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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나만 살겠다?…이재명발 '김포공항 이전' 시끌
이재명 "김포공항 이전에 제주 피해? 모자란 생각" 강행 의지
입력 : 2022-05-30 오후 4:08:23
이재명(오른쪽에서 두 번째) 민주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과 송영길(왼쪽에서 두 번째) 서울시장 후보가 지난 27일 경기도 김포시 고촌읍 아라 김포여객터미널 아라마린센터 앞 수변광장에서 열린 김포공항 이전 수도권 서부 대개발 정책협약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6·1 지방선거 직전 윤호중·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의 갈등을 간신히 봉합한 민주당이 이번에는 이재명발 '김포공항 이전' 문제를 놓고 또 다시 엇박자를 내고 있다. 이재명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자신의 당선만을 위해 무리수를 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는 등 당 안팎에서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 위원장은 30일 인천 계양구 선거사무소에서 열린 '투표해야 이긴다' 합동 기자회견에서 인천공항과 김포공항의 물리적 근접성을 이유로 "김포공항을 인천공항으로 통폐합을 할 경우 제주 관광산업이 영향을 받는다는 주장은 좀 모자란 생각이거나 악의적인 선동"이라고 주장했다. 또 "계양을 위해서도, 인천을 위해서도, 수도권 서부의 발전을 위해서도, 앞으로 도래할 새로운 항공시대에 대비하기 위해서도, 김포공항은 인천공항으로 통합 이전하는 게 맞다"고 거듭 주장했다.
 
이는 지난달 27일 송영길 전 서울시장 후보와 정책 협약을 맺고 수도권 서부 대개발 차원에서 발표한 김포공항 이전 공약을 철회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한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윤형선 국민의힘 후보와 접전을 벌이는 등 당선을 장담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지역 표심을 겨냥했다는 분석이 이어졌다. 실제 그는 "김포공항으로 인한 소음피해, 고도제한 때문에 생기는 개발제한 피해를 받는 사람이 약 300만명에 이른다"며 지역의 피해를 언급한 뒤 "(이전은)꼭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이재명(가운데) 민주당 총괄선대위원장과 윤호중(왼쪽)·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30일 인천 계양구 이재명 후보 캠프 사무실에서 합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하지만 이번 공약은 지난 대선 당시 김포공항을 활용하겠다는 이 위원장 약속과 정면으로 상충된다. 이 위원장은 지난해 10월 서울지역 5대 공약을 발표하며 '김포공항 인근은 국내항공물류산업 클러스터를 통해 서남권 경제 발전의 거점이 되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 성남 서울공항 일부 기능을 김포공항으로 이전하겠다는 김동연 경기지사 후보, 김병관 성남 분당갑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 배국환 성남시장 후보의 공약과도 배치된다.
 
당내에서도 반대 목소리가 강하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조응천 의원은 CBS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김포공항 이전 관련해 "몇 달 사이에 그게 되겠나"며 "(대선 때)제가 여러 가지로 분석해서 이건 안 된다고 얘기했었다"고 했고, 제주 관광산업 직격탄을 우려한 오영훈 제주지사 후보는 29일 "김포공항 이전을 위해서는 국토교통부 공항개발종합계획에 포함돼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최소 1년 이상의 시간이 걸린다"고 지적하고 중앙당에 이 위원장의 공약을 철회해 줄 것을 요청했다. 
 
국민의힘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김포공항 이전 문제를 집중 부각하며 논란을 부채질하고 있다. 특히 이준석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포공항 관련 글을 잇따라 게시하고 무제한 끝장토론을 제의하는 등 민주당 내분을 기회로 활용하기 위해 총공세에 나섰다. 하태경 의원은 "서울시민들이 불편하고, '성남공항을 김포공항으로 옮기자'고 한 김동연 후보를 바보로 만들고, 제주도 (민주당 후보들도) '이재명 후보 공약 취소하라'고 목소리 높이고 있다"며 "이재명 위원장이 '나만 살고 나머지는 다 죽이자'는 식의 정치를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를 '공도동망'(같이 넘어지고 함께 망한다) 정책으로 규정했다.
 
이준석(오른쪽에서 두 번째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28일 오후 제주국제공항 도착층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 민주당 총괄선대위원장의 김포공항 이전 공약을 비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논란이 가중되자 난감해진 민주당 지도부는 김포공항 이전안은 당 차원의 입장이 아니라 지방선거 특성에 따른 후보 개별안이자 장기 연구과제라며 진화에 나섰다. 윤호중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MBC라디오에서 "김포공항 이전 공약은 중앙당 공약은 아니다. 각 지역에서 자기 지역 입장에서 정책 제안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고, 김민석 공동총괄본부장은 BBS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공약이 아니라 장기 연구과제로 당의 공약으로서는 당연히 채택된 바 없다"며 "이준석 대표 등이 프레임을 걸어서 과하게 띄운 것"이라고 반박했다. 
 
하지만 윤호중·박지현, 두 사람 간 갈등이 봉합된 지 얼마 되지 않아 또 다시 당내 논란을 야기했다는 점에서 이번 이 위원장의 김포공항 이전 발표를 대하는 당내 반감이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는 물론 서울을 비롯해 경기 출마자들도 "조율되지 않은 독선"이라고 말하는 등 강한 비토를 털어놨다. 전문가들도 이 위원장이 자신부터 살기 위해 무리한 공약을 발표했다고 꼬집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자기 지역을 신경 쓰는 만큼 총괄선대위원장으로서 전체 지역도 신경 써야 한다"며 "그만큼 이 위원장 측에서 계양을 판세에 대해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뜻"이라고 해석했고, 이종훈 정치평론가도 "(이 위원장이)급해서 그렇다"며 "판세가 괜찮다고 생각했으면 이러한 정책을 내놓았겠느냐"고 반문했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은 "당장 민주당 제주도당에서부터 반대하고 있지 않느냐"며 "선거를 코앞에 두고 공항을 옮긴다는데 누가 믿겠느냐. 이제 이런 공약들은 실제 선거 판세에도 영향을 주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김광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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