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그린벨트 결과 공유 파티 '용감한 여정'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장윤서 기자] 박지현 전 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오는 8월 전당대회에서 당대표 출마를 선언한 이유 중 하나로 이재명 의원이 대선 이후 지방선거를 거치면서 달라졌다는 점을 들었다. 이 의원이 당 혁신과는 거리를 둔 까닭에 결국 자신이 출마할 수 밖에 없었다는 말이다.
박 전 위원장은 4일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대선 이후 지방선거를 거치면서 이재명 의원이 달라졌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말했다. 그는 “대선 때 저랑 디지털 성범죄나 이런 문제에 대해서, 성범죄 문제에 대해서 단호하게 대처할 것을 몇번이고 약속을 했다”며 “(그러나)제가 비대위원장 시절, 박완주 의원 제명 건이나 최강욱 의원 사건 등에 대해 거의 어떤 말도 하지 않았다. 심지어 최강욱 의원 건을 제가 이야기하려고 할 때 그런 발언들을 막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박 전 위원장은 지방선거 전 불거진 최강욱 의원의 성희롱 사건에 민주당이 적극 대처해야 한다고 주문한 바 있다,
박 전 위원장은 “이런 부분이 저는 온정주의라 생각했다”며 “이런 당내 온정주의를 반성하지 않으면 민주당은 ‘미래도 없겠다’라는 생각으로 이걸 정말 끊어야겠다, 이 온정주의와 성폭력 문제를 끊어내야겠다는 생각으로 아무래도 그런 것들이 (당대표 출마 결심의)계기가 되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또 박 전 위원장은 이 의원이 당대표가 될 경우 직면하게 될 ‘사법 리스크’도 거론했다. 그는 “이 의원을 계속 존경하고 있고 우리 당의 소중한 자산이라는 것에 대해 생각의 변화가 없다”면서도 “지금 얽혀 있는 문제들이 너무 많다. 수사 관련해서도 너무 문제가 많은데 이 의원이 당대표가 됐을 경우 국민의힘은 정치보복을 하기 위해 계속 시도할 것이고, 우리 당은 이걸 방어하기에 급급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그러면 민생은 실종되고 정쟁만 하게 된다”고 했다.
이른바 ‘97그룹’의 잇단 출마선언에는 “이 의원 지지도가 높은 상황에서 깃발 들고 나오신 것에는 좋은 일”이라면서도 “(97세대가)586세대보다 나이가 10살가량 어린 것 외에 무엇이 다른가라고 질문을 드리고 싶다”고 직격했다.
당규상 입당 6개월이 되지 않아 피선거권을 얻을 수 없다는 지적에는 “당무위에서 충분히 논의를 해서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라며 “제가 3월부터 비대위원장을 했는데 그때 저도 그 조항으로 당무위에서 이걸 달리 정할 수 있다는 조항으로 된 걸로 알고 있다. 당규에 따라서 출마 자격을 논의해 달라, 결정에 따르겠다. 이렇게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민주당은 이날 오전 비대위 회의에서 "예외를 인정할 불가피할 사유를 발견하지 못했다"며 박 전 위원장의 요청을 거절했다. 이로써 박 전 위원장은 피선거권이 주어지지 않아 전당대회 출마 길이 막혔다. 현행 민주당 당헌당규에 따르면, 당직 및 공직 피선거권을 갖는 '권리당원' 자격은 6개월간 당비를 납부해야 주어진다. 박 전 위원장은 지난 1월27일 선대위 디지털성범죄근절특위 위원장으로 민주당에 영입된 뒤 2월부터 당비를 납입해, 전당대회 후보 등록 마감일인 17일까지 권리당원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
장윤서 기자 lan486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