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를 계기로 재택근무, 원격수업 등이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으면서 클라우드 시장이 두드러진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국내 클라우드 시장이 지난해 3조3000억원 규모, 올해는 약 6조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ICT 기업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미래 먹거리 중 하나로 클라우드를 점찍고 사업 확장에 적극 나서고 있다. 다만 아마존웹서비스와 구글 등 해외 빅테크들이 해외뿐만 아니라 국내 시장까지 절반 넘는 비율로 장악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기업들의 경우 클라우드 관리 서비스 영역에 치중해 있어 근원적 경쟁력에 대한 우려도 나오는 실정이다. 국내의 주요 ICT 기업들을 중심으로 클라우드 관련 사업 현황과 앞으로 나아가야할 방향성에 대해 짚어봤다. (편집자주)
[뉴스토마토 홍연·김진양 기자] 국내 ICT 주요기업들이 새로운 먹거리로 부상한 클라우드 시장에서 본격적인 경쟁에 돌입했다. AWS(아마존웹서비스), MS, 구글 등 글로벌 3사가 전세계 클라우드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기업들은 국내 시장점유율 확대에 사활을 걸고 있다.
국내 클라우드 제공사 가운데 매출 규모가 가장 큰 KT는 공공과 금융 분야를 대상으로 한 클라우드 서비스에 특화된 것이 특징이다. 해외의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사(CSP)의 경우 한국 정부에서 요구하는 서비스 제공 기준인 클라우드 보안인증(CSAP)을 획득하지 못해 공공 분야 시장 공략에 한계가 있다. 즉, 굴지의 해외 빅테크들의 경우 국내 공공 기관만을 위한 '공공존(Zone)' 마련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KT는 이 부분 공략에 사활을 걸고 있다. 특히 공공 클라우드 전환사업뿐만 아니라 AI GPU(그래픽처리장치)팜 구축, DaaS(서비스형 데스크톱) 등 공공 DX 사업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지난 4월엔 KT클라우드를 분사, 출범시키기도 했다. KT클라우드는 네트워크와 인터넷데이터센터(IDC), 클라우드를 통합 제공한다는 점을 앞세우고 있다. 우선 클라우드와 IDC 인프라에 약 1조7000억원을 투자하고 글로벌 수준의 AI인프라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데이터센터 공급 확대 외에도 다른 CSP, 클라우드 관리서비스 제공사(MSP)와의 제휴 확대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KT클라우드의 출범에 앞서 지난해 6월 KT는 AWS와 AI, 클라우드, 미디어 분야에서 전략적 협력 계약(SCA)을 체결했으며, 국내 1위 MSP 업체인 메가존클라우드에 1300억원 규모의 전략적 투자를 단행했다. 분사 이후 KT클라우드는 올해 6000억원의 매출을 올려 전년 대비 30% 이상 성장하고, 또 오는 2026년까지 매출 2조 규모의 국내 최고 DX 전문회사가 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네이버에서도 클라우드 사업의 성과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네이버의 1분기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클라우드 부문의 매출은 94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3% 증가했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 남짓으로 아직 미미하지만 두 자릿 수 대 성장률을 꾸준히 이어가며 새로운 먹거리로서의 입지를 다지고 있다.
네이버는 개인과 기업, 공공 영역 모두를 겨냥하고 있다. 개인 대상 클라우드 서비스는 2020년 말 '네이버 마이박스'로 재정비를 마쳤고 기업 대상 서비스는 금융·의료 등 산업에 특화된 서비스들을 제공하며 국내 클라우드 활성화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 4월과 5월 대구·경북, 광주 지역에 이어 오는 20일 대전·충청 지역에서 지역 맞춤 클라우드 관련 세미나를 개최하는 것도 그 일환이다. 특히 기업들에게는 업무용 협업툴 '네이버웍스'와 연계된 서비스를 제공하며 시너지를 높이고 있다. 네이버클라우드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네이버웍스 고객사 수는 연초 대비 2.7배, 사용자 수는 5.3배 증가했다.
NHN도 클라우드 사업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대표적 국내 업체로 꼽힌다. 지난 4월1일 부로 클라우드 사업부를 독립, 별도 법인을 설립한 것도 그 때문이다.
지난 2014년 게임 특화 플랫폼으로 첫 서비스를 시작한 NHN클라우드는 수준 높은 보안성을 바탕으로 공공 클라우드 전환 사업과 기업 고객 니즈에 빠르게 대처한 결과, 월 매출 100억원 이상의 CSP(Cloud Service Provider·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로 성장했다. 1분기 말 기준 NHN클라우드를 포함한 NHN 기술 부문의 매출은 63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2.3% 증가했다.
NHN은 공공 클라우드 전환에 보다 집중하고 있다. 아마존웹서비스(AWS) 등 해외 사업자가 장악하고 있는 민간 영역보다 클라우드보안인증(CSAP)을 받은 사업자만 참여 가능한 공공 영역에서의 경쟁이 초기 사업성 확보에 더 유리하다고 봤기 때문이다. CASP는 공공과 민간의 클라우드 서버를 물리적으로 분리해야 하는 조건 때문에 해외 업체는 인증을 받지 못하고 있어 사실상 국내 업체 간의 경쟁이 전개되고 있다.
향후 NHN클라우드는 인프라(IaaS) 외 플랫폼(PaaS),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의 다양한 상품 라인업을 바탕으로 작년보다 30~40% 성장한 연 매출 달성을 목표로 한다.
법인 출범을 기념해 지난 8일 진행된 kt cloud 출정식 모습. (사진=KT)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