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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출신 금감원장 하마평 급부상…내부는 '환영' 외부는 '우려'
금감원 "금감원과 검찰 유기적 협업 기대"
입력 : 2022-05-13 오후 12:05:53
[뉴스토마토 우연수 기자] 정은보 금융감독원의 사의 표명 직후 검찰 출신들이 하마평 전면에 급부상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1호 검찰 출신 대통령인 만큼 금융권에서는 검찰 출신 금감원장도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라는 반응이 나온다.
 
금감원 안팎의 반응은 갈리고 있다. 내부에서는 수사력과 금융 이해도가 모두 높은 금감원장이 올 경우 금감원 업무에 시너지가 날 수 있을 거란 평가가 나온다. 반면, 시민단체와 업계에서는 무소불위 권한을 휘두르는 금감원의 등장으로 업계 전반의 위축을 가져오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13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전날 정은보 금감원장의 사의 표명 직후 검찰 출신 인물들이 급부상하고 있다. 하마평의 중심에 선 이들은 정연수 김앤장 변호사와 박순철 전 남부지검장, 박은석 법무법인 린 변호사로, 모두 윤석열 대통령과 같은 서울대 법대 출신이자 검찰 조직에 몸담았던 인물들이다.
 
왼쪽부터 △정연수 김앤장 변호사 △박순철 전 남부지검장 △박은석 법무법인 린 변호사
 
정연수 변호사는 지난 2008년부터 2013년까지 검찰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금감원 부원장보를 지낸 인물로, 유력하게 떠오르는 후보 중 하나다. 그는 자본시장조사본부장(부원장보), 금융투자업검사·자본시장조사담당 부원장보를 지냈다. 사법연수원 16기로 첫발을 떼고 1987~1999년 서울남부지검 등 소속 검사로 있었으며, 2013~2017년까지는 박근혜 정부의 대통령 비서실 행정심판위원회 위원으로 있었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감원에서 정 변호사는 최초의 검찰 출신이었는데, 업무 이해도가 높아서 평판이 괜찮았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후보는 박순철 전 남부지검장으로, 2020년 지검장 재직 당시 라임펀드 사건 수사를 이끌던 중 "정치가 검찰을 덮어버렸다"고 말하며 사표를 던져 주목받은 바 있다. 당시 검찰 조직은 라임펀드 사태에 대한 수사가 소홀하다는 의혹에 휩싸인 바 있다. 라임 수사가 진행되던 때의 총괄 지휘는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이었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의 장모를 기소하며 추미애 사단으로 불리기도 했으나,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의 라임 사건 수사 지휘가 미흡하다는 여당과 시민단체의 지적에 대해서는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하기도 했다. 그는 라임 사태와 관련해 시민단체로부터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고발당하기도 했다. 
 
이 밖에 박은석 법무법인 린 변호사도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그는 2014~2018년 금감원 자본시장국장을 역임했다.
 
이에 1호 검찰 출신 금감원장이 탄생할 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최초의 검찰 출신 대통령인데다 실제로 요직에 동향이나 동문 등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어 서울법대 출신인 이들에게도 이목이 집중된 것이다.
 
한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검찰 출신으로 왔던 사람들이 조사 업무 등에서 역량을 발휘하곤 했다"며 "특히 조사 업무는 금감원뿐 아니라 검찰과 함께 해야 하는 부분도 있는 만큼 검찰 출신 금감원장이 오면 협업과 소통이 수월해지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다만 안팎에서는 우려의 시선도 공존한다. 김득의 금융정의연대 상임대표는 "검사나 변호사 등이 만능 엘리트처럼 여겨지는 측면이 있는데, 수사만 중요한 게 아니고 금융 생태계와 금융소비자 보호 전반에 대해 이해가 있는 사람이 오는 게 중요할 것 같다"고 했다. 이어 "금감원장 자리는 청문회 부담도 없고 금융위원회에서 제청하는 식으로 인사가 이뤄지다보니 정권 초기에 자기 사람에게 한 자리 주기에 금감원장 만한 자리가 없다"며 "'끼리끼리' 문화가 되풀이되지 않길 바란다"고 했다.
 
한 금융사 관계자는 "인사가 사람을 통해 정책이나 국정 방향을 보여주는 역할을 하는데, 만약 금감원장까지 검사 출신이 온다면 업계에서는 더 강한 규제나 시장 위축을 우려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며 "다만 법과 원칙에 따라 네거티브 중심 규제로 시장을 보려는 검사 출신이라면 업계에서도 환영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검찰 출신 이외에도 인수위원회 출신과 행정관료 출신, 내부 인사 승진 등 다양한 하마평이 나오고 있다. 이찬우 금감원 수석부원장과 이병래 한국공인회계사회 대외협력 부회장, 최종학 서울대 경영학부 교수, 신성환 홍익대 경영학부 교수 등이 지속적으로 거론되고 있다.
 
우연수 기자 coincidence@etomato.com
 
우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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