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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넝마공동체와의 인연. '주거복지 지킴이' 계기 됐죠"
"구청 '밀어내기' 범죄·인권침해 목격"
입력 : 2022-08-30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이승재 기자] "매일 만나고 있는 분들이 삶에 허덕이는 사람들만 계시니까 참 안타깝다. 취약계층이 집에서 만큼은 거주하고자 하는 기간 동안 편안하고 안정된 생활을 할 수 있길 바란다."
 
이강훈(사법연수원 30기) '주거권네트워크' 변호사(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민생경제위원장)는 지난 28일 법무법인 '덕수' 서울 강남사무소에서 진행된 <뉴스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우리 사회에서 잘 사는 사람이든 못사는 사람이든 주거권은 보장되어야 한다는 희망이다. 
 
10년간 부동산 정책 전문가와 취약계층을 위한 주거복지 지킴이로 활동 중인 이 변호사는 지난 2013년 초 로스쿨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던 당시, 지인을 통해 '넝마공동체'를 알게 되면서 취약계층 주거권 보장 문제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넝마공동체는 과거 1986년 노숙인들이 모여 설립한 단체다. 이들은 지난 26년간 서울 강남구 대치동 영동5교 다리 밑 컨테이너에서 집단생활을 했다. 폐품과 재활용품 등을 가져다 판매하면서 생활했왔는데, 2012년 7월 강남구의 철거 단행 이후 현재는 철거된 상태다.
 
이 변호사는 "우연히 넝마공동체 사건을 지인에게 연락받아 조사해보니 구청이 강제 집행하는 과정에서 여러 가지 인권침해와 범죄에 해당되는 부분이 있었다"며 "이들에게 거주 제공이 없는 상태에서 밀어내기 방식의 접근은 지나치게 가혹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 변호사는 넝마공동체 사건을 맡으면서 강제철거·재개발·공공임대주택 등 주거취약계층을 위해 활동하는 토지주택공공성네트워크(현 주거권네트워크)를 접했다고 했다. 그는 "사법연수원 시절 참여연대에서 봉사활동을 한 경험이 있는데, 이 인연과 아울러 취약계층 주거권 보장에 대한 활동이 굉장히 의미있겠다고 생각이 들었다"며 "활동하기로 마음을 먹고 지금까지 근 10년간 쭉 활동을 이어왔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과거 정부가 주택 공급을 늘리면 사람들이 소유하고, 결국 주거 취약계층들의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믿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항상 40%대의 사람들이 집을 가질 수 없었다며 이 취약계층들에겐 구조적인 문제가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중에도 특히 극심한 취약계층들이 있다"며 "이들이 살아가는 모습은 우리 사회의 주거권 보장이 제대로 실현되고 있는지, 아닌지를 확인하는 기준"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결국 이번 여름 폭우로 희생당한 사람들이 유독 취약계층이 많은 이유는 우리 사회가 가지고 있는 현재의 단면이고 자화상"이라며 "취약계층의 총체적인 삶을 보면서 정부와 우리 사회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강훈 주거권네트워크 변호사가 지난 26일 서울 강남에 있는 법무법인 '덕수' 사무실에서 <뉴스토마토>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이승재 기자 tmdwo3285@etomato.com
 
이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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