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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데믹에 OTT 꺾였나…실적 찬바람에 자구책 마련 나서
순차 공개·묶음 판매로 '락인 효과' 극대화…저가 광고 구독 옵션도
입력 : 2022-05-19 오후 3:35:59
[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코로나19 확산세가 줄어들며 엔데믹(풍토병화) 전환이 가속화되고 구글의 '인앱결제' 정책에 따른 가격 인상 요인까지 겹치면서 OTT 플랫폼의 성장세가 주춤하고 있다. OTT 업계는 가입자 이탈을 막고자 오리지널 콘텐츠 강화 외에도 콘텐츠 공개 방식 및 가격대 구성을 다양화하는가 하면, 번들링(묶음 판매)에도 나서는 등 자구책 마련에 힘쓰고 있다.
 
19일 관련 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성장 둔화에 따른 비용 절감을 위해 넷플릭스 전체 직원의 2%에 달하는 150명을 정리해고했다. 넷플릭스는 올해 1분기 유료 회원이 지난해 4분기보다 20만명 줄었다. 지난달 20일 1분기 실적 발표 자리에서 스펜서 노이만 넷플릭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향후 2년간 회사의 지출 일부를 축소할 계획이라고 밝혔으며, 직후 넷플릭스의 주가는 장중 40% 가까이 폭락했다. 
 
넷플릭스는 오리지널 콘텐츠 공개 직후 가입자가 급격히 늘었다가 몰아보기를 한 뒤 이탈하는 사례를 막기 위해 전편을 일괄 공개하는 방식 대신 순차 공개로 선회했다. 오는 27일 세계 동시 공개를 앞둔 '기묘한 이야기' 시즌4는 파트1과 파트2로 나눠 공개할 예정이다. 앞서 '종이의 집' 최종 시즌도 지난해 9월과 12월에 걸쳐 5편씩 나눠 공개한 데 이은 두 번째 시도다. '솔로지옥', '신세계로부터' 등 예능프로그램도 한 주에 한편씩 공개했다. 디즈니플러스 역시 한국 오리지널 시리즈와 마블 시리즈 등 거의 모든 콘텐츠를 매주 1회씩 순차적으로 공개했다. 국내 OTT 왓챠 역시 순차적으로 오리지널 콘텐츠를 공개한 바 있다.
 
이용자의 선호도 정보를 활용한 '번들링' 전략도 있다. 묶음 판매는 일정 금액의 결합 요금을 지불하고 여러 콘텐츠를 동시에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왓챠는 하나의 구독 요금제로 영상, 음악, 웹툰을 이용하는 '왓챠 2.0'을 출시했다. 쿠팡은 멤버십 서비스에 가입한 회원에게 OTT 쿠팡플레이를 무료로 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넷플릭스는 콘텐츠 내에 게임을 추가해 서비스 범위를 확대했다. 앞서 유튜브뮤직은 영상 콘텐츠와 번들링을 통해 국내 음악 서비스 시장의 점유율을 높였다. 이와 더불어 국내 토종 OTT들은 파트너십을 통해 경쟁력 확보에 힘을 모으고 있다. 티빙은 파라마운트플러스와, 웨이브는 HBO맥스와 손을 잡았다. 
 
스포츠 경기 중계로 충성 고객 확보에도 나섰다. 티빙은 종합격투기(MMA) 대회 UFC, 복싱, 테니스 등 다양한 장르의 스포츠 독점 생중계를 통해 스포츠 팬들을 공략한다. 쿠팡플레이는 월드컵 경기한국프로축구연맹과 공식 파트너십을 맺고 K리그 전 경기를 생중계 하고 있으며, 오는 7월에는 손흥민이 소속된 토트넘 홋스퍼 FC를 초청해 K리그와 친선경기를 주최한다. 애플TV+도 MLB 중계권을 확보해 오는 6월부터 12주간 매주 두 경기를 무료 중계한다.
 
다양한 가격전략을 구사해 이용자에게 세분화한 선택권을 주기도 한다. 그간 광고에 대해 거부감을 나타냈던 넷플릭스는 이르면 올해 4분기부터 광고 기반 구독 옵션을 선보일 예정이다. 디즈니플러스도 연말 광고 버전 서비스를 출시한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미국 OTT 파라마운트 플러스, HBO맥스, 훌루도 저가의 광고 구독 옵션이 있다. 다만, 토종 OTT들은 우선 콘텐츠 본연의 경쟁력 확보에 집중한 뒤 향후 비즈니스 확장성에 대해 고려할 예정이다. 
 
OTT 시장 규모 위축에 대해선 콘텐츠 시청 습관이 바뀌어 버린 상황에서 아직 판단이 이르다는 의견과 다양해진 OTT로 본격적인 옥석 가리기가 시작될 것이란 전망이 공존한다. 업계 관계자는 "차별화한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해 흥행시키는 것이 핵심이 될 것"이라면서 "각 OTT 특성에 맞게 거액의 제작비가 드는 대작 외에도 예능, 다큐멘터리 등으로 장르도 더 다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홍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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