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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금감원장 이병래 유력에 금투업계 '환영'…"검찰 공화국 피해야"
전자증권 제도 안착시킨 이병래…내부 평판도 긍정적
입력 : 2022-05-26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신송희 기자] 차기 금융감독원장에 이병래(행시 32기) 한국공인회계사 부회장이 유력 내정자로 알려지면서 금융투자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미 한국예탁결제원 사장으로 전자증권 제도를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인물에다 과거 금융정보분석원장, 금융위 증권선물위 상임위원까지 맡으면서 실력으로는 충분한 검증을 받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여전히 금감원장 내정자로 검찰 출신들이 인사를 뒤흔들 수 있단 우려도 나오지만, '검찰 공화국'이란 비판에선 자유로울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의 뒤를 이어 차기 원장으로 이병래 한국공인회계사 부장이 유력 내정자로 거론된다.
 
차기 금감원장에 유력 내정자 이병래 부회장. 사진=뉴시스 
이병래 부회장은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과장, 금융정보분석원장 등을 역임했다. 지난 2016년 12월부터 2020년 1월까지는 예탁결제원 제 21대 사장을 역임하면서 국내 최초로 전자증권 제도를 시행한 업적을 기록했다.
 
전자증권 제도는 실물증권 기반의 국내 증권제도를 무권화 제도인 전자증권 제도로 전환하는 범국가적 사업이다. 실물증권을 발행하지 않고 전자등록 방법으로 증권의 발행·유통·권리행사 등 제반 증권 사무를 처리할 수 있다. 이 외에도 부산에 증권박물관을 개관하고 전자투표 활성화 등에 힘썼다는 평가를 받는다. 평판 역시 긍정적이다. 이 부회장과 측근으로 업무를 본 대다수의 임원들은 그를 “소탈하며 상대방과의 의사소통을 중요시한다”고 평가했다.
 
다만 사건·사고도 일부 발생했다. 임기 중에 증권사의 ‘유력주식’ 사건이 발생하면서 예탁결제원의 시스템에 문제가 제기됐다. 당시 유진투자증권에서 실재하지 않는 유령주식이 매매되는 일이 발생해 투자자와 증권사간에 갈등이 생겼다. 또한 임직원용 오피스텔을 거액을 들여 매입, 운용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과도한 특혜 논란도 일었다.
 
한편 일각에서는 금감원장으로 이 부회장이 아닌 검찰 라인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끝까지 지켜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금융감독원 내부에서도 “확정되지 않은 만큼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며 말을 아끼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병래 부회장이 김석동(전 금융위원장) 라인이어서 금감원장의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이병래 부회장은 김 전 위원장이 ‘가장 아끼는 공무원’으로 알려질 만큼 과거 그림자처럼 보좌한 최측근으로 알려져 있다.
 
검찰 출신이 거론되는 이유는 내부적으로 그간 틀어져버린 금융위원회와의 관계를 복원해야 하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정책과 집행이 금융위와 금감원으로 각각 분리돼 있는 현행 구조상 금융감독 문제를 놓고 두 기관의 갈등이 불거진 상황이다. 오랜 기간 금융위와의 갈등은 금감원장이 바뀔 때마다 거론된다.
 
한동안 금감원장으로 검찰 출신이 유력한 후보로 거론될 때마다 내부적으로 기대를 높였던 것도 이 때문이다. 검찰 출신 인사가 금감원장에 임명되면 현재 금융위에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는 금감원의 상황이 역전될 수 있어서다. 앞서 정연수 김앤장 변호사와 박순철 전 남부지검장, 박은석 법무법인 린 변호사로, 모두 윤석열 대통령과 같은 서울대 법대 출신이자 검찰 조직에 몸담았던 인물들이 하마평에 오른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덕수 신임 국무총리가 최근 국민통합과 협치를 강조하면서 검찰 출신보다는 실력과 능력 검증을 위주로 인선에 중요 사안으로 올릴 것으로 보인다”면서 “인선 결과는 지켜봐야 알 것”이라고 말했다. 금투업계 관계자는 "검찰 출신 금감원장이 나올 경우 규제 강화 등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질 수 있다"면서 "정치권으로도 '검찰 공화국'을 노골적으로 진행하고 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송희 기자 shw101@etomato.com
신송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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