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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에 사서 9월 전에 팔아라" 격언, 올해는 맞을까
6월 말부터 강한 반등…가을 증시 전망은
입력 : 2022-08-22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우연수 기자] '서머랠리(summer rally)', 매년 여름철 강세장이 나타나는 것을 두고 나온 표현이다. '1월효과', '산타랠리' 등과 함께 대표적인 계절적 효과로 알려져있다. 특히 올해 미국발 금리 인상으로 글로벌 증시가 부진했던 가운데도 7월부터 반등이 나오면서 서머랠리는 다시 한번 투자자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9월 전에 팔아라'란 격언 역시 시장에서 오랫동안 내려오는 격언이다. 여름철 랠리 뒤 가을철 조정장이 온다는 뜻으로, 7~8월 달콤한 랠리를 즐기고 있던 투자자들에겐 무시하기 어려운 이야기다. 전문가들은 서머랠리 등 계절적 효과가 실제로 의미가 있는지 여부를 떠나, 올해 9월 증시는 숨고르기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고 있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7월 이후 지난 18일까지 175포인트(7.52%) 반등에 성공했다. 미국 발 긴축 움직에 코스피는 올 상반기 2977.65에서 약 23.5%까지 빠졌으나, 7월 들어 저점을 찍은 뒤 한달 반째 랠리를 이어가고 있다.
 
그래프=뉴스토마토
 
이는 여름철에 강세장이 온다는 '서머랠리' 법칙에 들어맞는 흐름이다. 서머랠리란 펀드매니저들이 여름 휴가를 앞두고 미리 주식을 사놓고 떠나기 때문에 발생하는 현상이라고 알려져있다. 우리나라에선 서구에서 만큼 휴가가 길지 않기 때문에 크게 의미가 없다는 시각도 있으나 1월효과, 산타랠리(12월 연말 랠리 현상) 등과 함께 널리 알려진 계절적 사이클 중 하나다. 
 
강세장뿐 아니라 '5월엔 팔고 나가라', '여름에 사서 9월 전에 팔아라' 등 약세장에 대비하란 격언도 있다. 계절 특수성은 항상 적용되는 건 아니지만 투자자들에게 무시하기 어려운 부분이 되고 있다. 한달 넘게 이어진 반등세를 누리고 있는 투자자들의 경우 특히 9월 '가을 조정설'을 신경 쓸 수밖에 없다.
 
서머랠리와 가을 약세장은 최근 5년간 증시에 수차례 모습을 나타냈다. 작년엔 상반기부터 오름세를 지속하던 코스피가 8월 초부터 10월 초까지는 약 10% 넘게 빠지며 급락 구간을 지났다. 8월6일 3277p던 지수는 두달 후 2908p까지 하락했다. 2020년 코로나 시기에 나타났던 'V자' 반등도 8월 중순 이후 제동이 걸리며 지수가 3개월간 박스권에 갇혔다. 코스피는 11월 이후서야 랠리를 이어갔다.
 
2017년에도 9월을 전후로 약세 전환하는 패턴을 보였다. 2017년 7월까지 우상향하던 코스피가 8~9월 두달간 '움푹' 패였으며, 10월부터 다시 상승세를 이어갔다. 반면 미·중 갈등 등 거시 경제 특수성으로 서머랠리 없이 지나간 해(2018, 2019년)도 있다. 
 
정인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겨울엔 쇼핑시즌으로 경기가 살아나는 효과, 여름엔 휴가 등 효과 때문에 각각 산타랠리나 서머랠리란 말이 생긴 것 같다"며 "하지만 증시는 경기 상황에 따른 변동성이 더 크다"고 설명했다. 서머랠리와 가을 약세장이 실제로 일리가 있는지 여부를 떠나, 올 가을 시장을 두고 증권가에선 지수 상단이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추세적 반등으로 이어지기 어려운 '데드 캣 바운스(Dead Cat Bounce·다 죽은 고양이의 일시적 꿈틀거림)에 불과하단 시각이다.
 
김성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6월 말을 기점으로 시작된 랠리는 당초 전망보다 강하게 전개되고 있다"며 "반등 모멘텀이 꽤 탄력을 받은 상황이지만, 시장금리와 비교해보면 현재 시장 밸류는 싸다고 보기 어려워졌고 중기적인 펀더멘탈 전망은 유의미하게 개선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이어 "중소형주를 동반한 폭 넓은 랠리를 길게 이어가려면 통화정책 스탠스가 변화한 이후 경기 모멘텀이 강화되고 신용 여건이 개선돼야 한다"며 "그렇지 않다면 통화정책 변화를 반영한 이후 시장의 폭은 다시 압축된다"고 설명했다. 
 
강현기 DB금융투자 연구원은 "1개월 남짓 보여준 주식시장의 빠른 상승 움직임이 이어질 수 있는 환경인지 진지하게 생각해봐야 한다"고 했다. 그는 "증시에서 'V자' 반등이 지속되는 경우는 초극단적 이벤트로 주가 하락이 나타난 뒤 복원될 때와 글로벌 전반으로 대규모 부양책이 제시되는 경우"라며 "현재는 두가지 환경 모두와 거리가 멀며, 상승 속도가 느려질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다만 주가 되돌림 현상이 계속 이어질 수 있다는 긍정적 전망도 최근 제기되고 있다. 기업 이익 추정치 하향이 우려보다 치명적이지 않을 수 있다는 측면에서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시장은 현재 펀더멘탈 측면에서 통제 불가 쇼크 수준의 실적 불확실성을 상정 중이지만, 실제 그 정도가 통제 가능한 노이즈 수준으로 한정될 수 있다"며 "V자 반등의 추세화나 가치 재평가가 아니더라도 코스피는 9월 말 2600선 안착에 이어 연말 2800선 탈환에 나설 공산이 크다"고 설명했다. 
 
우연수 기자 coincidence@etomato.com
 
우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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