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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1300원 턱밑…치솟는 환율 언제까지
최근 환율 연고점 경신…1300원 선 코앞
입력 : 2022-06-20 오전 4:00:00
[뉴스토마토 김충범 기자] 고물가, 고금리 여파로 어려운 여건에 놓인 우리 경제가 원·달러 환율까지 요동치며 총체적 난국에 빠지고 있다. 미국의 경기 침체 우려에 따른 위험자산 회피 심리 확산으로 원·달러 환율은 최근 연고점을 경신하며 1300원 턱밑까지 치솟았다.
 
업계는 이 같은 원·달러 환율 상승세가 당분간 진정되지 않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시장 예상보다 긴축을 급격하게 진행하고 있고, 미국과의 기준금리 역전에 따른 외국인 이탈로 일정 기간 원화 가치 하락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7일 서울 외환 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1.7원 상승한 달러당 1287.3원에 거래를 마쳤다.
 
특히 지난 15일의 경우 전날 종가보다 4.1원 오른 1290.5원에 장을 마쳤다. 1290원대에 장 마감이 이뤄진 것은 지난 2009년 7월 14일(1293원) 이후 약 13년 만에 처음이다. 이날 오후 1시 30분경에는 환율이 1293.3원까지 오르며 연고점을 경신하기도 했다.
 
이처럼 원·달러 환율 급등세가 지속되는 것은 미국의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발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달 10일 발표된 미국의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작년 동기 대비 무려 8.6% 오르며, 지난 1981년 12월 40년 5개월 만에 가장 가파른 상승폭을 나타냈다. 이에 연준은 14~15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시장의 예측치였던 '빅 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뒤엎고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높이는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했다.
 
이날 인상으로 미국의 기준금리는 연 1.5~1.75%가 됐고, 우리나라(연 1.75%)와 상단 기준이 같아졌다. 한은이 내달 열리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높인다 해도 미 연준이 7월에 빅 스텝 이상을 단행하면 한미 금리는 역전된다.
 
문제는 미국 금리가 한국보다 높아질 경우 원화 가치가 더욱 하락하고, 자산 가치 하락을 우려한 외국인들이 국내 금융 시장에서 대거 빠져나갈 확률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아울러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수입 물가가 크게 오르면, 다시금 국내 소비자 물가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에 따른 글로벌 공급망 심화로 국제 원자재 가격이 오르는 가운데 환율 급등까지 더해질 경우 무역수지의 적자폭 확대는 불가피하다.
 
실제로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달 전년 동월 대비 수출은 21.3% 증가한 615억 달러, 수입은 32% 증가한 632억 달러로 무역수지 17억 달러 적자로 집계됐다. 수출액이 늘었지만 수입액 상승폭을 감당하지 못한 결과다.
 
업계는 이 같은 원·달러 환율이 상승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미국과의 금리 역전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기 때문에 일정 수준의 환율 상승세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우리 경제 흐름이 좋지 못한 상태에서 기준금리 대응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환율이 1300원을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며 "특히 미국과의 금리 역전 현상이 발생한다면 이 같은 현상이 가속화할 수 있다. 환율 방어를 위해서라도 미국과의 보폭을 고려한 금리 인상이 단행돼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의 경기 침체 우려에 따른 위험자산 회피 심리 확산으로 원·달러 환율은 최근 연고점을 경신하며 1300원 턱밑까지 치솟았다. 사진은 한 은행 관계자가 달러화를 정리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김충범 기자 acechung@etomato.com
김충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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