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세계무역기구 정보기술협정(WTO Information Technology Agreement)의 3차 개정을 촉구했다.
16일 재계에 따르면 전경련은 이날 각국 반도체산업협회, 미국상공회의소, 디지털유럽, 세계정보서비스산업기구 등 42개 글로벌 경제·산업단체와 공동으로 ITA 확대 개정을 위한 협상 실행을 촉구하는 서한을 WTO에 송부했다.
ITA는 컴퓨터, 통신장비, 반도체 등 주요 IT 제품과 부품에 대한 WTO 복수국 간 협정이며, 지난 1997년 7월 82개국이 참여한 가운데 ITA-1이 최초로 발효됐다.
이후 미국, 유럽연합(EU), 한국, 일본 등 IT 주요국을 중심으로 2012년 5월 ITA 확대 협상 출범을 선언했고, 약 3년 반에 걸친 협상 끝에 WTO 제10차 각료회의가 열린 2015년 12월 케냐 나이로비에서 ITA 확대 협상(ITA-2)이 최종 타결됐다.
ITA-2는 기존 203개 품목 이외에 MRI 기계, 비디오 게임 콘솔, 잉크 카트리지, 위성TV 수신 셋톱박스, 반도체 복합구조칩(Multi-Component ICs) 등 201개의 새로운 품목을 포함했다. 또 TV 카메라, 위성TV 수신 셋톱박스, 복합기 프린터 등 당시 한-중 FTA 양허 제외 품목 22개가 포함되어 한국의 중국 수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
지난 2015년 12월16일(현지 시각) 케냐 나이로비에서 열린 제10차 WTO 각료회의 기간 중 'WTO 정보기술협정(ITA) 확대 협상 최종타결 기자회견'이 진행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뉴시스 사진)
하지만 미국반도체산업협회(SIA) 등 미국의 관련 업계 주도로 최근의 기술 발전을 반영하기 위한 ITA 확대 개정 협상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전경련 등 단체들은 이번 서한에서 "글로벌 기술(Tech) 산업 연합은 WTO 무역 협정의 가장 큰 성과 중 하나로 평가되는 ITA 적용 범위를 대폭 확대하는 ITA-3 이니셔티브에 전폭적인 지지를 보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난 2015년 ITA-2로 인한 기술 무역의 성과가 1조3000억달러에 달했고, 디지털 기술 분야에서도 폭발적인 성장이 이뤄졌는데도 지난 7년간 ITA 협정에 단 1개의 제품도 추가되지 않았다"며 "ITA-3는 글로벌 디지털 경제를 이끄는 무수한 신흥 기술을 ITA의 범위에 포함할 뿐만 아니라 디지털 격차 해소, 원격의료 솔루션 제고, 원격학습 질 제고, 기후변화 대응에 대한 해법의 기반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ITA-3 확장 협정은 ITA 협정의 지리적 범위 확대, 현재 다루지 못하고 있는 광범위한 기술 제품에 대한 관세 철폐, 디지털 혁신의 혜택을 전 세계적 생태계에 확산시키는 데 이바지할 것"이라며 "또 ITA-3를 통한 ITA 적용 범위의 확장은 향후 10년간 세계 GDP를 8000억달러가량 증가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정보기술혁신재단(ITIF) 보고서를 보면 ITA-3가 현재 세계 디지털 경제 전환을 주도하고 있는 새로운 기술(차세대 반도체, 산업용 로봇, 3D 프린터, 무인항공기 등)을 반영해 이뤄져야 하며, 미국 경제에 약 2000억달러의 경제적 효과와 ICT 제품 수출 증가(약 35억달러), 신규 일자리 창출(약 7만8000개) 효과를 가져올 것란 분석을 담고 있다.
전경련 관계자는 "ICT 글로벌 밸류 체인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한국으로서는 신기술 반영과 수출입 확대를 위해 ITA-3 이니셔티브에 참여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공동 서한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