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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코앞이라고 모의고사만 풀면 안 돼"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 인터뷰
입력 : 2022-08-19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2023학년도 수능이 90여 일 남으면서 시험 직전 공부 전략이나 수능 난이도에 대해 궁금해하는 수험생이 많다. 지난해 통합수능 도입 후 나타난 이과생의 문과 침공이 계속될 것인지에 대해서도 수험생들의 관심이 쏠린다.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은 <뉴스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한 문제를 더 맞힌다는 생각으로 공부하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아울러 2023학년도 수능 결과의 경향은 전년도와 비슷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이 지난 12일 <뉴스토마토>와 인터뷰하는 모습. (사진=이투스 제공)
 
2023학년도 수능 경향, 전년도와 비교한다면.
 
통합수능 도입 2년 차인데 시험 구조상 수학에서 확률과 통계를 선택한 문과생들이 미적분이나 기하를 선택한 이과생들보다 표준점수*가 낮을 수밖에 없다. 표준점수는 원점수 평균에 반비례하는데, 시험이 어려워 평균이 낮으면 표준점수 최고점이 높아진다. 즉 이과생이 선택하는 미적분이나 기하가 확률과 통계보다는 아무래도 학습 난이도가 있어 표준점수에서 유리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국어 또한 학습에 시간 투자를 더 하는 학생들이 선택하는 언어와 매체가 화법과 작문보다 표준점수에서 유리할 수밖에 없다. 과목을 선택해 시험을 치르는 통합수능의 구조상 시험 결과에 따른 점수 분포는 작년과 비슷할 가능성이 높다.
 
*100점을 기준으로 한 내 점수의 상대적인 위치. 평균보다 잘한 경우 100점보다 높은 점수가 나오는 식이다.
 
현 고3은 3년 내내 코로나19였던 학생들인데, 수능 결과에 영향을 미칠지.
 
코로나19도 영향은 미쳤겠지만 궁극적으로는 학생들이 고등학교에 들어갔을 때 입시 제도가 어땠냐가 더 중요하다.
 
지금 3학년들이 고등학교에 입학했을 때는 상위권 대학들의 수시 선발 비율이 가장 높았던 때다. 그래서 아이들이 수시로 대학에 가야한다는 생각을 하고 수능은 하지 않아도 된다고 아이들이 많은 경향이 있었다.
 
코로나19로 인한 학력 저하보다는 수능 공부를 하는 애들이 적은 게 오히려 시험 결과에 더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있다. 
 
반면 지금 고2 같은 경우 중학교 2학년 때 수능 위주 전형 확대 방침이 발표된 학년이다. 이들은 수능 준비를 하는 게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는 환경인 셈이다. 이런 측면에서 현재 고2가 수능을 볼 때는 수능 성적의 양극화가 완화될 가능성이 있다.
 
통합수능 도입 후 문제가 된 이과의 문과 침공 원인을 진단한다면.
 
꼭 통합수능이 이과의 문과 침공이 배경이라고 볼 수는 없을 것 같다. 물론 영향이 없진 않겠지만 사실 근본적인 원인은 학교 현장에 있다.
 
학생들을 보면 진로가 불분명한 아이들이 일단 자연계를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 자연계 공부를 한 다음 인문계를 갈 수는 있지만 인문계는 자연계로 넘어가는 게 쉽지 않다. 앞으로 내가 뭘 할지는 모르지만 일단 양쪽 다 선택할 수 있는 자연계를 가고 보는 거다.
 
시험 방식이 바뀌어도 이런 측면에서 일단 이과에 가고 보는 학생은 계속 존재할 거다.
 
올해에도 이과의 문과 침공이 계속될지.
 
우선 수능 채점 결과가 어떤지가 가장 중요할 것 같다. 예를 들어 원점수 과탐 82점과 사탐 88점이 표준점수가 같다면 2~3문제를 더 맞춘 인문계 학생과 같은 대학에 갈 수 있으니 이과생들이 문과에 가려고 할 것이다.
 
하지만 사탐과 과탐 간 이런 표준점수 이점 차이가 크지 않다면, 즉 대학 수준을 크게 바꿀 수 없다면 이과생들도 굳이 문과에 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통합수능으로 불리해졌다고 생각하는 문과생들에게 전략을 조언한다면.
 
물론 문과생들이 수학에서 표준점수가 불리할 수 있다는 측면은 인정한다. 하지만 수학에서 미적분과 기하를 선택하지 못한 게 입시 실패의 원인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만약 입시에 실패했다면 확률과 통계를 선택했기 때문이 아니라 국어나 사탐에서 학습 완성도를 높이지 못한 탓일 수 있기 때문이다. 미적분이나 기하를 배우지 않아 수학에 투자하는 시간이 줄었다면 그만큼 국어나 영어 사탐을 더 공부했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셈이다.
 
또 수학은 못 하니까 확률과 통계 공부는 포기하고, 국어는 단시간에 효과가 안 나오니까 안 하고, 결국 사탐에만 몰두하는 친구들이 많다. 이렇다 보니 사탐은 잘하는 학생들이 많고 동점자도 많다. 이 말은 사탐에선 잘해도 특별한 이점을 누리긴 어렵다는 말이다. 사탐도 중요하지만 국어나 수학 공부를 좀 더 해서 한 문제라도 더 맞히는 게 효과가 더 뛰어나다.
 
수능을 90여 일 앞둔 수험생들에게 한마디 해달라.
 
국어나 수학 같은 상대평가는 사실 나의 노력 외적인 변수들이 존재한다. 하지만 영어는 절대평가이기 때문에 그렇지 않다. 수시든 정시든 영어의 중요도가 크기 때문에 일정한 등급을 확보하려는 노력이 지금으로선 중요할 것 같다.
 
전체 그림을 그린 상태에서 공부하면 좋겠다. 수능 날을 기준으로 시험 보름 전에 할 것, 한 달 전에 할 것들을 생각해보는 게 중요하다. 이 그림을 그리다 보면 내가 지금 무엇을 해야 할지도 자연스럽게 알 수 있다.
 
또 실전 모의고사를 푸는 데만 너무 집중하지 않길 바란다. 실전 모의고사를 푸는 것 자체는 공부가 아니다. 채점만 하고 넘어가면 의미가 없다. 문제를 풀고 나서 모르는 게 뭐였는지 공부를 해 학습의 완성도를 높이는 게 더 중요하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
 
김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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