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서울 마포구는 청년들과 신혼부부들이 선호하는 지역 중 하나다. 상권과 주거지역이 균형을 이루고 있고, DMC를 비롯해 사무시설도 많아 직주근접이 실현될 수 있는 곳이다. 이로 인해 전통적으로 민주 진영이 강세를 보였다. 최근 3번의 구청장와 국회의원 선거를 모두 민주 진영이 승리했다.
최근 ‘마용성(마포·용산·성동)’이라 불릴 정도로 마포구에 일고 있는 부동산 광풍이 보수 진영의 약진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 대선에서도 2.53%p 차이로 윤석열 당시 국민의힘 후보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꺾기도 했다.
이번 6.1 지방선거 역시 대선의 영향권 아래 있기 때문에 더불어민주당으로서는 만만하게 볼 수 없는 선거다.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마포구청장을 차지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여기에 새로운 변화를 원하는 정의당도 참전했다.
유동균, 사회적 약자 보살피는 마포
더불어민주당은 현역 프리미엄을 살리고자 2018년 지방선거에서 박강수 후보를 더블 스코어 이상으로 누른 유동균 현 구청장이 연임에 도전한다. 유 후보는 1974년부터 50여년을 마포에서 산 풀뿌리 정치인으로 구의원, 시의원, 구청장 코스를 밟으며 지역 현안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자랑한다.
유 후보는 MH하우징, 청년취업인턴 등의 성과를 바탕으로 정책의 일관성과 연속성을 살려 마포를 서울의 핵심도시로 발돋움시키겠다는 비전을 내세우고 있다. 마포를 DMC기반의 산업융합혁신 상암권역, 감성·디자인혁신의 홍대권역, 문화·관광혁신의 합정권역, 금융서비스 산업기반 중심의 경제허브 공덕권역 등 마포를 4대 권역으로 육성하겠다는 구상이다.
주요 공약으로 마포유수지 한류공연장 건립, AI 디지털혁신교육센터 건립, 500만 그루 나무 심기 확대, 공공토털케어시스템 도입을 약속했다. 노인, 아동, 여성, 청년, 1인 가구 친화 도시를 만들어 사회적 약자를 보살피는 마포를 만들 계획이다.
특히, 청년 친화 도시를 만들기 위해 상암 DMC와 연계해 AI 디지털혁신교육센터를 만들어 4차산업디지털 인재를 양성한다. 청년 창업과 취업공간을 활성화해 청년 일자리 거점으로 육성하고 미취업 청년에게 지원금을 지급한다. 마포형 청년 일자리 사업을 방송, 영화, IT, 디자인 분야로 확대하고 마포구로 이사 오는 청년에게 부동산 중개비도 지원할 예정이다.
유 구청장은 “청년을 외면하지 않고 청년이 힘들지 않도록 다각도의 대책을 구상해서 마포구가 청년 인재의 요람이 되도록 할 것”이라며 “지방선거는 일 잘하는 일꾼 위주의 인물선거인 만큼 ‘노련한 구청장’ 유동균이 초보자처럼 휘둘리지 않고 위기를 극복하겠다”고 말했다.
박강수, 4년 전 패배 설욕 기회
국민의힘은 지난 2018년 쓰라린 패배를 맛본 박강수 후보를 내세웠다. 박 후보는 오세훈 시장 후보, 윤석열 대통령과의 원팀을 바탕으로 이번엔 지난번과 다른 결과를 얻을 것으로 자신한다.
전북 고창 출신인 박 후보도 마포에 터를 잡은 지 40년이 넘었다. 박 후보는 36년간 언론사를 경영하면서 윤석열 대통령 후보 기획특보, 대통령직 인수위 자문위원을 역임했다. 지역과 중앙 모두 넓은 인맥을 갖고 있으며, 당인리발전소 지하화 반대, 상암 롯데몰 입점 등으로 주민과 호흡하기도 했다.
박 후보는 대표 공약으로 전기료·온수난방비 반값을 내걸었다. 그동안 당인리발전소로 인해 주민들이 분진, 먼지 등 피해를 받아 온 만큼 전기료·온수난방비 반값의 혜택을 받아야 한다는 취지다. 또 영양실조와 고독사 방지를 위해 75세 이상 어르신들에 점심 무상급식을 제공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한강변 마포 순환열차 설치, 임산부 지원 구립 햇빛센터 건립, 난지도 복합문화관광단지 조성 등도 약속했다.
박 후보는 29살에 언론사를 창업한 경험을 바탕으로 청년창업환경 조성에 누구보다 공감하고 있다. 마포문화원 부지에 지상 10층 규모 청년창업지원센터를 건립할 계획이다. 청년들이 기업하기 좋은 자치구로 바꾸면, 청년기업이 커지고 마포도 경제도시로 발돋움하는 발판이 될 것이라는 자신감을 갖고 있다.
박 후보는 “저도 힘들고 막막했던 청년 창업가였어서 청년 창업가들과 회계, 법률, 금융 등 전문가들을 적시적소에 이어주는 따뜻한 둥지가 마포 내에도 만들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구민이 원하고 구민을 위한 행정으로 구민의 편에서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싶어 출마했다”고 말했다.
조성주, 다양한 시민 보호장치 마련
정의당은 서울시 노동협력관, 대선 심상정 후보 종합상황실장을 지낸 조성주 후보가 출마했다. 조 후보는 기존의 낡은 정치와 소통하지 않는 정치의 틀을 깨고 다양한 정체성을 가진 시민들이 어루어지는 자유로운 마포를 만들겠다고 내걸었다.
조 후보는 위법 경계에 놓여있는 타투이스트, 보호받지 못하는 프리랜서·라이더 등 플랫폼 노동자, 성소수자, 소규모 자영업자, 문화예술인, 1인 가구에 주목했다. 서부면허시험장 부지에 종합병원급 공공병원을 건립하고, 시민 절반 월세수당 20만원을 지급하고, 최초 동성 혼인 인정, 생활동반자 지원, 마포형 노동공제회 시행, 준내각제 마포형 연합정부 모델 도입을 공약했다.
조 후보는 청년에게 다양한 기회가 있는 마포를 만들고자 마포형 월세수당을 지원해 ‘계속 주거권’을 보장하고 일자리 교육 훈련, 직업체험과 일자리의 연계 등 일자리 분야 종합지원을 추진할 계획이다. 마음건강 심리상담 바우처를 확대 지원하고, 채무와 금융생활 상담 지원, 군 입영 전 상담 지원, 생애 첫 전월세 계약 동행 등의 공공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조 후보는 “자신의 일에 자부심을 갖고 성실하게 일하고 있는 시민을 위한 보호장치를 마련하는 일을 할 수 있는 구청장 후보가 바로 저 조성주”라며 “정의당 조성주를 정청래 왕국 해체를 위해 사용해달라”고 말했다.
왼쪽부터 유동균 더불어민주당 마포구청장 후보, 박강수 국민의힘 마포구청장 후보, 조성주 정의당 마포구청장 후보. (사진= 각 캠프)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