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게 크게 작게 작게
페이스북 트윗터
이장석 가천대 교수 "잡지 창간호, 콘텐츠로 디지털화 해야"
'한국잡지 120년, 시대를 말하다' 학술대회서 제안
입력 : 2022-05-30 오전 11:29:25
[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 한국 잡지의 가치를 제대로 발굴·보존하기 위해서는 창간호를 디지털 콘텐츠화 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20년 역사를 가진 한국의 잡지들은 지금까지 아날로그 방식으로 보존돼 왔지만 디지털 전환시대에 발맞춘 콘텐츠로 활용해야 문화유산의 가치를 높이고 지속 가능성을 보장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장석(사진) 가천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지난 28일 코엑스에서 열린 학술대회에서 이같이 제안했다. 학술대회는 '한국잡지 120년, 시대를 말하다'라는 주제로 개최됐으며, 이 교수는 기조발제자로 나섰다.
 
그는 "잡지 창간호는 동시대의 사상과 역사와 시대 정신을 파악할 수 있는 1차 기록물"이라며 "발행 당시 시대상과 발행인의 의도가 고스란히 녹아 있고, 해당 잡지의 성격과 향후 콘텐츠의 방향성을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가치가 매우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록정보는 관리와 보존도 중요하지만 궁극적으로 해당 기록정보를 얼마나 제대로 활용하는지에 따라 그 의미와 가치 역시 달라질 수밖에 없다"며 "디지털 아카이브를 구축하고 콘텐츠의 디지털화를 통해 아날로그의 한계를 극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이를 위해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장점을 동시에 취할 수 있는 디지로그(digilog)적 접근이 필요하다면서 그 허브로 박물관의 기능을 강조했다.
 
그는 "모나리자의 ‘진품만이 가진 형언할 수 없는 특별함’인 아우라를 느끼기 위해 직접 루브르 박물관에 가는 원리와 같다"면서 "100세 시대에 진입함에 따라 고령 관람객이 증가하고 관람객층이 다변화되는 시대에서는 다양한 박물관 이용 계층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고 했다. 
 
또 "박물관 이용은 단순히 흥미와 재미를 넘어 정교하게 조직된 경험이어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서는 관람객의 성장을 이끌어낼 수 있는 박물관 전시와 프로그램 개발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와 함께 "후속세대를 위해 콘텐츠 유통 측면에서 쉽고 흥미로운 내용으로 카드뉴스를 제작하거나 가천박물관을 비롯해 잡지 창간호를 메타버스 콘텐츠화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며 "잡지 창간호 제작 당시 한자로 쓰인 점을 감안했을 때, 이를 한글로 전환해 오디오북으로 제작하는 것도 이용자들의 접근성을 높일 수 있다"고 제안했다.
 
가천박물관(관장 윤성태)과 한국출판학회(회장 노병성)가 공동 주최한 이번 학술대회는 잡지 창간호에 담긴 시대정신을 고찰하는 기회를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잡지 창간호를 주제로 한 학술대회가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가천박물관은 잡지 창간호 2만여 점 이상을 보유하며 국내 최대 소장처로 기네스북에 등재돼 있다. ‘대한자강회월보(1906)’와 ‘낙동친목회학보(1907)’, 근대 종합 잡지의 효시인 ‘소년(1908)’ 등 잡지 창간호를 비롯해 잡지 발행 기관조차 보유하지 않은 자료도 소장하고 있다.
 
학술대회는 총 두세션으로 진행됐다. 가천박물관 소개와 잡지 창간호의 의미·가치를 다룬 연구 발표가 첫 세션이었다. 두 번째 세션은 구한말과 일제강점기 우리나라 상황과 시대정신을 엿볼 수 있는 주제들이 다뤄졌다. △잡지로 보는 일제강점기 - 일제강점기 발간잡지의 창간호를 중심으로 △한국 최장수 잡지 <경향잡지>의 120년 시대정신 △1930년대 잡지 ‘삼천리’ 여성관 연구 △교육잡지 창간호에 나타난 시대와 교육관 등의 주제가 순차적으로 발표됐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
 
최기철 기자


- 경제전문 멀티미디어 뉴스통신 뉴스토마토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