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준익 기자] 국내에서 비인기 차종인 왜건과 픽업트럭이 최근 잇단 신차 소식과 함께 소비자 관심을 받으며 위상이 달라졌다.
캠핑 등 레저활동 증가로 실용성을 갖춘 차종의 선호도가 올라가면서 왜건과 픽업트럭의 인기를 끌어올리고 있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세단으로 나눠진 국내 시장의 틈새를 공략해 얼마큼의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을 지 주목된다.
27일 카이즈유 데이터 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왜건 판매량은 3168대로 전년 대비 16.6% 증가했다.
제네시스 G70 슈팅브레이크.(사진=제네시스)
왜건은 세단(또는 쿠페)의 뒤를 높여 뒷좌석과 트렁크를 한 공간으로 이은 모델이다. 실용성을 중시하는 유럽에서 인기다. 메르세데스-벤츠, BMW, 아우디 등 국내 수입차 톱3 모두 왜건을 내놓는다. 독일 3사 대항마인 볼보도 왜건에 적극적이다.
하지만 국내에선 찬밥신세다.
현대차(005380)도 2019년 i40 왜건을 단종하면서 국산차의 명맥도 끊겼다. 매끈한 세단보다 못생기고 SUV 보다 작은 왜건은 애물단지 취급을 받았다.
수입차 왜건만이 미미하게 존재감을 유지하던 국내 시장에서 제네시스가 최근 G70 슈팅 브레이크를 출시하며 변화가 일었다. 울산공장에서 만들어 전량 유럽에 수출됐지만 이번에 국내에도 공급하기로 한 것이다.
G70 슈팅 브레이크는 스포츠 세단 G70의 외관에 트렁크 적재 공간을 확장해 실용성을 갖춘 모델로, 다양한 라이프 스타일을 즐기는 고객의 니즈를 충족시키도록 했다.
지난해와 달리 올해 상반기 웨건 판매량은 1238대로 전년 동기 대비 26.6% 줄었다. 반도체 공급난과 신차 부재가 영향을 미쳤다. 하반기 G70 슈팅 브레이크로 판매량 반등이 기대된다.
국내 왜건 시장 1등인 볼보도 상품성을 강화하고 나섰다. 볼보는 지난해 10월 SK텔레콤 인포테인먼트 서비스를 탑재한 모델로 대형 세단 S90과 웨건 V90 크로스컨트리를 출시했다. 한국 소비자들을 위해 '티맵', '누구', '플로'를 차와 통합한 인포테인먼트 서비스로, 96%에 달하는 높은 한국어 음성 인식률을 자랑한다.
GMC 시에라 드날리.(사진=GM)
넓은 적재 공간을 갖추면서도 험로에서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한 픽업트럭의 수요도 느는 추세다. 올해 상반기 국내 픽업트럭 판매량은 1만7517대로 전년 동기 대비 29.7% 늘었다.
지난해 수입 픽업트럭 판매량은 5730대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실제 글로벌 픽업트럭 시장을 이끌고 있는 미국 완성차 업체들은 국내에 잇따라 신차를 내놓고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수입 픽업트럭 1위인 쉐보레는 2022년형 '콜로라도'를 내놓으며 굳히기에 나섰고 GMC의 픽업트럭 '시에라'도 연내 국내 출시될 예정이다. 포드코리아는 최근 미국에서 출시된 픽업트럭 전기차인 ‘F150 라이트닝’의 국내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맞서 국산 유일의 픽업트럭인
쌍용차(003620) '렉스턴 스포츠'는 상반기 1만4650대가 팔리며 전년 동기 대비 35% 늘었다. 렉스턴 스포츠는 수입차 대비 낮은 가격대와 디젤 엔진의 경제성이 강점이다. 수입 경쟁 모델들이 약 3800만~7000만원대의 가격대를 형성한 반면 렉스턴 스포츠는 2439만원부터 시작한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와 더불어서 확산된 야외활동, 액티비티에 대한 수요가 반영됐다"며 "수입브랜드를 중심으로 픽업트럭 모델들이 속속들이 등장을 하고 있기 때문에 향후 이 시장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황준익 기자 plusi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