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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입소문난 가정용 식물재배기 웰스팜 모종 키우는 스마트팜 팩토리 가보니
아기모종 키워내는 '식물공장'…식물성장에 필요한 빛·물·영양 통제해 재배
입력 : 2022-07-11 오전 6:00:10
[뉴스토마토 이보라 기자] 파주시 검산동 교원 물류센터 지하 1층에 위치한 웰스 스마트팜 팩토리는 거대한 '식물공장'이었다.
 
이곳에선 가정용 식물재배기 웰스팜에 들어가는 모종을 재배한다. 씨앗을 발아해 고객들이 키우기 좋은 상태까지 키워낸다. 스마트팜에 들어서기 전, '우주복' 같은 방진복을 입고 무릎까지 오는 긴 장화를 신고 일회용 모자를 써야 한다고 했다. 의학 드라마에서 보던, 수술실에 들어가는 의사라도 된 양 온몸을 무장했다. 혹시라도 몸에 묻어있을지 모를 먼지 등을 털어내고 소독하기 위해 전실까지 거쳐야 했다. 공장 입구는 물론 재배실 곳곳에는 곤충 퇴치기 같은 각종 벌레와 이물질 등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장치 등이 즐비했다. 다양한 유형의 스마트팜이 존재하지만 웰스 스마트팜 팩토리는 폐쇄형 스마트팜에 속한다.
 
파종실로 들어서자 한쪽에 배지가 한가득 쌓여있었다. 대나무가 원재료인 배지는 고온 멸균을 통해 세균과 곰팡이 등 유해물질을 99% 제거한 일종의 '흙(상토)' 대체재다. 12시간 물에 불린 배지 위에 씨를 파종하는데, 유해물질이 없는 이 배지는 모종이 뿌리를 내리는 물리적 공간을 제공한다. 배지 자체에 영양소는 없고,  웰스가 만든 '배양액'을 통해 영양을 공급할 수 있다. 채소 성장의 변수를 줄여 관리를 용이하게 한 것이다. '재배패널'이라 불리는 판에 72개의 배지를 꽂아 파종한다. 이 단계에서는 물만 공급한다. 점차 채소가 성장하면서 잎이 자라나면 성장할 공간을 만들어주기 위해 간격이 넓은 재배패널로 옮긴다. 
 
파종실 바로 옆의 재배실로 향했다. 또 한번의 전실을 거치자, 무농약, 친환경 채소가 자라고 있는 스마트팜이 펼쳐졌다. 배지가 담긴 재배패널로 재배베드(6개층)가 합쳐진 재배렉이 펼쳐졌다. 아기 모종부터 어른 모종이 마치 작은 아파트 층층에서 사육되는 것 같은 모습이었다. 여리디 여린 모종들이 거대한 인큐베이터 속에서 자라나고 있었다. 채소 모종 패키지는 처음에 3종으로 시작해 현재 6종까지 확대된 상태다. 올해 4월 웰스팜 미니를 추가로 출시하면서 전용 채소 모종인 '웰스팜 미니 채소 패키지'까지 추가됐다. 현재는 생육시기에 맞춰 테스트 중인 허브와 특용작물을 포함해 약 20여종이 재배되고 있다. 
 
웰스 스마트팜 팩토리에서는 식물 생장에 필요한 최적의 상태를 만들기 위해 빛과 온도, 습도, 공기 순환을 자동으로 제어한다. 채소를 비추는 LED등도 눈에 들어왔다. 적색광과 블루광뿐 아니라 식물 광합성에 필요한 자연에 가까운 파장이 섞인 식물 전용 햇살 LED가 하루 12시간 작동한다. 하루 일정 시간 햇빛을 받는 식물이 스스로 광합성하고, 밤에 영양분을 축적할 수 있는 시간을 갖는 자연의 리듬과 유사하게 설계됐다는 설명이다.
 
재배패널 아래로는 물이 흐른다. 채소의 뿌리가 내려진 배지가 배양액이 섞인 물에 떠 있는 방식이다. 재배패널을 감싸는 여러 관들이 재배렉 하부에 위치한 배양액 탱크와 연결되어 있었다. 곽동엽 웰스 생산팀 파트장은 "배양액의 농도가 자동으로 측정돼, 농도가 낮아지면 빠져나가고, 높은 배양액이 다시 들어오는 식으로 24시간 배양액이 순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품종마다 차이는 있지만 웰스 스마트팜 팩토리에서는 9~15㎝크기의 모종을 키워낸다. 최소 24일에서 최대 27일 걸린다. 곽 파트장은 "고객 수에 따라 생산량을 조절하고 있다"면서 "다섯개의 재배실을 통해 연간 최대 240만개의 모종을 생산할 수 있는 시스템"이라고 설명했다. 한 달여간 배지에서 재배된 어린 모종은 24시간 내에 콜드체인 시스템을 통해 가정으로 배달된다. 2017년 출시된 웰스팜은 올해 1분기 현재까지 누적판매 5만대를 달성하며 순항하고 있다. 
 
