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게 크게 작게 작게
페이스북 트윗터
한창, 6차례 밀린 BW 공모…유동성 ‘빨간불’
BW 발행 급한데 8개월째 지연…차입금·이자 부담 확대
입력 : 2022-06-21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한창(005110)이 지속된 자금조달 지연으로 유동성 위기가 현실화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한창은 300억원 규모의 공모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을 준비하고 있는데, 제출한 증권신고서가 번번이 금융감독원의 문턱을 넘지 못하면서 자금조달에 차질을 빚고 있다. 전문가들은 자금조달 지연으로 한창의 유동성 위험이 커질 우려가 있다고 당부했다. 
 
특히 한창의 BW의 경우 ‘신주인수권증권’과 ‘신주인수권이 분리된 채권’이 각각 상장되는 분리형 신주인수권부사채인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향후 사채 원금 상환 이후에도 ‘오버행’(잠재적 매도물량) 이슈가 지속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증권신고서 정정요구에 자금조달 8개월 지연…차입금 부담↑
 
2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한창은 지난 15일 300억원 규모의 공모 BW 발행을 위한 정정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이번 정정신고서까지 한창이 제출한 증권신고서는 7번째다. 당초 한창은 지난해 10월 BW 발행 안건을 결의했다. 지난해 11월 발행을 목표로 했지만, 수차례 금융당국의 기준을 넘지 못했고 최초 발행 결의 이후 8개월째 자금을 조달하지 못하고 있다.
 
자금조달이 지속해서 지연되면서 자금운용 계획에도 차질을 빚고 있다. 앞서 한창은 300억원의 자금을 조달하면서 128억원 규모의 차입금을 상환할 예정이었다. 이는 한창의 자회사인 한연개발이 신용협동조합과 한국투자저축은행으로부터 부동산을 담보로 받은 대출들이다.
 
한창은 대여금 형태로 한연재발의 차입금을 상환하고, 담보로 제공한 부동산의 매각을 통해 회수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해당 대출의 만기가 도래하면서 담보로 제공한 상가와 오피스텔 등 일부를 매각했으며, 대출 만기도 연장했다. 이 과정에서 BW 발행을 통해 조달한 자금 중 차입금 상환 계획이 10억원 가량 감소했지만, 단기차입금과 대출의 이자율이 증가했다.
 
당초 278억원 수준이던 단기차입금이 319억원으로 크게 늘었으며, 저축은행들로부터 고금리 대출을 늘렸다. 한창이 전환사채(CB)를 담보로 상상인 계열 저축은행에 빌렸던 62억원은 102억원으로 늘었으며, 이자율도 기존 13%에서 최대 14%로 상향했다. 증권신고서 제출일 기준 한창의 단기 차입금 319억원 중 이자율이 10%를 넘는 고금리 대출만 124억원에 달한다.
 
한창은 소화기 제조, 판매사업 등을 주력으로 영위하는 회사로 부동산 개발, 임대, 투자 등의 다방면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철강유통사업을 비롯해 라이브커머스(D2C) 플랫폼 사업, 폐합성수지처리사업 등 신사업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다만 적극적인 신사업 유치에도 이익은 주력사업에만 의존하고 있다.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매출 195억원 중 소화설비 사업을 영위하는 한주케미칼의 매출이 178억원으로 매출 비중 91.28%를 차지하고 있으며, 대부분 계열사는 영업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이번 BW 발행의 주요 목적 중 하나인 한연개발에 대한 대여금은 한창의 유동성에 직접적인 부담 요인이다. 한창의 BW 신용등급을 평가한 나이스신용평가도 이같은 점을 지적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2022년 3월말 기준 연결회사의 장단기 대여금 482억원 중 대손설정분(242억원)을 제외한 미회수될 위험이 있다”며 “종속법인인 한연개발이 159억원(66%)으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며, 회수에 있어 불확실성이 다소 높아 대손비용으로 인식될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평가했다.
 
분리형 신주인수권부사채 발행…주가 오를 수록 물량 부담도
 
한창의 BW가 ‘신주인수권증권’과 ‘신주인수권이 분리된 채권’이 각각 상장돼 유통되는 분리형 신주인수권부사채라는 점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향후 오버행(잠재적 매도물량) 우려가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분리형 신주인수권부사채는 신주인수권증권과 채권을 분리해 매매할 수 있는 상품이다. 투자자가 신주인수권증권을 행사하지 않으면, 채권을 팔거나 조기상환청구(풋옵션)를 해도 신주인수권리는 남는다. 이 때문에 향후 원리금 대부분이 상환되더라도 신주인수권증권 행사는 가능하다. 
 
즉, BW 투자자들이 원리금에 대한 풋옵션을 행사하더라도 신주인구권증서를 행사하지 않았다면 리픽싱(전환가액조정) 이후 저렴한 가격에 주식을 살 수있다는 의미다. 결국 BW 발행 이후에는 주가가 오를수록 물량부담 노출을 피할 수 없는 구조라 한창 기존주주들의 주식가치 희석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한창 관계자는 “한연개발의 미분양 상가는 올해 3분기 이후에는 대부분 매각될 것으로 보고 있고, 자산들을 유동화하고 있는 상황으로 대여금 회수에 큰 무리는 없을 것으로 판단한다”며 “기존에 발행한 전환사채(CB)들의 전환청구도 많이 이뤄지고 있어 차입금 부담은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BW 발행 자체가 유동성 확보가 목적인 만큼, 주가 희석 방지를 위한 자사주 매입 등의 계획은 아직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창의 BW의 행사가액은 1215원으로 예정됐으며 주가 하락에 따른 리픽싱은 855원(최저 전환가액)까지 가능하다. 리픽싱이 한도까지 진행될 경우 주식전환가능한 수량은 기존 2469만1358주(발행주식 대비 비율, 26.99%)에서 3508만7719주(52.53%)까지 늘어나게 된다. 사채 만기는 발행 후 3년이며, 풋옵션 행사는 발행일로부터 1년 6개월 이후 가능하다. 표면이자율과 만기이자율은 각각 2%, 4%다.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
박준형 기자


- 경제전문 멀티미디어 뉴스통신 뉴스토마토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