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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 3사 다 싫다는데"…관세청, 입국장 인도장 강행
대구·무안공항서 시범운영…"중견업체 노력 외면한 결정"
입력 : 2022-08-31 오전 8:00:00
공항 면세점 모습.(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코로나19 사태로 하루 매출이 200~300달러에 그칠 때도 국민 편익을 위해 입국장 면세점을 계속 운영해왔다. 그런데도 중소·중견 면세점의 노력을 외면하고 대기업을 위해 이러한 결정을 내린 관세청을 이해할 수 없다."(중견 면세점 관계자) 
 
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관세청은 우선 대구공항과 무안공항에서 입국장 인도장을 시범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앞으로 시내면세점이나 공항 출국장 면세점에서 구입한 면세품을 귀국하면서 수령할 수 있게 된다. 
 
관세청은 국민편익을 앞세워 입국장 인도장을 운영할 계획이었으나, 입국장 면세점을 운영하는 중소·중견 면세업체들의 반발을 고려해 인도 품목에서 술과 담배를 제외하기로 했다. 
 
관세청이 공식적으로 입국장 인도장 운영 계획을 밝혔지만 경복궁면세점, 그랜드관광호텔, 시티플러스 대표 중견업체 3개사는 반대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 2019년 5월 입국장 면세점을 연지 불과 반년 만에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후 부진을 이어가고 있다. 입국장 인도장이 생기면 소비자들이 출국할 때 대기업 면세점으로 몰려 매출이 더 줄어들 것이란 우려다. 인천국제공항공사도 공간 부족 등의 이유로 난색을 보이고 있다. 
 
정부 계획대로 대구와 무안에 입국장 인도장이 설치되면 중견 면세점의 비용부담이 불가피하다는 점도 큰 문제다. 현행법상 면세사업자가 직접 공항 내 인도장을 운영할 수 없어 면세점협회가 공항공사로부터 공간을 임대해 인도장을 운영하고 있다. 협회가 면세사업자로부터 임대료를 각출해 공항공사에 내는 방식이다. 
 
코로나19 장기화로 면세사업자의 수익성이 악화한 상황에서 임대료를 추가로 내야 하는 것이다. 심지어 무안공항은 시티플러스 면세점만, 대구공항은 그랜드면세점만 각각 입점해 있어, 입국장 인도장 설치에 따른 인력 등의 비용을 오롯이 해당 업체들이 떠안아야 한다. 결국 면세사업자는 원치도 않는 입국장 인도장을 운영하고, 임대료까지 내게 되는 셈이다.  
 
여기에 일단 인도 품목에서 술과 담배를 제외하기로 했지만 정부가 언제 또다시 말을 바꿀지 모른다는 점도 불안 요인이다. 이렇다 보니 중견 면세점은 대기업이 입국장 인도장에서 술과 담배를 인도할 수 없도록 관세법에 명시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중견 면세점 한 관계자는 "대구공항와 무안공항에서 입국장 인도장이 시범운영되면 점차 전국으로 확대될 것"이라며 "입국장 인도장을 설치해야 한다면 대기업은 술과 담배를 인도할 수 없다는 규정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
최유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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