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업황 부진에 시달리는 석유화학 회사들이 에틸렌의 중장기적인 판가 반등을 기대하고 있다.
6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나프타 가격은 1톤당 877.96달러, 에틸렌은 1톤당 1153.5달러다. 나프타는 지난해 4분기에 비해 18.61% 급등한 반면 에틸렌은 2.80% 올라 증가폭이 차이났다.
최근 들어와서도 양상은 비슷하다. 지난달 29일 기준 나프타는 전월보다 60.13%, 에틸렌은 9.26% 상승했다.
고유가 때문에 원유를 정제해서 나오는 나프타의 가격은 오르지만, 나프타로 만드는 에틸렌은 그만큼 팔리지 않아 벌어지는 현상이다.
이는 석화업체들의 업황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LG화학(051910)은 올해 1분기 석유화학 부문 영업이익이 635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46%, 전분기에 비해 7.43% 줄어들었다.
한화솔루션(009830)의 경우는 영업익은 전년 및 전분기보다 증가했으나, 영업이익률은 20.4%에서 16.6%로 감소했다.
양사 모두 2분기에도 어려운 환경이 지속될 것으로 봤다. 한화솔루션은 영업이익이 감소할 것으로 자체 전망했다.
롯데케미칼(011170)의 시황도 가라앉을 전망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의 1분기 영업이익은 989억원을 기록해 전년 6238억원보다 84.14% 급감할 전망이다.
석화업체들은 가동률을 조정하며 버티고 있다. LG화학은 1분기 NCC(나프타 기반 에틸렌 생산 공정) 가동률을 1~2% 낮췄으며, 2분기에도 시황 부진이 이어진다는 전제 하에 가동률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한화솔루션 역시 소폭의 가동률 조정을 지속하고 있다.
6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나프타 가격은 1톤당 877.96달러, 에틸렌은 1톤당 1153.5달러다. 사진은 LG화학 여수 NCC 공장. (사진=LG화학)
최소한 올해까지는 업황 부진이 이어진다는 전망이 나오기도 한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중국에서는 셧다운으로 인해 수요가 줄었는데 중국 내 석화 설비는 돌아가기 때문에 재고가 쌓이고 있다"며 "과잉공급이 해소되기 위해서는 최소한 6개월 정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중장기적으로는 업황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조현렬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 리포트에서 2016년부터 올해까지 에틸렌의 수요 성장률이 연평균 5.0%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조 연구원은 "앞으로도 에틸렌 수요 성장률은 4~5%가 될 것"이라며 "에틸렌을 다른 소재로 대체하려는 움직임도 성장률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국제 에틸렌 생산 능력 순증설이 올해 1230만톤, 2023년 860만톤, 2024년 470만톤으로 줄어든다고 전망했다. 특히 2024년에는 수요 순증가가 순증설을 앞지른다고 봤다.
수요 증가가 지속되고 공급 증설이 줄어들면서 에틸렌의 판가 내지 스프레드(판가와 원재료 가격 차이)는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화학, 한화솔루션, 롯데케미칼의 영업이익은 2024년으로 갈수록 상승하는 추세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