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서울시가 내년부터 참여예산제를 개편해 사회적 약자를 위한 사업을 중심으로 행정 사각지대를 최소화한다.
18일 서울시에 따르면 2012년부터 추진된 시민참여예산 제도는 시민이 직접 사업을 발굴·제안하고 예산 편성 및 심사·선정 과정에 참여해 최종 예산을 반영하는 제도다. 사업 시행 10년이 지났지만 아직 제도에 대한 인지도와 만족도는 낮은 편이란 평이다. 이에 서울시는 시민들의 체감도와 만족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개편방향을 잡았다.
이에 서울시는 기획제안형 시민참여예산제를 500억원 규모로 새롭게 도입한다. 시민 설문조사를 거쳐 시민의 관심이 높고, 사회의 약자를 위한 사업 주제 3개 분야를 확정했다. △교통약자와 함께 동행하는 도시 만들기 △사회적 약자의 건강한 삶을 배려하는 도시 만들기 △시민 일상 속 탄소 중립을 실천하는 도시 만들기 등이다.
서울시민이나 서울 소재 직장인·학생·단체 등이 참여할 수 있으며 제안된 사업은 시민참여예산위원과 전문가의 검토를 거쳐 시민 투표를 통해 선정한다. 이후 시의회 예산 심의를 거쳐서 사업예산이 확정되면 내년에 서울시가 사업을 직접 추진할 예정이다.
또한 서울시는 시민의 삶과 밀접하고 대규모 예산이 투입되는 등 사회적 공감과 합의가 필요한 재정 정책 또는 사업을 선정해 시민 의견을 청취하는 ‘서울살림 천만의 선택’ 사업도 올해부터 추진한다.
온·오프라인 공론장을 운영해 서울시에서 추진하는 주요 재정 정책에 대한 시민들의 의견을 묻는다. 접수한 시민 의견은 서울시 재정 운영 방향, 주요 사업 추진 등에 활용하는 등 재정 분야 시민 체감도와 만족도를 높일 계획이다.
참여예산제에서 서울시와 자치구의 역할도 달라진다. 그동안 서울시 참여예산제와 25개 자치구 참여예산제는 기능과 역할이 중복되거나, 자치구 사업임에도 서울시 재정에 의존하던 일이 많았다.
올해부터 서울시는 시민의 관심이 높고, 사회 약자를 위해 필요한 광역단위 사회 현안 관련 사업을, 자치구는 지역문제 해결을 위한 생활밀착형 사업을 중심으로 기능과 역할을 구분한다.
시민참여예산 기구의 규모 및 운영 방식도 간소화한다. 작년에 340여 명의 시민참여예산위원이 24개 분과회의에 참여했으나, 복잡한 제도로 인해 운영 효율이 낮았다. 올해는 100명 이내로 구성하고, 회의도 안건에 따라 탄력적으로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정진일 서울시 시민숙의예산과장은 “그동안 추진해온 시민참여예산 제도를 보완해 시민의 참여와 제도의 효율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시민참여예산을 대폭 개선했다. 시민들께서 사회적 약자를 위한 교통, 건강, 환경 분야 참여예산 사업을 적극적으로 제안해 주시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서울광장에서 열린 ‘주민참여 예산사업 한마당 총회’에서 시민 참여로 선정된 사업을 홍보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