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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후암별채로 미리 다녀온 나홀로 '물멍' 휴가
업무와 쉼 병행하기 좋아…위생·분위기 갖춰
입력 : 2022-06-09 오후 3:58:01
[뉴스토마토 변소인 기자] 흐리멍덩하던 하늘이 갑자기 성을 내면서 비를 뿜던 9일, 서울 용산구 후암동에 위치한 '후암별채 이누스'에 도착했다. 갑작스레 내린 비 탓에 온몸이 젖어 찝찝한 상태로 후암별채 이누스에 들어섰다.
 
후암별채는 1인만 사용할 수 있다. 들어서자마자 젖은 옷을 벗고 노트북을 켰다. 커다란 편백나무 욕조를 보자 물을 가득 채우고 싶은 욕망이 앞서 물부터 받기 시작했다. 욕조의 크기가 커서 단순 목욕이 아닌 물놀이와 물멍(물을 멍하니 바라봄)도 가능한 수준이었다. 욕조 옆에 놓인 까만 자갈과 푸른 조경까지 마음을 편안하게 했다. 물을 채우는 데까지 1시간 걸렸다. 그 시간동안 업무를 하며 물멍을 즐겼다. 
 
9일 서울 용산구 후암동에 위치한 '후암별채 이누스' 모습. (사진=변소인 기자)
 
욕실 전문 브랜드 이누스가 욕실휴양지 콘셉트의 후암별채 이누스를 지난 2월 선보였다. 오픈한지 4개월이 되어가는 현재도 일반 예약이 모두 꽉 찬 상태다. 후암별채 이누스는 이누스가 '도시공감협동조합건축사사무소'와 협력해 만든 '도심 속에서 만나는 욕실 휴양지'라는 컨셉트로 만든 곳이다. 도시공감은 2016년부터 후암동에서 낡은 주택을 고쳐 1인 가구가 충분히 누리지 못하는 집의 기쁨을 누릴 수 있도록 공유 공간을 만들고 있다. 
 
후암별채 이누스는 어두운 조도의 조명이 세팅돼 있다. 가장 바쁜 업무시간이지만 차디찬 형광등 아래가 아니어서 마음이 평안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편백나무 욕조에서 나오는 향기에 피톤치드를 만끽했다. 욕조에 물이 차는 소리도 자율감각 쾌락반응(ASMR)으로 들렸다. 욕조에서 모락모락 나는 김을 보고 있자니 신선놀음이 따로 없었다. 평상을 모티브로 한 책상과 누울 수 있는 공간까지 마련되 어있어 재택근무와 오피스 프리가 일상이 된 이들에게 더할 나위 없이 좋은 휴식공간이자 근무공간이었다.
 
9일 서울 용산구 후암동에 위치한 '후암별채 이누스' 에서 노트북을 사용하는 모습. (사진=변소인 기자)
 
특히 1인만 이용할 수 있도록 한정해 놓은 점이 퍽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코로나19 시대에 위생적이고, 혼자와도 남의 눈치 볼 걱정도 없었다. 잡음과 방해 없이 업무를 보면서도 여유를 즐기는 것이 가능했다. 하루 최대 6시간만 이용할 수 있다. 이 제한이 업무에 오히려 도움이 됐다.
 
코로나19 기간 동안 외출을 자제하면서 뜨끈한 욕조 품이 그리운 이들이 많을 것이다. 기자 역시 접이식 욕조를 구매해 몸을 담가보기도 했지만 비좁은 욕조 안에서 여유로움을 찾기란 쉽지 않았다. 뜨끈한 스파를 안전하고 분위기 있게 즐기는 것만으로도 후암별채 이누스의 존재 가치가 있었다.
 
9일 서울 용산구 후암동에 위치한 '후암별채 이누스'에는 차가 마련돼 있다. (사진=변소인 기자)
 
후암별채 이누스에는 향긋한 차도 준비돼 있다. 차의 향과 편백의 향이 섞여 업무의 집중도가 더욱 올라가는 경험을 했다. 마음먹고 맞이한 휴식이 아니라 바쁜 일상 속에서 고즈넉하게 일을 할 수 있다는 경험은 분명 색달랐다. 물이 차는 시간을 타이머 삼아 업무에 속도를 높였다.
 
다만 아쉬운 부분은 도로 옆에 위치한 1층이다 보니 오토바이, 차 소리를 오롯하게 감당해 내야 한다는 점이었다. 또 욕조가 있는 공간을 닫는 문이 없어 습기가 휴식공간 전체에 퍼졌다. 조그만 화장실에서 이누스 터치리스, 에어 새니타이저 등 이누스 제품을 체험해 볼 수 있었지만 이누스 제품을 더욱 만끽하고 싶다는 욕심도 들었다.
 
9일 서울 용산구 후암동에 위치한 '후암별채 이누스'에 휴식 공간이 마련돼 있다. (사진=변소인 기자)
 
궂은 날이었지만 편백나무 욕조 덕에 개운함을 되찾을 수 있었다. 일상에서도 행복을 찾아야겠다는 이들이라면 이곳의 만족도가 꽤 높을 것이다. 다음에 다시 방문하게 된다면 와인으로 기분을 내고 싶다. 후암별채 이누스는 올해 연말까지 운영한다.
 
변소인 기자 byline@etomato.com
변소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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