식적으로 다 알 수 있는 얘기”라고 했다. 정 담당자는 “돈가스 등 뜨겁고 기름진 음식을 그냥 담거나, 전자레인지에 그대로 용기를 돌리는 경우가 많은데 이를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명예교수는 <뉴스토마토>와 인터뷰에서 “유해물질 허용기준은 사회적으로 합의된 것으로, 유해물질이 아예 안 나오게 플라스틱 제품을 만들 수는 없다”면서도 “(유해물질) 허용기준을 만족하더라도 지나치게 많이 사용하거나 자주 사용하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플라스틱 용기를 통해 섭취하게 되는 미세플라스틱도 문제다. 생수나 우유 등 플라스틱에 담긴 음식물을 섭취할 때 미세플라스틱도 함께 먹기 때문이다. 지난 3월22일 오스트리아 빈의대는 1인당 일주일에 5g의 플라스틱을 섭취하고 있다고 밝혔고, 같은 달 25일 중국 원저우 의과대학 연구팀은 하루 2739개의 미세플라스틱을 먹는다고 했다. 다만 식약처는 “한국인은 하루 16.3개가량의 미세플라스틱을 섭취하고 있는데, 우려할 수준은 아니다”라고 밝힌 바 있다.
 
반면 국내외 연구진들은 미세플라스틱의 위험성을 간과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최근 연구 결과 미세플라스틱이 혈액이나 폐에서 발견되는 등 인체 깊숙한 곳까지 침투하는 게 드러났기 때문이다. 빈의대 연구팀은 미세나노 플라스틱이 장내 미생물 군집 구성에 변화를 일으키고, 이에 따라 당뇨병, 비만, 만성간질환 등이 발병할 수 있다고 밝혔다.
 
윤학원 환경독성영향연구센터 연구원은 <뉴스토마토>와 통화를 통해 “미세플라스틱은 단일로 신체 내부에 들어오는 게 아닌 유해물질을 흡착한 상태이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화학 물질에 노출되는 것보다 더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며 “아직 연구가 필요하지만 장기적으로 노출될 경우 만성 독성에 시달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영국 헐요크 의대 연구팀이 국제학술지 ‘종합환경과학’ 최근호에 게재한 논문에 따르면 연구진은 폐 수술을 받은 환자 13명에게서 조직 샘플을 채취해 0.003㎜ 단위까지 분석한 결과 11명의 환자 샘플에서 미세플라스틱 성분을 확인했다. 사진/뉴시스
 
조승진 기자 chogiza@etomato.com
 
조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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