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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ELS' 올해만 1755억 발행…주가 반토막에 투자자 발동동
해외종목형 ELS 올해 4천억 발행…'연 30%대 수익' 투자자 관심 '쑥'
입력 : 2022-05-30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우연수 기자]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 주가가 급락하면서 관련 주가연계증권(ELS)의 원금 손실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작년 고점 대비 주가가 반토막 나면서다. 연 30%대 수익률의 해외종목형 ELS들이 투자자 시선을 사로잡고 있지만, 개별 해외종목을 기초자산으로 한 ELS는 변동성이 크고 지수형에 비해 원금손실 가능성도 크다는 경고의 목소리가 나온다.
 
27일 세이브로에 따르면 올해 발행된 해외종목형 ELS는 약 3930억원(229종목)이다. ELS는 코로나 이후 발행량이 감소했지만, 해외종목형 ELS는 2019년 2112억원(117종목)에서 2020년 4383억원(268종목), 2021년 9491억원(406종목)으로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하지만 최근 미국 기술주들의 주가가 급락하면서 이들 ELS의 건전성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올해 가장 많이 발행된 해외종목형 ELS는 반도체 기업 'AMD'와 전기차 기업 '테슬라' 2개 자산을 기초로 한 ELS로, 올해에만 1243억원이 발행됐다. 하지만 AMD와 테슬라는 이달 들어 작년 11월 고점 대비 각각 47.6%, 48.9%까지 하락한 바 있다. 
 
올해 AMD를 기초자산으로 포함하고 있는 ELS는 총 2143억원이 발행됐으며 뒤이어 테슬라(2091억원), 엔비디아(1755억원) 순으로 크다. 엔비이다의 경우 작년 고점 대비 이미 51.6%까지 떨어졌다. 이 밖에도 마이크론, 보잉, 넷플릭스, 메타, 애플, 스타벅스 등이 ELS의 기초자산으로 활용되고 있지만, 주가는 모두 하향세다.
 
ELS 투자와 개별 주식 투자에는 차이가 있다. 개별 해외주식을 매수하면 주가가 오르거나 떨어지는대로 원금에 영향이 가지만, ELS는 주가가 약속한 구간 안에만 머무르면 약속한 연 수익을 보장한다. 주가는 30%가 하락해도 ELS 투자자는 약속된 연 수익을 가져갈 수 있는 구조다. 단 한 번이라도 구간을 벗어나면 최대 100%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다. 최근 미국 기술주들이 약세를 보이곤 있지만, 반토막 이상 떨어질 가능성은 낮다는 심리로 ELS 투자가 활발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최근 해외 주식의 높은 변동성으로 인해 연 30% 이상 중수익 ELS들이 출시되면서 투자자 관심은 더 커지고 있다. 현재 NH투자증권에서 청약 중인 테슬라·마이크론 기초자산의 ELS는 연 수익률이 33.4%다. 만기 시 두 종목의 주가가 65% 이상이거나, 만기까지의 기간 중 단 한번도 40% 아래로 떨어지지 않으면 수익을 지급한다. 지수형 ELS가 연 수익률은 3~7%에 불과하다. 단, 한번이라도 구간을 벗어나면 최대 100%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해외 종목형 ELS는 '중수익'인 동시에 '중위험' 상품인 만큼 원금 손실 가능성도 지수형에 높다. 높은 변동성을 활용해 연 수익률을 높게 설계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코스피200, S&P500 등 주가 지수는 움직이는 변동폭이 개별 종목에 비해 좁으며, 국내주식 역시 삼성전자, 현대차 등 변동성이 비교적 낮은 대형 우량주 중심으로 ELS가 발행된다. 해외와 달리 상·하한가 제도로 하루 주가 변동폭이 크지 않은 점도 특징이다. 반면 해외주식은 대부분이 미국 기술성장주를 기초자산으로 하고 있고 변동폭이 더 클 수 있다. 삼성증권 등 일부 증권사는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아예 해외 개별종목 ELS를 발행하지 않고 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지수형 ELS은 전체 중 원금 손실 발생률이 1%도 되지 않을 정도로 드물지만 개별종목, 특히 국내종목보다 변동폭이 큰 해외주식은 ELS로 투자하기에 위험 가능성이 크다"며 "30% 이상 수익률을 돌려줄 수 있단 얘기는 그만큼 공매도 세력 등 하방 베팅 수요도 많다는 뜻이기도 하다"고 조언했다. 
 
우연수 기자 coincidence@etomato.com
 
우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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