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민주당 의원이 24일 오전 충남 예산군 덕산리솜리조트에서 열린 '새롭게 도약하는 민주당의 진로 모색을 위한 국회의원 워크숍'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이재명 민주당 의원이 23일 국회의원 워크숍에서 '당 대표가 되는 것이 오히려 개인적으로 불리할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의원은 전당대회 불출마 요구에 즉답 대신 오히려 출마를 시사했다.
이 의원은 이날 오후 8시30분부터 진행된 조별 분임토론에서 같은 14조로 편성된 친문 핵심 홍영표 의원 등으로부터 전당대회 불출마 압박을 받았다. 14조에는 이 의원과 홍 의원을 비롯해 박광온·이장섭·송갑석·고용진·허영·어기구·김의겸·홍성국 의원 등이 포함됐다. 홍 의원은 이 의원에게 "이번 전당대회는 통합과 단결이 중요하다"며 "이 의원이 출마하면 당내 갈등이 커질 수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 의원에게 "(전당대회에)출마하지 않으면 나도 나오지 않겠다"며 동반 불출마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조였던 고용진 의원은 24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홍 의원이 이 의원의 전대 출마를 반대하는 목소리는 이미 나왔고, 전날 분임 토론에서도 마찬가지의 주장을 했다"고 전했다. 이어 "설훈 의원이 전체토론에서 직접 이 의원실을 찾아가 대화했던 내용들을 공개하면서 (전대에)같이 나가지 말자고 얘기했다"고 전했다.
이 의원은 이에 대해 "당 대표가 된다고 한들 임기 2년 간 개인적으로 훨씬 더 손해인 줄 알고 있다"며 "고민해보겠다"는 취지로 답했다고 한다.
분임토론 자리에서 다수 의원들은 이 의원이 당 대표에 출마할 의사가 강한 것으로 파악했다. 같은 조 허영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이 의원에게 당대표 출마 여부를 빨리 결정해 모든 호부가 당이 가야할 길에 대한 경쟁의 장을 만들어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홍 의원은 24일 워크숍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재선의원 48명 가운데 35명이 이재명과 홍영표 누구도 (전대에)나오지 말라는 뜻을 밝히지 않았느냐"며 "이것을 무시하고 내 길을 걷겠다는 것이 과연 당에 도움이 되겠느냐고 판단했다. 신중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이 의원을 재차 압박했다.
대표적인 친문 인사인 전해철 의원이 지난 22일 "저부터 모든 것을 내려놓겠다"며 전대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당 안팎에서는 계파 수장에 대한 불출마 요구가 다시 분출됐다. 홍영표, 설훈 두 사람과 가까운 의원들이 이들의 불출마를 강권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전해졌다. 범친문 주자들이 모두 주저앉을 경우 이 의원의 출마 명분도 사라진다는 이유에서다. 워크숍 현장에서 만난 한 친문 의원은 "이인영 의원에게도 계속 불출마를 권유하고 있다"며 "흐름을 마냥 무시할 수 없을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이 의원은 워크숍 후 기자들이 '전대 출마에 관련된 입장을 언제 알 수 있나', '계속 민생을 이야기하는데 출마한다고 봐도 되는 것이냐' 등의 질문을 쏟아냈지만, 침묵을 지킨 채 자리를 떠났다. 이 의원은 앞서 의원들의 직접적인 불출마 요구에 "고민해보겠다"는 말로 답을 대신했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