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윤택 제약산업전략연구원장. (사진=제약산업전략연구원)
[뉴스토마토 고은하 기자] "제약바이오산업이 미래의 주요 성장 동력인데도 민간 영역에서 특화된 연구기관은 전무하다. 제약바이오산업 성장을 견인하는 조력자 되겠다"
정윤택 제약산업전략연구원장은 22일 제약산업전략연구원 본사에서 진행된 <뉴스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제약산업전략연구원의 역할을 조력자로 비유했다. 제약산업전략연구원은 제약바이오산업의 가치사슬(Value Chain) 전주기에 걸친 서비스를 제공하는 PDO(Pharmaceutical Development Organization) 모델로 전문성과 신뢰를 바탕으로 한다.
연구개발 기획부터 생산까지…종합적인 전략·실행 필요성
제약바이오산업은 가치사슬이 복잡하고 각 부분 및 영역별로 전문성이 요구된다. 이런 이유로 각 영역별로 임상시험수탁기관(CRO), 위탁생산(CMO), 의약품판매대행업체(CSO) 등 컨설팅 및 아웃소싱 그룹들이 활성화돼 있다.
정 원장은 "제약바이오산업은 일부 영역을 판단해선 안 되고, R&D 기획부터 임상과 인허가 및 생산까지 전주기적인 부분을 바탕으로 연계해 종합적인 전략과 실행이 필요하다"며 "정부 및 업계에 가치사슬의 전주기적인 컨설팅을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에선 CRO와 CMO, CSO 등 영역별로 전문 아웃소싱 그룹들이 있는데 실질적으로 기업, 정부, 바이오벤처 등이 단절적으로 이슈를 파악하고 있다. 각 영역별로 전문성이 있기 때문에 잘못된 건 아니지만 상호 가치사슬별로 연관된 영향 등이 간과될 수 있다.
이 같은 영향들을 종합적으로 보고 전략을 제시해주는 길라잡이 같은 역할이 필요하다는 것. 바이오벤처들 중에선 라이센스 아웃에 집중하면서 허가나 약가, 임상 이후의 일들을 간과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수요자-공급자 입장에서 수요자는 약물의 성공 여부가 상업적인 가치로 연계되는지를 파악한 다음에 투자한다.
바이오벤처들이 원천 기술을 바탕으로 그 외의 것들은 수수방관하게 되는 경우 수요자로선 투자하기가 쉽지 않다. 정 원장은 "초기 때부터 데이터와 연계된 전략이 수립돼야 성공적인 거래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종근당 개발부·한국보건산업진흥원…30년 제약산업 정책연구·컨설팅 전문가
정윤택 제약산업전략연구원장. (사진=고은하 기자)
정 원장은 종근당 개발부와 CJ 법무팀을 거쳐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서 일할 만큼 제약산업 정책연구와 컨설팅 부문에 있어선 30년 이상의 경력을 가진 전문가다. 정 원장은 종근당 개발부에서 지적재산권을 담당했다. CJ 법무팀에선 지적재산권 과장으로 출원 소송 일을 담당했다.
당시 이슈들이 많았는데 다국적 기업 등을 비롯해 법무법인 김앤장과 다투는 일이었다. 정 원장은 10년간 라이센스 인, 계약 검토, 지적재산권 침해에 대한 이슈 판단 등을 비롯한 특허 업무를 담당했다.
정 원장은 이후 한국보건산업진흥원으로 이직했다. 2007년 정 원장이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서 업무를 시작할 당시 한미 FTA가 이슈였다. 국내에서 한미 FTA 여파에 따른 피해 산업으로 제약 산업이 꼽혔다. 쟁점이 됐던 부분은 비관세 부분에서 허가 특허 연계 건이었다.
국내 제약 산업에선 특허 연계 시스템이 구축되지 않던 시기였다. 국내 제약산업들은 대다수 제네릭 위주였다. 국내에선 허가 특허 연계가 안 됐기 때문에 특허에 대한 침해 여부와 이슈를 검토 내지 법적 분쟁을 해소한 다음에 허가를 내줌으로서 우선 판매권을 부여했다.
정 원장은 '허가 특허 연계에 대해 영양 추계'를 모델로 만들어서 어느 정도 피해가 가는지 파악했다. 정 원장의 추계결과 약 1조원의 기대 매출 손실이 발생했다. 그해 4월 우리나라는 한미 FTA 타결 후 보완대책으로 국내 최초로 '제약산업경쟁력 강화방안'을 마련하게 됐다. 이에 따라 국내 제약기업의 컨셉이 신약개발역량강화와 수출 지향적 산업으로 변모하게 됐다.
정부 R&D기획·성과분석 다양한 역할 수행
제약산업전략연구원은 제약바이오산업 분야에 특화된 국내외 시장, R&D 등 다양한 조사분석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한 △바이오벤처 기업의 IPO △기술라이센싱 △정부 정책연구 △바이오클러스터 조성방안 △기업 성장전략 △합작법인 설립방안 등 다양한 컨설팅 업무를 수행한다. 그동안 제약산업전략연구원은 설립 후 6년 동안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관련 기업 의뢰로 약 30여 건의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센트럴랩(C-LAB) 사업 도출
정 원장은 제약산업전략연구원의 주요 성과로 센트럴랩의 일환인 지씨씨엘(GCCL) 설립 건을 꼽았다. 이 회사는 GC
녹십자(006280)랩셀과
씨엔알리서치(359090)의 공동 합작법인이다. 임상시험과 관련된 검체 분석 서비스를 제공한다. 당시 연구원은 GCCL 설립시 사업타당성 분석과 설립을 위한 사업기획을 맡아 합작법인 설립이라는 성과를 만들었다.
제약산업전략연구원은 정부 과제에도 다수 참여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의료제품 분야 양자 무상 공적개발원조(ODA) 사업 타당성 조사와 프로그램 기획을 맡아 관련 사업 예산을 확보해 사업수행을 지원했다. 이외에도 백신 연구 관련 로드맵 수립, 성과분석과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제약바이오 미래 전략 신사업 발굴과 정책기획, 국내 주요 제약바이오기업의 개량신약 개발, 기술 라이센싱과 투자 연계, 신규 사업전략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다.
"3자 역할 분담으로 글로벌 신약에 목표 두길"
정 원장은 "그동안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은 상당히 많이 발전했지만 내수에는 한계가 있다"며 "결국엔 글로벌로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물론 글로벌 신약 개발이 쉬운 건 아니지만 새로운 개념의 혁신이 필요하다"며 "한 기업이 역할 분담을 지기보단 대학과 바이오벤처 등과 협업하면 좋은 성과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신약 개발은 10년에서 15년이 걸릴 만큼 장기간이 소요되고 성공률도 낮기 때문에 위험부담을 같이 질 수 있는 상호 문화가 구축돼야한다"고 덧붙였다.
고은하 기자 eunh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