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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우세종' RV·전기차에…힘잃는 '세단'
작년 국내 세단 판매량 53만대, 17년 만에 50만대 수준
입력 : 2022-05-19 오전 6:00:10
 
 
[뉴스토마토 황준익 기자] 국산 세단의 시대가 저물고 있다. 한때 승용차의 대명사로 통하던 세단 판매량이 갈수록 줄어드는 모양새다.
 
최근엔 현대차(005380)의 대표 중형 세단 '쏘나타' 단종설까지 흘러나왔다. 반면 레저용차량(RV)은 승승장구하고 있다. 10여 년 전만 해도 비주류였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은 대세로 자리 잡았고 코로나19 확산 이후 이른바 '차박(자동차 숙박)', 캠핑 등이 인기를 끌면서 미니밴과 픽업트럭도 수요가 늘고 있다.
 
19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완성차업체의 세단 판매량은 전년 대비 19.1% 감소한 53만695대를 기록했다. 연간 세단 판매량이 50만대 수준으로 떨어진 건 2004년(51만4485대) 이후 17년 만이다. 올해 1분기 역시 10만604대로 전년 동기 대비 23.8% 줄었다.
 
현대차 쏘나타 N라인.(사진=현대차)
 
승용차 판매량 중 세단이 차지하는 비율도 떨어지고 있다. 지난해 세단 비중은 43.7%로 전년 대비 4.0%p 하락했다. 10년 전인 2011년(76.5%)에 비해 30%p 넘게 줄었다.
 
특히 세단의 대표주자 격인 중형세단 판매량은 10만5702대로 2000년대 들어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연간 20만대 가까이 팔려 '국민차'로 통했던 현대차 쏘나타의 지난해 판매량은 전년 대비 6.4% 줄은 6만3109대에 그쳤다. 2020년(6만7440대)엔 32.6% 급감했다.
 
결국 현대차가 쏘나타의 차세대 모델에 대한 개발 계획을 진행하지 않고 있다는 얘기가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현대차 측은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통상 새로운 모델이 출시되면 다음 신차는 4~6년 정도의 기간을 거친다. 8세대 쏘나타는 2019년 출시됐다. 9세대 쏘나타는 2025년 전후로 나와야 하고 지금 개발에 착수했어야 하는데 계획이 없어 단종설에 무게가 실리는 이유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예전엔 쏘나타가 자동차 시장에 허리를 맡고 그랜저가 최고급 모델 역할을 했지만 그랜저가 쏘나타 판매량을 뛰어넘고 제네시스 등장으로 소비자들의 눈높이가 높아졌다"며 "8세대 쏘나타의 디자인 호불호가 갈리면서 판매량이 떨어지자 후속 모델에 대한 자신감이 없어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SUV 판매량은 상승세다. 지난해 국내 완성차업체 SUV 판매량은 57만8451대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2020년(61만5983대)과 비교해 소폭 줄었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에도 선방했다는 평가다. 2013년(29만3506대)과 비교하면 2배 가까이 성장했다.
 
현대차 아이오닉 5.(사진=현대차)
 
세단 판매량이 줄어드는 이유는 SUV의 상품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과거 SUV의 단점으로 꼽혔던 승차감과 소음, 진동 등이 해소되면서다. 오히려 넓은 시야와 적재공간 등 SUV의 강점이 부각됐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 차는 세단이었지만 2017년부터 분위기가 바뀌었다"며 "싼타페, 쏘렌토 등 중형 SUV가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고 소형 SUV 등장으로 정점을 찍었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라인업부터 세단보다 SUV가 더 풍성하다. 베뉴, 코나, 투싼, 싼타페, 팰리세이드 등 소형부터 대형까지 갖춰져 있다. 하지만 승용차는 소형이 모두 단종됐고 대표 인기 차종이었던 쏘나타가 부진한 상황이다. 기아(000270) 역시 지난해 카니발, 쏘렌토 등 레저용 차량(RV) 모델 판매량이 26만4198대로 승용 모델(20만8503대)을 크게 앞질렀다.
 
현대차 아이오닉5, 기아 EV6, 제네시스 GV60 등 전용 전기차도 모두 SUV다. 넓은 실내 공간이 전기차의 장점인 만큼 세단 보다는 SUV 형태의 전기차가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세단형 모델들이 계속 감소하고 있는 것은 세계적인 추세다"며 "전기차의 경우 테슬라처럼 과서 세단 형태에서 벗어나 하이브리드 디자인 모델이 다양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에는 SUV 인기에 더해 미니밴 시장이 성장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가족 단위의 자동차 여행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다. 카니발, 스타렉스, 스타리아 등 국산 미니밴의 지난해 판매량은 10만6935대로 전년보다 6.5% 증가했다.
 
국내에선 '불모지'였던 픽업트럭도 위상이 달라졌다. 지난해 수입 픽업트럭 판매량은 5730대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산 유일의 픽업트럭인 쌍용차의 렉스턴 스포츠&칸은 2만5813대로 전년보다 21.9% 줄었지만 반도체 수급난으로 출고 적체 물량이 많은 상황에서 선전했다는 평가다.
 
황준익 기자 plusik@etomato.com
황준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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