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삼성전자(005930) 노사가 반년 만에 2021년 임금 협상을 위한 본교섭을 진행한다. 이번 본교섭으로 그동안 지지부진하게 진행된 임금 교섭이 진전을 볼 수 있을지 주목된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노사는 오는 11일 기흥캠퍼스 나노센터에서 10차 본교섭을 연다. 삼성전자 노사가 본교섭을 재개한 것은 지난 1월 9차 이후 6개월 만이다.
삼성전자 노사는 급여 체계와 휴식권에 대한 노조 공동교섭단의 요구안을 두고 그동안 17차례에 걸쳐 실무 교섭을 이어왔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하자 양측의 견해를 확실히 전달하기 위해 본교섭을 열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동교섭단은 삼성전자사무직노조, 삼성전자구미지부노조, 삼성전자노조동행, 전국삼성전자노조 등 삼성전자에 설립된 4개 노조로 구성된다.
전국삼성전자노조 관계자는 "실무 교섭에서는 결정 권한이 없고 대화가 잘 이뤄지지 않아서 논의가 진전되지 않았다"며 "임금 협상에 대해 회사 측에서 권한을 가지고 있는 분들과 모여 다시 얘기하고, 그 내용을 조합원에게 알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난 7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뉴시스)
이번에 진행되는 본교섭에서 노사 간 견해차가 좁혀진다면 임금 합의에 관한 본격적인 논의도 기대할 수 있지만, 반대의 경우에는 노조가 파업을 고려할 가능성도 있다.
공동교섭단은 지난해 10월부터 총 15회에 걸쳐 진행한 임금 교섭에서 사측과 합의에 이르지 못하자 지난 2월4일 중앙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 신청을 했다. 중노위는 2차례에 걸친 조정회의 결과 노사 간 견해차가 너무 크다고 판단해 조정안을 제시하지 않고 조정중지를 결정했고, 결국 노조는 쟁의권을 확보했다.
현재 공동교섭단은 급여 체계와 관련해 △경제적 부가가치(EVA)에서 영업이익으로의 성과급 재원 변경 △정률 인사에서 정액 인상으로의 공통인상률(Base-up) 변경 △임금피크제 폐지 등을, 휴식권과 관련해 △유급휴일 5일 △회사 창립일 1일 유급화 △노조 창립일 1일 유급화 등을 사측에 요구하고 있다.
한편 그동안 2021년 임금 교섭을 진행해 온 공동교섭단은 2022년 임금 교섭과 병합해 논의하자는 사측의 제안을 거부하면서 지난 4월13일부터 3개월 가까이 서울 용산구에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자택 앞에서 대화를 요구하는 집회를 진행하고 있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