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승재 기자] 대구 법조타운에서 7명이 숨지고 40여명이 다치는 등 화재 피해가 확대된 가장 큰 원인으로 스프링쿨러 미설치가 지목됐다.
10일 대구 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전일 불이 난 대구 수성구 범어동의 변호사 사무실 빌딩 2층 203호는 근처 법조타운에 있는 여타 사무실과 마찬가지로 밀폐된 구조로 구성됐다. 이 특성이 피해를 키운 요인 중 하나로 추정된다. 특히 이 빌딩은 지하를 제외하고 지상층에는 스프링클러도 설치돼 있지 않았다.
또 건물 위층으로 올라가는 통로는 계단 하나와 엘리베이터가 하나 있지만, 비교적 좁은 데다 사무실과 사무실을 연결하는 복도는 폐쇄된 구조였다. 때문에 2층부터 차오른 연기가 순식간에 위층으로 올라가면서 연기 흡입 부상자가 급증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CCTV 분석 결과 지하 2층, 지상 5층 중 불이 난 지상 2층에 5개 사무실이 있지만 발화지점 203호는 계단과 거리가 먼 곳에 있고 폭발과 함께 짙은 연기가 치솟으면서 피해자들이 피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판단했다.
건물 입주자와 방문자 중 일부는 건물 뒤편으로 난 비상계단에 매달려 구조를 기다리거나 옥상으로 피신하기 위해 외벽을 타고 오르는 모습도 목격됐다.
화재가 난 시간은 오전 10시55분이다. 불이 나자 차량 50대와 160여명의 진화대원과 구조대원이 출동했다. 불은 22분만인 11시17분에 진화됐다.
화재 당시 "건물 2층에서 검은 연기가 보이고 폭발음도 들렸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경찰은 소송 결과 등에 불만을 품은 의뢰인이 자신의 몸에 강한 인화성 물질을 뿌리고 불을 질렀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대구 수성구 범어동 한 빌딩에서 화재로 7명이 숨지고 40여명이 다친 가운데,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 합동 감식반이 지난 9일 현장에 투입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승재 기자 tmdwo328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