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아버지 살해’ 전 국가대표 권투선수 징역 10년 확정

장기 파열·갈비뼈 등 부서질 정도로 폭행 후 “사고사” 주장

[뉴스토마토 박효선 기자] 뇌병변으로 거동이 불편한 아버지를 폭행해 살해한 뒤 사고사라고 주장한 청소년 국가대표 출신 전직 권투선수가 징역 10년을 확정 받았다.

 

대법원 1부(주심 대법관 노태악)는 25일 존속살해 혐의로 기소된 전직 권투선수 A씨(22)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법원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1월 3일 저녁 9시 30분경 술에 취한 채 귀가해 아버지 B씨를 상대로 수십 차례 주먹을 휘둘렀다. 사건 당일 A씨는 “아버지가 숨졌다”며 스스로 112에 신고하며 경찰 조사에서 사고사라고 주장했다.

 

B씨는 사건 당일 오후 11시 3분에서 구급대원이 자택에 도착한 이튿날 오전 10시 38분 사이 자택 베란다에서 숨진 것으로 추정됐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 결과 B씨의 허파, 간, 비장 등이 파열돼 있었고 광대뼈와 갈비뼈 등은 부러져 있었다. 온몸에서 멍과 출혈 흔적도 발견됐다.

 

또 A씨는 알코올 의존 증후군과 뇌병변으로 장애가 있는 아버지에게 컵라면 등을 주고 현관문 밖에 잠금장치를 해서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의료기관을 방문해 진료를 받게 하거나 씻긴 사실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1심은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됐다. A씨는 “아버지가 넘어진 것 같다”는 등 혐의를 전면 부인했지만, 배심원 9명 모두 A씨 살인 혐의에 대해 만장일치로 유죄 평결했다. 재판부도 배심원 판단을 수용해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2심 재판부도 “피해자가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는 시간대에 피해자가 접촉한 사람은 A씨뿐”이라며 1심 판단을 유지했다.

 

A씨는 중1 때인 2013년부터 고3이던 2018년까지 6년간 복싱 선수로 활동했다. 전국중고대복싱선수권대회 등에서 1위를 차지했고 2016년에는 청소년 국가대표로 선발되기도 했다.

 

대법원 청사 전경. (사진=뉴스토마토)

 

박효선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