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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박병석 '압박' 통했다…'검수완박' 극한대치 일단락
여야 모두 퇴로 절실 상황으로 내몰려…검찰 집단반발은 계속
입력 : 2022-04-22 오후 5:57:34
 
[뉴스토마토 장윤서 기자] 박병석 국회의장의 승부수가 통했다. 여야가 이른바 '검수완박'을 둘러싸고 극한대치를 이어가자 중재안을 제시하는 한편 "수용하는 정당 입장을 반영해 국회를 운영하겠다"며 압박했다. 여야는 즉각 의원총회를 열고 박 의장의 중재안 수용 여부를 논의했다. 민주당과 국민의힘 모두 박 의장의 중재안을 수용키로 하면서 파국으로 치닫던 정국도 한숨을 돌리게 됐다. 
 
민주당, 지방선거 우려에도 검찰개혁 사활
 
민주당은 '검찰개혁'에 사활을 걸었다. 6월 지방선거에서 민심의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일부 우려도 제기됐지만, 윤석열정부 출범에 따른 검찰공화국 우려가 더 컸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대선후보 시절 검찰총장에 대한 법무부 장관의 수사권 폐지, 검찰총장의 독자적 예산 편성 등 검찰을 선출권력의 통제에서 벗어나는 무소불위 권력기관으로 끌어올리는 공약을 제시했다. 집권시 문재인정부 적폐청산 수사 여부에 "해야죠. 돼야죠"라고 동의하면서 정치보복 논란까지 일었다. 
 
이후 새정부 초대 법무부 장관에 친정인 검찰의 최측근이었던 한동훈 검사장을 지명하면서 검찰공화국 우려는 민주당에게 현실로 다가왔다. 지방선거를 우려해 법안 처리를 미룰 경우 새정부 출범 이후 윤 당선인이 거부권을 행사하면 법안은 휴지조각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민주당을 집어 삼켰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당내 강경파의 지지를 등에 업고 법안 강행처리를 서둘렀다. '검수완박'이라는 부정적 용어로 불리며 여론전에서는 밀렸지만(22일 발표된 뉴스토마토-미디어토마토 정기 여론조사 결과, 강행처리 찬성 40.6% 대 강행처리 반대 49.7%) 압도적 의석수를 바탕으로 28일 본회의까지 밀어붙일 태세였다. 
 
민주당은 이를 위해 자당 출신의 무소속 양향자 의원을 사보임하며 국회 법사위에 배정했다. 안건조정위원회를 장악해 국민의힘 저지를 무력화시키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양 의원의 반발로 민주당은 플랜B를 가동시켰다. 법사위 소속 민형배 의원을 탈당 처리해, 양 의원 자리를 대체하기로 한 것이다. 당장 국민의힘에서는 "꼼수", "의회 폭거"라는 비난이 쏟아졌고 민주당 우군이었던 진보언론과 시민사회마저 민주당 행태를 강하게 비난했다. 민주당으로서는 이번만큼은 물러설 수 없다는 강한 의지 표명과 함께 이러다 지지층마저 잃을 수 있다는 위기감에 초강수를 뒀지만 곧장 진퇴양난에 빠지게 됐다. 당내에서도 속도조절론 등 반대 목소리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박홍근(앞줄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비공개로 열린 더불어민주당 의원총회를 마친 후 나오고 있다. (사진=뉴시스)
 
국민의힘도 퇴로 절실…때맞춰 제시된 박병석 중재안 
 
 
민주당이 퇴로가 절실했던 것처럼 국민의힘도 출구를 찾아야 했다. 새정부 출범을 앞두고 여야가 급속도로 얼어붙을 경우 향후 있을 국회 인사청문회를 비롯해 정부조직개편 등 각종 법안 처리에 있어 민주당의 협조를 구할 길이 없게 됐다. 박병석 국회의장이 여야 합의를 중시하지만 민주당 출신이라는 점도 본회의 전략을 어렵게 만들었다. 이를 잘 아는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표면적으로는 결사저지 방침을 밝히는 한편 물밑에서는 민주당과의 접촉을 이어갔다. 집단반발에 나선 검찰과 법조계의 위헌 해석 등은 국민의힘에게 힘이 됐다.  
 
시한폭탄이 돌아가는 상황에서 박 의장의 중재안은 여야 모두에게 명분 있는 퇴로를 열어줬다. 박 의장은 22일 오전 국회의장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개혁 법안 관련해서 오늘 여야 원내대표에게 의장의 최종 중재안을 전달했다”며 “저는 오늘 양당 의원총회에서 의장의 중재안을 수용해 줄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말했다. 특히 "중재안을 수용한 정당의 입장을 반영해 국회 운영 방향을 결정할 것"이라는 압박을 담았다. 민주당과 국민의힘 모두 서로 눈치를 살필 수밖에 없는 처지로 몰아넣었다. 
 
박 의장이 제시한 중재안은 총 8개 항목으로 구성됐다. 검찰의 수사권과 기소권 분리를 원칙으로, 직접수사권의 한시적 유지와 수사범위를 기존 6대 범죄에서 2대 범죄로 제한했다. 중대범죄수사청 등 사법 체계 논의를 위한 사법개혁특위를 구성하고 특위 구성 6개월 내 입법 조치 완료 및 입법 조치 1년 이내 중수청 발족, 중수청 출범시 검찰 직접수사권 폐지 등이 담겼다. 또 중재안은 4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키로 했다. 
 
박 의장의 중재안을 받아든 여야는 각각 의원총회를 열고 수용 여부를 논의했다. 민주당과 국민의힘 모두 이를 전격 수용키로 하면서 '검수완박' 정국은 일단락됐다. 사전에 약속됐던 방미 일정까지 취소하며 여야 중재에 힘쓴 박 의장의 압박과 승부수가 통하는 순간이었다. 그간 거부권 행사를 공공연히 언급했던 대통령직인수위원회도 여야의 합의에 "존중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다만, 김오수 검찰총장에 이어 박성진 대검 차장, 전국 고검장 6명 전원은 이날 사의를 표명하며 집단반발에 돌입했다. 검란이었다. 
 
박병석 국회의장(가운데)과 더불어민주당 박홍근(왼쪽),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 관련 국회의장 중재안에 합의한 뒤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장윤서 기자 lan4863@etomato.com
장윤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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