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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려와 불편 사이
입력 : 2022-06-27 오후 5:51:27
오랜만에 영화를 보러 찾은 영화관. 키오스크 예매로 바뀌어 있었습니다. 예전에는 키오스크도 있었지만, 일부는 점원을 통해 도움을 받았던 것도 같은데, 코로나로 영화관 살림이 팍팍해지고, 최저시급까지 올라가면서 마트뿐 아니라 영화관도 무인판매가 중심이 됐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예매한 표를 찾기 위해 키오스크 줄에 섰습니다. 앞에는 노부부가 다정스레 이야기 중이었습니다. 할머니와 할아버지 차례가 되자 여러번 키오스크를 누르시더니 자꾸 같은 곳에서 뒤로가기를 눌러 처음으로 화면이 돌아갔습니다. 도와드릴까 하다가 나의 배려가 불편이 되지 않을까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몇 번의 실패 끝에 할머니께서 "다음에 보자"면서 가려고 하셨습니다. 안타까운 마음에 "도와드릴까요"라고 여쭈어보니 흔쾌히 좋다고 하셔서 무사히 표를 출력해 드렸습니다. 
 
서울 시내 영화관에서 시민들이 영화를 보기 위해 키오스크에서 결제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키오스크를 통한 무인 판매는 곳곳에서 보여집니다. 비대면 환경이 부각되면서 무인판매는 급속하게 빨라지고 있습니다. 최근 방문한 다이소 매장도 현금결제가 아닌 이상 무인결제시스템을 이용하도록 바뀌었습니다. 누구에게는 마주치는 사람이 없는 게 편리함이 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영화관 키오스크 앞에서 주저했던 노부부와 같이 불편이 늘어나는 사람들도 있을 수 있습니다. 키오스크가 누구에게나 편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벗어나 불편한 사람들도 있을 수 있다는 관점에서 한번 바라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자세하게 이용방법을 설명한다든가 시력이 안좋은 사람들을 위해 보다 큰 글자로 확대해 볼 수 있다든지 등 다양한 관점에서 이용방법을 살펴야 합니다. 사람한테 받던 서비스가 기계로 대체되는 이 과도기 시점에 한번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입니다. 
 
이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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