예쁘고 보기 좋은 '내 집안의 작은 텃밭'…"상태 알림 앱 있었으면"
 
웰스는 올해 4월 MZ세대를 겨냥한 '웰스팜 미니'를 출시했다. 2017년 처음으로 가정용 식물재배 브랜드 '웰스팜'을 내놓은 이래 올해 더 소형화한 제품을 내놓은 것이다. 1세대 웰스팜에 비해 크기와 부피가 절반 가량 줄어든 사이즈로, 주방이나 식탁, 책상, 협탁 등에 두어도 무방할 정도로 컴팩트한 데다 인테리어용으로도 손색 없었다.
 
코로나19가 길어지면서 홈가드닝에 관심이 많아졌던 지난해, '물만 주면 잘 자란다'는 상추를 키웠다가 처참하게 실패한 적 있다. 연두색의 상추는 물만 먹고 자라서인지 키만 크고, 크기가 넓어지지 않았다. 노지에서 자란, 그런 통통하고 넓적한 상추를 가정에서 키우는 것은 불가능해 보였다. 빛이 충분하다고 생각했지만 서향인 집의 오후 햇빛과 답답한 베란다의 공기는 상추 키우기에 적합하지 않다는 것을 뒤늦게 깨달았다.
 
웰스팜 미니는 '살아있는' 녹색 조명 역할도 한다. (사진=뉴스토마토)
 
3개월여간 써본 웰스팜 미니는 한마디로 '예쁘기까지 한 집안의 작은 텃밭'이었다. 우선 웰스팜 미니는 작고 둥글둥글한 사이즈로 인테리어에 제격이었다. 전원 버튼 하나만 누르면 조명이 설정돼 조작하기 쉬웠다. 조명을 눌렀을 때부터 12시간이 지나면 빛이 자동으로 꺼진다. 웰스팜 미니는 저녁 6시부터 새벽 6시까지 복도에서 안방으로 가는 복도를 밝혔다. 웰스팜 미니는 새벽에 깨서 화장실을 가는 가족에게 '살아있는' 녹색조명이었다.
 
'내 집안의 텃밭'이라는 1세대 웰스팜의 컨셉트와 맞게 식단재료로써 활용도도 높았다. 최근에는 기온이 높아져 상추의 생육속도가 이전에 비해 빠르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잎을 수확한 지 약 일주일 정도 지나면 잎이 어느새 커져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집안에 항상 채소가 있으니 각종 반찬에 항상 채소를 곁들여 먹을 수 있었다. 처음 수확한 적소렐과 버터레드로 겉절이를 만들어 먹었는데, 여태 먹어본 상추류 중에 가장 연하고 맛있었다. 수경재배 방식의 채소는 잎에 수분이 많아 연한 식감을 가져다 준다.
 
(왼쪽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웰스팜 미니에서 재배한 상추와 곁들인 어린이 식단. 웰스팜 미니 재배기로부터 분리한 모종틀. 불을 켜두었을 때 상태, 상추를 수확하는 모습. (사진=뉴스토마토)
 
자녀들이 채소가 자라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도 유익하다는 생각이다. 아이들은 고사리 같은 손으로 상추를 떼어냈고, 자신이 직접 수확한 '아기상추'라 칭하며 기꺼이 입으로 가져가기도 했다. 상추가 어제는 이렇게 작았는데 지금은 많이 컸다는 등 상추의 생육과정을 지켜보며 미니팜으로도 살아있는 자연공부도 할 수 있었다. 2달마다 배송기사가 방문해 새로운 채소모종으로 교체해주고, 기기를 관리해준다. 이때 식물 성장에 관한 궁금증을 해결할 수 있었다. 다만 웰스팜 1세대와 다르게 미니 버전에는 각종 조작 버튼이 없어 불편했다. 식물의 상태를 알려주는 애플리케이션과 연동됐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이보라 기자 bora11@etomato.com
 
이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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