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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병 환자, 간섬유화 겹치면면 중증 저혈당 위험 38%↑
비알코올성 지방간 위험인자 규명한 첫 연구
입력 : 2022-05-04 오전 6:00:00
당뇨병 환자가 간섬유화를 가지면 중증 저혈당 위험이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왼쪽부터 이용호 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한경도 숭실대학교 정보통계보험수리학과 교수. (사진=세브란스병원)
[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당뇨병 환자가 간섬유화를 가지면 중증 저혈당 위험이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용호 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교수와 한경도 숭실대학교 정보통계보험수리학과 교수 연구팀은 간섬유화가 있는 당뇨병 환자의 중증 저혈당 위험이 간섬유화가 없는 환자 대비 38% 높게 조사됐다고 발표했다.
 
혈중 포도당 농도가 낮아진 저혈당은 당뇨병에서 흔하게 발생하는 합병증이다. 중증 저혈당은 치매, 심혈관 질환 위험률을 높이고 의식 소실과 심하면 사망을 일으킬 수 있다.
 
간섬유화는 간 조직이 딱딱하게 변하는 병이다. 간세포와 혈액 간 접촉을 방해해 간 기능 저하가 일어난다. 간섬유화는 간경변, 간암으로 악화할 수 있다. 원인은 간에 과도한 지방이 쌓여 생기는 비알코올 지방간이 대표적이다.
 
그동안 중증 저혈당을 야기하는 위험인자들에 대한 연구는 많았지만 비알코올성 지방간을 위험인자로 규명한 연구는 없었다.
 
연구팀은 비알코올성 지방간이 중증 저혈당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 중증 저혈당 치료 환자를 대상으로 지방간 지수(Fatty Liver Index)를 조사해 지방간 지수에 따른 중증 저혈당 발생 위험도를 밝혔다.
 
먼저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빅데이터를 활용해 2009~2012년 성인 2형 당뇨병 환자 약 200만명을 대상으로 중증 저혈당 치료 여부를 확인했다.
 
추적 관찰 기간인 약 5년 동안 중증 저혈당으로 치료받은 환자는 4만5135명이었다. 중증 저혈당 환자의 평균 연령은 67.9세로 중증 저혈당이 없는 환자 평균 57.2세에 비해 10.7세 높았다. 체질량지수(BMI)는 평균 24.3로 대조군보다 0.8 낮았다.
 
이어서 연구팀은 비알코올성 지방간이 중증 저혈당 발생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기 위해 지방간 지수를 활용했다. 지방간 지수는 간 효소를 활용해 지방간 중증도를 측정하는 수치다. 이 지수에 따라 전체 당뇨병 환자를 지수가 낮은 그룹(FLI<30), 중간 그룹(30?FLI<60), 높은 그룹(FLI>60)으로 나눴다.
 
각 그룹에서 중증 저혈당을 가진 환자는 100명 중 각각 3.6, 3.4, 4.4명으로 지방간 지수가 높은 군에서 낮은 군 대비 26% 증가했다. 간섬유화를 동반한 지방간 환자의 경우 간에 이상이 없는 당뇨병 환자 대비 중증 저혈당의 위험도가 38%까지 증가했다.
 
연구팀은 지방간 지수를 10분위로 나눠 분석한 결과 지방간 지수에 따른 중증 저혈당 발생 위험이 J자형 곡선을 그린다는 것을 확인했다. 중증 저혈당 발생 확률이 가장 낮은 지방간 지수는 남성에서 12~54, 여성에서 7~37였다.
 
이용호 교수는 "이번 연구의 의의는 지방간을 동반한 2형 당뇨병 환자에서 중증 저혈당 발생 위험이 높다는 것을 밝힌 것에 있다"라며 "저혈당 위험도를 고려해 환자 특성에 맞는 약물 치료로 환자 안전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의학협회(American Medical Association)가 발행하는 '저널 자마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 최근호에 게재됐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
동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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