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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하면 사망" 롱코비드…전문가 "단순한 후유증 아니다"
롱 코비드 대표적 증상…피로감, 기침, 흉통, 후각·미각 상실 등
입력 : 2022-06-08 오전 8:00:00
지난 4월25일 서울 강서구 부민병원에서 한 시민이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고은하 기자] 최근 '롱 코비드'(long COVID, 후유증)로 환자가 사망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국내 전문가들도 롱 코비드는 단순한 후유증이 아닌 흉통, 심근형, 혈전으로 이어져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의견이다.
 
지난 3일(현지시간)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산하 국립보건통계센터(NCHS)가 미국 전역에서 롱 코비드 혹은 코로나19 후유증 등 관련 증상이 원인으로 추정되는 사망 사례 120건을 확보했다고 보도했다. 
 
NCHS는 의사나 검시관 등이 서명한 사망진단서의 사망 원인란에 '롱 코비드' 등이 기재된 사례를 찾았다. NCHS는 이 기준에 해당하는 사망 사례를 2021년 60건, 2022년 5월까지 60건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19 감염 후 설명할 수 없는 적어도 하나 이상의 후유증이 3개월 이내에 발생해 최소 2개월간 지속되는 상태를,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4주 후에 보이는 증상을 롱 코비드로 정의하고 있다.
 
롱 코비드에 대한 보고는 세계적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치료법이 보고되지 않고 있다.
 
WHO에 따르면 확진자 중 20~30%가 이 같은 후유증을 앓고 있다. 롱코비드의 대표적 증상으로는 △피로감 △호흡곤란 △기침 △근육통 △흉통 △후각·미각 상실 △우울·불안 △발열 △인지장애 등이다.
 
앞서 지난 24일(현지시간) CDC는 자체 주간지(MMWR) 최신호에서 18~64세에선 5명 중 1명, 65세 이상에선 4명 중 1명이 롱 코비드를 최소 1건 이상 겪는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현재 국내에선 국립감염병연구소가 의료기관과 협력해 국내 코로나19 회복환자를 대상으로 설문 및 검진을 통한 후유증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국립중앙의료원 연구진에 따르면 2020년 1월부터 올해 6월까지 확진된 입원 환자 4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일부 환자에서 19개월까지도 피로(31.7%)와 운동시 호흡곤란(17.1%) 등의 증상이 관찰됐다.
 
이 밖에도 국립보건연구원은 의료기관과 협력해 코로나19 소규모 회복환자 대상으로 후유증 발생 양상 등 후유증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 중 기저질환이 없는 성인 1000명 대상으로 후유증 양상을 연구하는 과제가 포함돼 있다.
 
현재까지 연구에선 피로감과 호흡곤란, 탈모, 건망증, 수면장애, 기분장애 등의 증상이 20~79% 의 환자에서 확인됐다. 후유증 양상은 기저질환과 중증도, 입원여부, 조사 방식 등에 따라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보건원의 향후 계획은 현재 코로나19 장기화 및 확진자 증가, 오미크론 변이 출현으로 대규모 조사 및 표준화된 자료 확보 필요성이 대두돼 대규모 후유증 연구를 준비하고 있다. 정부는 추가경정예산(이하 추경)을 통해 예산을 확보하고 신속하게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60세 이상 사전예약자에 대한 코로나19 4차 예방접종이 시작된 4월25일 서울 강서구 부민병원을 찾은 한 어르신이 4차 백신 접종을 위한 안내를 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롱 코비드의 증상 요인에 따라 환자에게 치명적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롱 코비드 증상이 무엇인지가 중요하다"며 "롱 코비드의 증상에 호흡 곤란, 혈전, 폐기능 손상 등이 있는데 이런 경우엔 치명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천 교수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몸에 축적되면서 자가면역 질환이 생기고, 이에 따라 취약계층에선 사망에 이를 수 있기 때문에 조기 진단 및 치료가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정기석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는 "원래 환자가 앓던 심장 질환, 당뇨병, 폐질환 등이 코로나19에 걸리면서 이를 계기로 사망에 이른다"며 "직접 사망 또는 간접 사망의 차이일 뿐 둘 다 롱 코비드의 범주에 들어간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기저 질환을 앓던 환자가 코로나19로 인해 합병증을 얻어 사망하거나 코로나19로 인해 새로운 합병증이 와서 사망하는 경우엔 롱 코비드의 범주에 들어가는 구체적인 예라고 설명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롱 코비드는 3개월 이상 발열과 기침, 피로, 근육통 등의 증상이 발현되는 것을 말한다"며 "고령자나 중증 고위험군들 중에서 혈전, 폐섬유화 같은 후유증으로 사망하는 경우가 발생한다"고 밝혔다.
 
또한 전문가들은 롱 코비드 발현 시 국내엔 뚜렷한 치료제가 없기 때문에, 각 장기별로 적절한 치료에 집중해야한다는 입장이다. 
 
김우주 교수는 "4주 이상 증상이 지속될 때는 증상이 완화될 때까지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정 교수도 현재 롱 코비드 치료제가 없기 때문에 폐섬유화증, 심장 부전 같은 경우엔 각 장기에 대해 최선의 치료를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이외에도 이번 CDC 발표와 관련해선 국내에서도 롱 코비드에 대한 실태조사를 시행해야한다고 입을 모았다.
 
정 교수는 "국내에서도 내과, 이비인후과, 신경과 등 다양한 전문진들이 참여해 롱코비드에 대한 실태조사를 시행해야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도 미국에선 체계적인 연구로 이 같은 연구 결과를 발표했기 때문에, 롱 코비드로 고통을 겪는 환자들을 위해 정부가 이에 대한 실체를 인정하고 체계적인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현재 상황에서 할 수 있는 건 코로나19로 인한 합병증 및 후유증을 호소하는 이들에 대한 실태 조사를 바탕으로 자료 정리부터 시작하는 게 우선순위"라고 덧붙였다.
 
고은하 기자 eunha@etomato.com
고은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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