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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원격진료 플랫폼, 사업 다각화…의약업계 '우려'
닥터나우·굿닥 "의료 데이터 수집하는 단계 아니다"
입력 : 2022-07-08 오전 8:00:00
 
[뉴스토마토 고은하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성장한 비대면 진료 플랫폼 기업들이 사업 다각화에 힘쓰고 있다. 현재 코로나19 재확산세 조짐은 보이지만, 대면 진료 허용으로 인해 기업들이 사업 다각화 필요성이 대두되기 때문이다.
 
다만 이 같은 추세와 관련해 의약업계에서는 우려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의약업계가 지적하는 부분은 비대면 진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들이 개인의 건강데이터를 수집해 이를 마케팅에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닥터나우 애플리케이션 이미지. (사진=닥터나우)
 
8일 업계에 따르면 비대면(원격) 진료 플랫폼 기업인 닥터나우와 굿닥이 사업 다각화에 주력하고 있다. 
 
닥터나우는 비대면 진료 서비스 고도화를 위해 상담 및 건강관리 시스템을 론칭했다. 신규 서비스는 전문 의료인 실시간 Q&A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주치의 지정 '전담의사', 처방약 복용 아내 '복약 알림'이다.
 
무엇이든 물어보세요는 진료를 받지 않아도 건강상담과 증상에 적합한 진료 과목 등을 문의할 수 있다. 24시간 운영된다. 전문 의료진이 어떤 질문이든 5분 이내에 답변을 제공하고 있다.
 
기존에 비대면 진료를 받았던 의사를 주치의로 지정해 일대일 상담을 받을 수 있는 '전담의사'와 처방약 복용 일정을 알려주는 '복약알림'을 통해 비대면 진료 전부터 진료 후까지의 모든 과정을 앱에서 확인할 수 있다.
 
닥터나우는 의료 접근성과 이용자 편의를 모두 높이는 의료 서비스를 구현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닥터나우는 의약업계에서 지적하는 부분(개인의 건강데이터를 수집 및 활용)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닥터나우측은 소비자의 건강데이터를 수집해 마케팅에 활용할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닥터나우 관계자는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해 최대한 좋은 경험을 드리기 위함"이라며 "현재 플랫폼 내에서 의사 선생님을 연결해 진료 및 상담을 하고 있고 아직 의료 데이터를 수집하는 단계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또 다른 비대면 진료 앱인 굿닥도 병원 예약서비스를 리뉴얼하고 서비스 고도화 작업을 마쳤다. 이 서비스는 '24시간 전국 병원 예약 서비스'다. 이 서비스는 환자가 직접 애플리케이션으로 병원에 방문할 시간을 선택할 수 있고 환자가 예약한 시간에 맞춰 병원에 도착하면 곧바로 진료를 볼 수 있다.
 
굿닥 측도 개인의 건강데이터를 수집 및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에 대해선 분명한 입장을 내비쳤다.
 
굿닥 애플리케이션 이미지. (사진=굿닥)
 
굿닥 관계자는 "의학 데이터의 종류에는 병원에서 관리하는 데이터 및 정보 등이 있다"며 "굿닥은 IT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굿닥이 수집할 수 있는 정보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굿닥 측에 따르면 라이프 로그 데이터는 환자들의 일상적인 기록이 담겨 있기 때문에 마케팅에 활용할 데이터가 아니라는 것. 예를 들면 환자가 병원에 방문한 날, 재방문 여부, 병원 예약 서비스 등의 기록만 남을 뿐 환자의 구체적인 진료 내용에 대해선 데이터에 남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이런 부분 때문에 수집할 수 있는 정보엔 한계가 있다는 것. 
 
다만 굿닥측은 플랫폼 내에 개인건강기록(PHR) 카테고리가 내재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전했다. 구체적으론 고객들의 걸음수, 약 복용 여부를 파악해 복약 관리를 해주는 정도다. 즉 이 정도의 일상적인 건강 관리 정보를 바탕으로 고객에게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쪽으로 활용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대한의사협회는 모든 플랫폼 기업들처럼 비대면 플랫폼 기업들도 이용자의 정보를 빅데이터로 집대성해서 서비스 공급자와 수요자를 연결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중개 플랫폼들은 자신들은 중개인이기 때문에 권한과 책임이 없다고 뒷짐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김이연 대한의사협회 홍보이사는 "(중개가 잘 되지 않을 때) 과연 의료 서비스 의료 용역에 맞는 상황인지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이 있다"며 "의료 행위는 환자의 건강과 관련되기 때문에 그 서비스의 최종 책임자는 의사"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의료를 제공하고 그 결과에 대해 책임 및 추적하는 건 의사"라며 "이 때문에 중개하는 플랫폼들이 어느 선까지 긍정적인 작용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 우려가 많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대한약사회 관계자도 "국민의 건강과 관련돼 있는 부분이기 때문에 준비 작업들이 선행돼야 한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이처럼 비대면 플랫폼 업계와 의약업계의 입장은 현격하게 갈리고 있다.
 
앞서 서울특별시의사회는 '닥터나우'를 약사법·의료법 위반 등으로 강남경찰서에 고발했다. 닥터나우가 '원하는 약 처방받기' 서비스를 통해 자신들이 원하는 전문의약품을 선택하도록 유도한 뒤, 제휴된 소수의 특정 의료기관으로부터만 처방 받도록 하는 등 비대면 진료 시장을 어지럽히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원하는 약 처방받기 서비스'가 의약품 오남용 문제를 일으킨다는 주장이다.
 
닥터나우가 제공하는 원하는 약 처방받기 서비스는 환자가 비급여 전문 의약품을 결정할 수 있다. 해당 서비스는 애플리케이션 사용자가 6개로 분류된 카테고리 내에서 원하는 약을 장바구니에 담고, 의사와 전화 채널을 통한 비대면 진료를 거쳐 해당 약을 처방한다. 이를 통해 퀵 서비스나 택배 등으로 수령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의사회에 이어 최근 약사회도 닥터나우를 약사법 위반으로 고발했다. 경기도약사회는 지난 1일 닥터나우가 한시적 비대면진료 허용공고의 모호성과 허점을 악용해 불법 영업을 자행하고 있다며 약사법 위반 혐의로 경기남부경찰청에 고발장을 접수했다.
 
닥터나우의 불법적인 영업행태에 대한 경찰 고발을 통해 사법부의 심판을 받아보겠다는 것이다. 
 
의료계 반발이 심해지자 지난달 16일 닥터나우는 시험 운영으로 선보인 '원하는 약 담아두기' 서비스는  중단했다. 닥터나우는 이번 일을 계기로 비대면 진료의 안착을 위해 의료계와 보다 긴밀하게 소통하고, 경청해 상호 협력을 이뤄간다는 입장이다. 앞으로 지속적인 소통으로 발전적인 논의의 장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닥터나우는 "현재 현업에 종사 중인 의사, 약사들과 함께 효율적이고 안전한 원격의료 서비스를 구축하는 데 더욱 노력하겠다"며 "앞으로 의료계와 상호 협력과 상생에 일조하며 의료 서비스의 질을 높이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고은하 기자 eunha@etomato.com
고은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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