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대한항공(003490)과
아시아나항공(020560) 합병에 대한 해외 경쟁당국 심사에 진척이 없는 것으로 전해지면서 양사 기업결합이 2년을 넘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당초 대한항공이 지난해 연말 승인을 목표로 했던 것보다 1년 더 늦춰지는 것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작년 상반기 필수신고 국가인 미국, 유럽연합(EU), 중국, 일본, 영국, 호주 등 6개 해외 경쟁당국 심사기관에 합병 관련한 신고서를 제출했다. 이후 1년 4개여월이 지났지만 승인된 국가는 없다.
당초 대한항공은 작년 연말 해외 경쟁당국으로부터 승인 받는 것을 기대했는데 더 길어지고 있는 것이다.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은 작년 3월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각국 경쟁 당국의 승인 시점을 단정하기 어렵다”면서도 “연내 승인 받도록 각국 자문사와 긴밀히 협의 중”이라고 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지난 6월 한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 EU 경쟁 당국으로부터 늦어도 올해 연말까지 합병 승인 받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하지만 업계에선 심사절차를 강화한 미국의 기조를 미뤄볼 때, 대한항공에게 긍정적인 시그널은 아니라고 보는 시각이 대체적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해외 심사기관에서 필요한 서류를 요청하면 주고 있다”면서도 “현재까지 필수신고국가 중에서 승인된 국가는 없다”고 말했다.
미국, EU, 영국, 호주 경쟁당국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결합 전과 유사한 경쟁환경을 유지시킬 수 있도록 신규 항공사의 진입을 요구했다. 이에 대한항공은 인천~미국 LA 취항을 목표로 두고 있는 에어프레미아를 제시했다.
대한항공이 예상한 것보다 해외 경쟁당국의 합병 승인이 길어지는 가운데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비율이 6544%를 기록하며 합병 이후 대한항공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의 부채 등을 모르고 합병에 나선 것은 아니다”면서도 “부채비율이 계속해서 커지는 것은 부담이 될 수 있어 빠른 시일에 합병이 이뤄지는 게 베스트”라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올해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 각각 1조4100억원, 2113억원을 기록했지만 올 상반기 말 부채총계는 연결기준 8350억원이다. 자본총계는 항공기 리스 등 달러로 내야하는 것들이 환율 상승으로 인해 지난해 말 5211억원에서 올 상반기 말 2047억원으로 줄었다.
대한항공 B737-8. (사진=대한항공)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