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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한국, 개선사항 없다" 멀어진 MSCI 선진국 편입…정부 의지도 '미지근'
23일 '관찰대상국' 재분류…선진국 지수 편입 1차 관문
입력 : 2022-06-13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우연수 기자] 한국이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의 시장 접근성 평가에서 또 한번 미흡한 점수를 받았다. 지난 1년간 개선된 사항이 없다는 결과에 선진국 지수 관찰대상국(워치리스트) 등재 가능성도 요원해질 것으로 보인다. 워치리스트는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을 위한 1차 관문으로 꼽힌다. 역외 외환시장 부재와 영문공시 자료 부족, 공매도 제한 등이 올해도 반복적으로 지적되고 있으나 정부는 MSCI 일정에 얽매이지 않고 시장 상황을 고려한 신중한 대응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9일(현지시간) 새벽 MSCI는 '글로벌 시장 접근성(Global Market Accessibility) 2022 리뷰'를 발표했다. 이번 평가는 오는 23일 MSCI 선진국 지수 관찰대상국 편입을 앞두고 선제적으로 기본적인 충족조건을 점검하는 리뷰다. 지수 편입 위해선 최소 1년간 관찰대상국에 등재돼 있어야 한다.
 
"공매도 전면도 재개 아직…1년간 개선된 것 없다"
올해도 제한적 공매도와 역외외환시장 부재 등이 반복적으로 지적됐다. 지난 1년 간 개선된 사항이 거의 없다는 게 MSCI의 평가다.
 
MSCI는 보고서를 통해 "공매도가 허용은 되지만 특정 증권으로 제한돼있다"며 "전면 재개 가능성에 대한 타임라인이 없다"고 지적했다. 금융당국은 2020년 3월 공매도 금지 이후 작년 5월 일부 제한을 풀었으나, 아직 코스피200과 코스닥150 종목에 한해서만 공매도가 가능하다.
 
표=뉴스토마토
 
외국인투자자 의무등록제도, 청산 및 결제 시스템의 불편함, 외국인 투자자의 정보 접근성 제한 등에 대해서도 지적이 되풀이됐다. 보고서는 "투자자 등록은 필수며 상당한 지원서류를 필요로 한다"며 "결제는 여전히 투자자 ID 단위로 이뤄진다"고 했다. 해외에서는 외국인과 국내 투자자 간 별도의 구분이 없지만, 국내에선 외국인 별로 코드명을 부여받아야 거래가 가능하다.
 
또한 "기업 정보 등 영어 정보 공개는 개선됐지만 항상 이용할 수 있진 않다"며 "기업 지배구조도 기관 투자자들로부터 의문을 받고 있다"고도 꼬집었다.
 
정부 "장기 로드맵 갖고 꾸준히 추진할 것"…우선과제 아니다
정부는 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이 우선 과제가 아니라는 반응이다. 2024년 지수 편입을 목표로 당장 6월 워치리스트 등재를 목표로 했던 문재인 정부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우선 금융당국 안팎에서는 공매도 전면 재개와 관련해 정부의 대응 온도가 달라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연초 문재인 정부 당시 금융위원회는 MSCI 관찰대상국 등재 시기와 맞물리는 상반기까지 가급적 공매도 전면 재개를 검토하겠다며 의지를 강조했다. 하지만 MSCI의 리뷰 발표 직후 금융위 관계자는 "공매도 제도 개선 국정과제를 우선 이행하면서 시장 상황을 봐가며 결정한다"며 공매도 제도 정비를 선결 과제로 강조했다. 윤 정부는 공매도 이슈와 관련해 '기울어진 운동장' 등 문제를 우선 해결하겠다는 수차례 밝힌 바 있다.
 
외환시장의 추가 규제 완화에 대해서도 정부는 서두르지 않고 장기 로드맵을 그리겠다는 입장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외환시장 선진화 방안은 정부가 장기 로드맵을 깢고 꾸준히 추진하고 있는 사안으로, MSCI 관찰대상국 등재 일정과 무관하게 조만간 관련 내용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MSCI의 일정에 얽매이지 않고 국내 시장의 성장에 초점을 둔 제도 개선을 해나가겠단 의지다. 최근 원달러 환율의 변동성 등으로 인해 외환시장 개방이 한국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더 클 수 있단 우려의 목소리도 한몫 한 것으로 풀이된다.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도 선진국 지수 편입만을 목표로 하는 관점을 경계해야 한단 입장을 밝혔다. 그는 MSCI의 시장 평가 결과에 대해 "단기적으로 해결되기 어려운 점이 있다"며 "외환 규제는 주식시장의 관점에서만 볼 수 없는 부분이고, 외화 유출 방지와 환율 방어 등 국가 경제 전반이 달린 문제로 봐야 한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후보자 시절 MSCI 선진국 지수 편입과 관련해 "투자자금이 더 많이 들어오겠지만 통화관리가 제대로 안되면서 외국인 투자금이 다시 빠져나가고 우리 경제에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한편 한국은 MSCI에서 이머징마켓(EM)으로 분류돼있으며, 선진시장(DM) 지수에 편입되기 위해 외환시장 선진화 방안을 마련하는 등 노력하고 있다. 자본시장 업계와 전문가들은 선진국 지수에 편입되면 한국 증시 위상이 올라가며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일부 해소되고, 지수 레벨도 올라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우연수 기자 coincidence@etomato.com
 
우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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