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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2년래 최고…자동차·해운 강달러 수혜 기대감 '쑥'
1270선 돌파…1300원 가능성도 솔솔
입력 : 2022-05-10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우연수 기자] 원달러 환율이 1270선을 뚫고 고공행진하고 있는 가운데 원화 약세가 국내 수출주들에게 영업이익 개선의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원화 약세는 주식시장에 악재로 여겨지지만, 수출 기업 입장에선 마진이 개선된다는 이점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자동차와 해운, 의류 관련주들은 1분기 실적 호조에 따라 주가가 코스피 수익률을 웃돌고 있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기아는 전일 대비 1300원(1.55%) 하락한 8만2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기아와 현대차는 3월15일 저점 대비 각각 19.4%, 12.0% 상승 중이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0.4% 하락했다.
 
표=뉴스토마토
기아는 1분기 매출액 18조3572억원, 영업이익 1조6065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각각 10.7%, 49.2% 성장했다. 현대차는 매출액 30조원을 돌파했으며 영업이익 1조9300억원을 시현, 전년 대비 각각 10.6%, 16.4% 증가했다. 
 
원달러 환율 상승이 수출 위주의 자동차 업체들에 우호적인 환경을 조성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원달러 환율은 작년 말 1188.80원에서 최근 1270선까지 돌파하며 강세를 지속하고 있다. 1270선을 돌파한 건 약 2년여 만이다.
 
이상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차 실적 개선에 대해 "환율과 믹스개선 효과가 물량감소와 비용 요인을 상회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민선 키움증권 연구원 역시 기아에 대해 "우호적인 환율 환경과 평균판매가격(ASP) 증가가 비용 증가를 상쇄해 호실적을 달성했다"며 "2분기 환율도 전분기 대비 높은 수준에서 형성되며 우호적인 환경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대차와 기아, 그리고 해외 완성차 업체들에 자동차 부품을 제공하는 SNT모티브 역시 같은 기간 주가가 9.2% 상승했다. SNT의 매출액에서 수출 비중은 작년 78.6%를 차지했다. 
 
조수홍 NH투자증권 연구원은 "GM 볼트 전기차 리콜 여파에 따른 생산 차질 등으로 SNT모티브의 1분기 외형은 감소했지만, 환율 상승 및 반도체 장비 부품 사업 호조세에 힘입어 영업이익은 예상을 상회했다"고 설명했다. 회사의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2.2% 감소한 231억원으로 집계됐다.
 
9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272.0원)보다 1.3원 오른 1274.0원에 마감했다. 사진=뉴시스
 
전문가들은 원달러 환율의 추가 상승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이다은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중 금리차 축소, 경기 둔화 우려로 위안화가 약세 전환하면서 원달러 환율 상방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하락 전환하더라도 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당국의 구두 개입에도 불구하고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는 등 당분간은 원화 약세에 대한 불안심리가 지속되며 변동성을 높일 것이란 판단이다.
 
이에 수출 중심 업종에 투자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강달러 현상이 나타날 때 자동차·해운·조선·의류 등 업종의 실적이 개선되면서 주가 강세를 보이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해운 관련주 현대글로비스 역시 작년 3월15일 대비 주가가 25.0% 상승했다. 1분기 실적이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하면서 증권사들은 일제히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했다. 현대글로비스은 1분기 매출액 6조2900억원, 영업이익 4263억원을 기록해 각각 전년 대비 24%, 104% 성장을 이뤘다. 
 
송선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물류에서는 우호적인 환율 환경 등에 힘입어 해외 물류가 연 대비 42% 성장했다(국내는 1% 성장)"며 "특히 시황 강세와 환율 효과가 큰 해운 부문의 이익률이 연대비 9.2%p, 전분기 대비 5.6%p 상승하며 큰 폭으로 실적 개선에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의류 업체들도 대표적인 수출 기업이다. 지난 3월 중순 이후 주가가 5.3% 상승한 한세실업은 미국 바이어로부터 주문을 받아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수출하는 글로벌 패션 기업이다. 
 
허제나 DB금융투자 연구원은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 대비 29.6%, 41.9% 증가할 것으로 추정한다"며 "브랜드 믹스 개선과 원달러 상승 효과 등에 영업이익률은 6.8%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허 연구원은 아웃도어 의류 제조업체 영원무역에 대해서도 "달러 강세가 이어지며 원화 매출 성장률이 33%에 달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우연수 기자 coincidence@etomato.com
 
우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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