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변소인 기자] 오는 12월부터 전기자전거의 모터 정격 출력 제한이 기존 350W 이하에서 500W 이하로 완화된다. 이에 따라 오르막이나 험지 주행용 전기자전거 개발이 가능해졌다. 자전거업계는 내년 신상품으로 모터 출력 500W 전기자전거를 준비 중이다.
(5).jpg "삼천리자전거 접이식 전기자전거_팬텀 Q SF 제품 사진. (사진=삼천리자전거)")
삼천리자전거 접이식 전기자전거_팬텀 Q SF 제품 사진. (사진=삼천리자전거)
국가기술표준원은 전기자전거 모터 정격 출력을 500W 이하로 상향 조정하기로 하고 지난달 30일 '안전확인대상생활용품의 안전기준'을 개정 고시했다. 6개월의 유예기간을 거쳐 오는 12월1일부터 시행된다. 최고속도는 시속 25km 미만으로 그대로 유지된다.
전기자전거는 '전기용품 및 생활용품 안전관리법 시행규칙'의 안전확인대상생활용품으로, 시험기관으로부터 안전확인시험을 통해 해당 제품의 안전성을 확인받고 그 사실을 신고한 뒤에 판매할 수 있다. 국가기술표준연구원 고시인 '안전확인대상생활용품의 안전기준'에 따르면 전기자전거의 모터 정격 출력은 350W 이하여야 했다. 시중에서 판매되는 전기자전거가 오르막 등 경사진 곳을 오르면 속도가 크게 떨어졌던 것도 이 때문이다. 자전거업계에서는 산지와 오르막이 많은 국내 지형을 고려해 모터 정격 출력 제한을 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왔다.
중소벤처기업부 옴부즈만은 올해 1월 국가기술표준원에 전기자전거 모터 정격 출력 완화를 요청했다. 중기부 옴부즈만은 모터 정격 출력 제한으로 소비자 수요에 부응하는 다양한 제품개발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특히 해외에서 많이 판매되는, 넓은 폭의 타이어를 장착한 험지 주행용 자전거인 팻파이크의 경우 일반 자전거보다 중량이 무거워 모터 출력 350W로는 개발하기 어렵다고 건의했다.
앞서 지난 2019년 전라남도 e-모빌리티산업 부지가 중기부 규제자유특구로 지정되면서 그간 영광 등지에서 전기자전거에 관한 실증특례가 진행됐다. 2년여 기간 동안 전기자전거 모터 정격 출력에 대한 실증사업을 실시한 결과 안전에 별다른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기술표준원 관계자는 "최근 자전거업계에서 모터 정격 출력을 350W에서 500W로 상향해서 올려달라는 민원들이 많았다"며 "규제특구 기간 중 안전성이 실증돼 이륜 전기자전거 안전 기준 모터 정격출력을 500W로 개정 고시했다. 향후에 언덕길이 많은 한국 지형에서 전기자전거 이용자의 편리성이 증대되리라고 본다"고 말했다.
삼천리자전거는 내년 신제품으로 모터 500W 출력 전기자전거를 준비하고 있다. 삼천리자전거는 오르막길을 편하게 가고 싶거나 지형의 변화가 많은 곳에서 주행을 주로 하는 이들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대신 모터 출력을 올리면 토크(회전힘)는 세지지만 자전거 자체 무게가 늘고 또 순간적인 힘을 많이 쓰기 때문에 총 주행거리는 줄어들 수 있어 라이딩스타일에 맞춰 선택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알톤스포츠도 500W 출력 제품 출시를 검토하고 있다.
한 자전거커뮤니티 이용자는 "전기자전거 모터 출력이 500W로 늘어나면 체감이 이전과 확연하게 다를 것"이라며 "힘이 오토바이 수준으로 강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변소인 기자 bylin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