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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장 기업 동아줄 BDC…인센티브 필요성 제기
5년 이상 폐쇄형으로 일정비율 벤처·혁신기업 투자
입력 : 2022-05-30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신송희 기자] 초기 기업에 자금을 조달하는 시리즈 투자가 금리인상 기조로 위축되면서 BDC(기업성장 집합투자기구)가 새로운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그간 ‘큰 손’의 영역으로 불리던 비상장 기업 투자에 개인들의 투자 욕구가 더해지면서 새로운 모험자본 활성화를 기대할 수 있어서다.
 
BDC 인가 대상인 자산운용사와 증권사, 벤처캐피탈(VC) 업계는 이번 BDC 도입을 환영하면서도 금융위원회의 각종 인센티브의 필요성 제시하고 있다. 아울러 BDC가 초기 시장에 안착할 수 있도록 거래 활성화 방안과 투자자 보호장치 규제 완화 등이 요구된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늦어도 다음달 초까지 상장 이전의 벤처 및 혁신기업에 집중투자하는 새로운 투자기구인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를 도입하는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하고 의결·통과를 위한 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시장참여자 협의를 통해 하위법규 개정안 등 세부 도입방안도 마련한다.
 
BDC는 자산의 일정비율 이상을 벤처·혁신기업 등에 투자하고 5년 이상 폐쇄형(중도환매 제한)으로 운용해 기업이 안정적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돕는 펀드다. 기존에 비상장사에 투자하는 정책금융, VC(벤처캐피탈)나 사모펀드 등과 다른 형태로 모험자본을 공급한다. 기본적으로 공모펀드의 특성과 사모펀드의 특성이 혼합됐다.
 
이번 BDC의 도입을 놓고 업계별 반응은 대체적으로 환영하는 분위기다. 특히 비상장 기업의 기대감이 높다. 최근에 금리인상 기조로 VC 등에서 기업의 밸류에이션을 낮게 평가하거나 투자규모를 줄이는 기조가 나타나고 있다. 앞으로 BDC가 도입될 경우 자산의 60% 이상을 벤처나 비성장에 투자해야 하는 만큼 공급 여력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VC 업계 관계자는 “작년까지도 시장에 유통되는 자금이 많아 다수의 시리즈A나 B·C 등 투자 풀이 늘어났다”면서 “올해는 전반적으로 금리인상과 함께 자금 흐름이 경색되는 분위기로 투자도 위축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시리즈 투자 구분은 이제 막 창업을 한 스타트업이 종잣돈 투자를 받는 것을 시드(Seed), 시제품을 개발하고 본격적으로 시장에 진출하기 전에 받는 투자를 시리즈 A 투자라고 부른다.
 
기업 규모가 성장함에 따라 시드투자에서 시리즈 A·B·C 등으로 투자 단계를 높인다. 비상장 기업 관계자는 “성장을 위해선 자금조달이 필수적인데 이전과 달리 투자처를 찾기가 쉽지 않고 있어 새로운 제도에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다만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통상 우리가 알고 있는 유망 벤처기업은 이미 충분한 자금을 조달받는 경우가 다수”라면서 “규모의 경제를 내세우는 BDC 안에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기업을 얼마나 담을 수 있을지 미지수”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제도가 시행되는 초기에는 각종 혜택을 통한 시장 활성화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한국거래소에 증권매매 시 투자금 회수가 원활하게 하는 것도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BDC는 개인들의 자금을 모집하는 공모 형태인 만큼 투자자 보호를 위해 마련된 장치들이 역으로 기업에겐 부담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BDC에는 피투자 기업의 주요 경영사항을 공시해야 하는 의무가 발생한다. 창업 초기 기업에 자금을 조달하는 비슷한 구조인 벤처투자조합이나 사모펀드에는 해당 제한이 없는 것과는 다르다.
 
증권사나 자산운용계도 BDC의 도입을 놓고 활용 방안에 대해 고심하는 분위기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비상장 기업에 대한 개인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은 상황”이라며 “최근 증권사들도 비상장 기업에 대한 분석을 강화하는 등 BDC에 대한 관심도도 높을 수박에 없다”고 말했다.
 
BDC 도입을 앞두고 업계는 환영하고 있다.사진=신송희
신송희 기자 shw101@etomato.com
신송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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