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창선 시사평론가의 신간 '나를 찾는 시간-나이 든다는 것은 생각만큼 슬프지 않다'. (사진=뉴스토마토)
[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유창선 시사평론가가 갑작스럽게 찾아온 뇌종양 투병 과정에서 겪은 인생에 대한 단상과 사유를 담은 '나를 찾는 시간-나이 든다는 것은 생각만큼 슬프지 않다'를 펴냈다.
유 평론가는 프롤로그에서 "나의 삶은 수술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 3년 4개월 전 갑작스러운 뇌종양이라는 진단을 받고 큰 수술을 하고 혼신의 힘을 다해 투병의 시간을 견뎠다"며 "수술 후유증으로 인해 평생 해온 방송 활동은 그만두게 됐고 세상 일과 거리를 두니 자연스럽게 동네 아저씨로 살아가게 됐다. 그런데 그런 생활이 가져다준 것은 세상과의 단절로 인한 고립감이 아니라, 자신을 향한 시선에서 생겨나는 마음의 평온함과 충만함이었다"고 돌아봤다.
생사의 기로에 섰던 유 평론가는 진영논리로 양측의 극단적 목소리가 팽패한 가운데에서도 소신을 잃지 않고 경계인의 삶을 사려 했던 그간의 노력들, 투병의 시간을 거치면서 달라진 세상과 인간에 대한 시선, 인생에서 진정 소중한 것들은 먼 곳에 있지 않고 바로 내 곁에 있었다는 깨달음 등을 이번 신간에 담았다.
유 평론가는 수십 년 전 진보적인 이념을 머릿속에 가졌던 청년에서 현재 예순의 나이를 넘으면서 이념이라는 것의 공허함과 부질없음을 말하고 있다. 또 이념을 버리고 난 빈자리에 대신 들어선 것은 소소한 일상을 살아가는 인간 본연의 충만한 행복감이었다고 강조했다.
저자는 지난날 자신이 매달렸던 거창한 것들이 사실은 그리 대단한 것들이 아니었음을 이제야 깨달았다고 고백한다. 결국 마지막까지 자신의 곁에 남은 것은 가족밖에 없고, 인생의 마지막은 가족과 함께 사랑하며 늙어갈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주어진 모든 것을 당연시했던 우리는 그 소중함을 모르고 살아가다가, 내 삶에서 정작 무엇이 소중했는지 너무 늦게서야 깨우치곤 한다고 했다.
내가 원했던 삶은 어떤 것이었던가를 생각해 보려는 사람, 앞으로 내 인생을 어떻게 채워갈 것인지 생각하고 설계하려는 사람 등 우리에게 많은 울림과 여운을 주는 책이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